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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종교의 ‘백과사전’민병소 목사 '한국 종교사' 발간
한국 종교사(상·중·하)
민병소 지음 / 왕중왕 펴냄

   
 
  ▲ '한국 종교사'  
 
한국사회의 모든 종교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민병소 목사(경기연회 새광명지방 은광교회)는 4년에 거쳐 원시시대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 현존했던 종교를 총망라, 종교사적인 방법으로 조명한 ‘한국 종교사’를 발간해 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종교학에 관심이 집중되는 최근의 한국교계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63년 ‘한국 종교사’란 이름의 책이 최초로 발간된 된 이후 40여 년 만에 민병소 목사에 의해 동일한 제목의 책이 발간된 것으로, 근 반세기의 시간 차이가 빚어놓은 종교학의 변화가 궁금할 법 하다. 수년전부터 ‘한국 종교사’라는 연구서의 출현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한국종교학계가 이 책의 출현을 반색할 수 밖에.

1963년의 책과 2006년의 책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전자가 연대기적인 방법으로 시대 순에 따라 역사적인 해석 없이 정리·요약한 책이라면, 후자는 종교사적인 방법으로 한국사의 시대흐름에 따라 창조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국 종교사’는 모두 3권(상·중·하)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은 원시시대부터 근대전기(1860)까지의 종교를 담았고, 중권은 근대중기부터 근대후기(1860-1945)까지를, 하권은 1945년 이후의 현대종교들을 다루었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분석 평가한 저자의 치밀함이 돋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종교의 백화점’, ‘종교의 백과사전’ 이라 명명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이 책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두드러진 특징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종교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필요한 3대 요인인 개별종교사의 연구, 종교전통의 상호관계연구, 한국적인 정서에 담겨진 한국종교에 관한 연구를 적용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바는 ‘한국인의 정서’라는 의미.

즉 한국적인 정서라는 의미를 찾아내지 않고서는 ‘한국종교사’를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한국적인 정서란 무엇일까? 저자는 한마디로 경험적 현세주의로 보았다. 이 정서야말로 한국인의 불가변적인 심성으로서 그 대표성으로 나타난 것이 샤머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종교치고 샤머니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종교가 없다는 주장이 성립된다.

둘째, 그 샤머니즘의 문제를 풀기 위한 종교학의 방법론으로서 3대 신념 유형의 조화를 한국종교사의 흐름에 따라 관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3대 신념 유형이란 기복형, 구도형, 개벽형을 말하다. 이 기복형은 생존동기의 생계유지형으로서 세속적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이기주의적인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구도형은 진리를 추구하는 가운데 자아의 완성을 지향하는 형태이며, 개벽형은 선교사 정신으로 황금시대를 이루려는 열망으로 표출된다.

실제로 이 3대 동기가 동시에 공존하면서 균형을 이룰 때 가장 조화된 종교사상을 이룬다. 그럼에도 기복동기를 내장하고 있는 샤머니즘을 완전히 배제하자는 주장은 한국인의 정체성이기도 한 경험적 현세주의를 벗어버리자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에 저자는 “기복형을 일단을 포용긍정하고 오늘의 종교가 구도형으로 전환할 때 이 세상을 개벽할 수 있는 종교가 될 것”이라는 논조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셋째로 나타나는 특징으로서는 그 외 역사적인 모델로서 존 웨슬리의 구도형적인 목회행위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존 웨슬리가 감리교를 통해서 들어온 대부분의 헌금을 당시의 이복인구를 위한 구제 사업으로 선행하는데 서슴없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물질개조 없이는 정신개조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넷째, 한국 종교사의 흐름 속에는 두 가지의 성향이 있는데 하나는 순수정통주의(배타적 절대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관용적 포용주의(포괄적 절대주의)이다. 이는 한국인에게는 두 얼굴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때문에 원시시대부터 다종교 상황인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종교(교파)들의 상호관계에서 대립과 갈등이 야기되었을 때는 순수 정통주의가 우세하게 대두되었으며, 이해와 조화가 아울러졌을 때는 관용적 포용주의가 우세하게 대두되었던 것이다.

다섯째, 저자가 한국교회사 서술 부분을 비교적 폭넓게 상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와 함께 ‘한국 상황화 신학의 유형들’(하권 p247-306)에서 오늘날 침체된 교회성장에 대한 해결 방안을 종교학적인 방법으로 제시해주고 있는 내용은 특히 목회현장에서 뛰고 있는 목회자들이 주목해 볼만하다.

이 책 끝에 저자는 부록으로 종교학의 ‘제문제’(종교학의 주제·종교에 대한 연구 태도·종교 다원주의·종교신학 등)를 다루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저자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분명히 신학과 종교학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다. 그 위치를 잘 인식하고 있는 저자는 본인 스스로 고백하고 있듯이 현장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라는 정체성을 한 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바로 이 점이 ‘한국 종교사’가 이론과 현장의 괴리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하는 이유이다.

이 책이 한국의 모든 종교들과 종교인들에게 앞으로 오는 세계에서의 종교의 본질적 사명과 역할을 이해하고 그 설계를 해보는데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을 의심치 않고 추천하는 바이다.

                                                                                                                    이승식 목사(용인제일교회)

윤선주 기자  sun@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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