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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조상숭배’, 접촉점을 찾는다서평 - ‘구약성서와 조상숭배’


   
 
  이희학 지음 /
프리칭아카데미 펴냄 
 
 
기독교에서 조상숭배와 제사문제는 선교적 차원에서 대단한 ‘걸림돌’처럼 생각해 왔다. 목회자들은 목회와 선교적 차원에서, 신학자들은 신학적 전망에서 문화적인 배경과 관련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실 신학적 전망을 논하는 데는 성서적 근거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결정적인 증언을 해줄 성서의 본문과 타당한 해석에는 관심을 두지 못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일부에서는 우상숭배와 관련하여 구약이 조상숭배를 철저하게 외면하며 따라서 제사문제는 구약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시도로 한 권의 책이 최근에 출간 되었다. 목원대학교 신학대학 이희학 교수가 저술한 ‘구약성서와 조상숭배’는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학문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책 서문에서 이 책의 저술 동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구약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의 관심은 조상숭배문제를 선교학적 차원에서 해결하려는데 있지 않고, 오히려 죽은 조상과의 교제가 구약성서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속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는가를 연구하려는데 있다.”

그가 연구한 결과는 구약성서 본문들과 고고학적 유물들이 고대 이스라엘에서 죽은 조상들을 위한 제사가 드려졌다는 사실을 긍정하고 있으며 그 의식들은 비교적 규칙적으로 수행되었음을 증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조상숭배가 분명히 종교적 형식을 취하였으며 가족의 신앙적 경건성을 표출하는 사회적 기능까지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리기 위하여 저자는 제 1장 구약성서시대의 조상숭배에 관한연구사에서 연구의 과정과 그 역사를 소개하고, 제2장 고대 이스라엘의 조상숭배에서 죽은 자를 위해 규칙적으로 행해진 제의적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들고 있다.

예를 들면 이름을 부르는 행위, 헌주(獻酒),제물을 바치고 죽은 자의 영혼을 부르는 행위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의 제사의식과 연관하여 매우 흥미를 끈다.

제 3장은 조상숭배 문제에 관한 구약신학적 접근으로서 자칫 오해할 수도 있는 행위들을 구약신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죽은 자의 영혼을 부르는 행위 곧 사무엘의 초혼(招魂)행위(삼상28:3-25)를 문학적 비평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은 관심을 둘 부분이다.

제 4장은 구약성서 시대의 무덤, 매장, 부장품들에 관한 연구로 창세기(23-25), 열왕기, 역대기에서 그리고 사사기에 기록된 매장 보도와 철기시대의 팔레스타인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을 소개하고 또한 이것을 한국에서 발견된 매장품들과 비교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조상숭배와 구약성서의 애도의식을 소개한다.

제 6장은 사자 숭배와 주술적 제의 관습들을 소개하며 특히 신명기 18:10-11절을 중심으로 문학 비평분석을 통해 정리하고 있다.

제 7장에서는 구약성서와 조상제사, 제물들을 구약성서적 증거들로 제시한다.

제 8장에서는 구약성서의 인간이해를 시편 8편을 통해서 연구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질문은 신학, 철학 그리고 인간학의 중심 주제에 속하기 때문에 인간존재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초월적 존재는 바로 인간 세상의 모든 문화적, 종교적 담을 뛰어넘어 동일하다.

저자는 이 마지막 장에서 구약의 조상숭배와 우리나라의 현실을 묵시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이 마지막 부분은 사실 조상숭배와 관계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조상숭배 문제에 대하여 구약신학의 총체적 결론을 인간학의 문제로 보고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 8장은 구약의 조상숭배가 다른 문화와 섞여있다면 그것들은 무엇이며 구약 자체가 특별하게 이들을 구분하고 있는 신학적 추세가 무엇인지를 밝히려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구약성서와 조상숭배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라고 한다.

야웨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 신앙을 외치고 있는 구약성서가 조상들에게 제사를 드리고 그들을 숭배하는 일을 권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조상들에게 제사를 드렸다면 구약은 이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구약성서 본문을 좀 더 섬세한 눈으로 읽어 보면 몇몇 구절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조상숭배 의식을 실행하였다는 사실을 암시해 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단편적인 흔적들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구약성서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제사는 추수절기 또는 씨족축제 때에 고인의 무덤이나 살아있는 후손의 집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데, 고인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 물, 포도주, 기름 등을 무덤 주위에 뿌리는 전주(奠酒) 행위, 식물이나 동물을 바치는 행위 등의 의식을 수반하고 있었다. 이 제물들은 공동 식사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었는데 이 식사는 조상들과의 만남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행위에 참여하므로 후손들은 조상들로부터 축복과 보호를 약속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또 후손들 사이에 밀접한 가족 관계가 형성되어 동질성과 연대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더라도 십계명 가운데 제 일계명과 제 이계명과 상충되는 우상숭배로 쉽게 규정 될 수는 없었다. 조상숭배가 민족 종교적 차원에서 이스라엘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은 고고학적 발견에 힘입어 입증이 되었지만 포로기 이 후의 이스라엘의 삶 속에서 구약은 야웨 종교에 의해서 우상 숭배적 요소가 제외되었다. 즉 다른 주변 국가들의 분위기에서 다른 종교들의 형식들과 구분되고 특정 종교에 대한 고유한 가치를 소유한 이스라엘 백성들만의 종교적 특색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야웨 종교와 민속종교 사이에 명백한 구분이 필요 하였던 것이고 종교적 관용 정신은 더 이상 불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종교적 삶에 적극적 변화를 주장한 이들이 신명기사가(申命記史家)들이었다. 이들은 이방민족들과 유사한 형식과 내용을 지니고 있는 우상숭배를 야웨 종교에서 우상숭배로 정죄하였고, 개인의 신앙은 율법 준수라는 사회적 메카니즘을 통해서 이루어 질수 있었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이스라엘 민족의 자의식 변화에 대한 신학적 각성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며, 이점이 바로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목적이며 결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독교계에도 이문제와 관련하여 신학적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상숭배 문제 역시 다양하고도 종합적인 신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서 이 민감한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들이 낡아빠진 신학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신학을 창출하여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이 책은 조상숭배에 대한 성서적 결론이 아니라 구약신학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며 더 활발한 신학적 토론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끝을 맺고 있다. 저자는 목원대학 신학대학과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훔벌트(Humboldt)대학교에서 신학박사(Dr.Theol) 학위를 취득한 후 목원대학에서 구약학 교수로 봉직하고 있는 감리교회 목사이다. 또 한국구약학회 총무와 대한성서공회의 성경원문연구 연구위원으로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

신학적 안목으로 차분하게 읽기를 권한다.



                                                                                  이군호 박사(목원대학교 前총장)

윤선주 기자  sun@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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