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787호 사설

새해를 시작하며

새해를 시작하면서 소망을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새해를 여는 시점에 서면,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자기 인생의 목표를 점검하게 된다. 사회나 단체, 혹은 국가의 경우도 한해의 비전을 설계하고 제시하는 기회로 삼는다. 

그렇다면 한국감리교회가 맞이한 2014년 새해는 어떤 소망, 어떤 목표와 비전을 담아내야 할까?  

악순환처럼 반복되는 교단 사태를 경험하면서 감리회의 희망은 몇 년째 정상화와 안정의 바람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감독회장 선거가 끝나고, 하디1903 성령한국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면서 감리회의 정상화가 이뤄진 것처럼 보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총회특별재판위원회의 ‘감독회장 당선 무효’라는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은 또다시 감리회를 혼란의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새해의 덕담을 나누는 일조차 사치스럽게 여겨질 정도로 암울한 감리회의 현실에서 우리가 어떤 희망을 찾으려면 한껏 꼬여있는 정상화의 실타래부터 푸는 일이 급선무라 여겨진다. 

문제가 복잡할수록 해법은 단순한데서 찾으라는 말이 있다. 새해 감리교회가 풀어가야 할 정상화의 숙제 역시 단순한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철저하게 법과 원칙을 따르고, 기본적인 상식을 지키는 일이 그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잘잘못을 논하기 이전에 먼저 감리교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스스로의 잘못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개혁은 법과 제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개개인의 생활에서 출발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감리교회의 정상화 역시 법이나 제도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 하나하나의 자성과 갱신의 다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앙인에게는 하루하루의 삶이 하나님 나라로 가는 여정이어야 한다. 감리회 구성원 모두의 2014년이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하나님 나라의 여정이 될 수만 있다면 복잡한 함수나 해법 없이도 감리회의 정상화는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감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의혹의 말과 거친 행동보다는 섬김의 자세와 신앙의 언어로 대화하여 2014년을 감리교회 정상화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眼光炯若火 有乘白馬者 乘勝長驅也’(안광형약화 유승백마자 승승장구야)라는 신년휘호처럼 새해 감리교회가 오랜 치욕과 혼란을 극복하고 승승장구하는 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로마식 평화를 추구하는 교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내분이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한기총은 지난해 무분별한 이단해제와 대표회장의 연임제한을 푸는 정관개정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는데, 신년벽두부터 일부 회원 교단과 인사들을 징계 또는 제명하는 초강수를 둠으로 사실상 갈라서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기총의 주축인 예장 합동측 총회는 별도의 연합단체 결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감리회가 가입된 단체는 아니지만, 교계 연합기구 중 한 곳인 한기총의 불화와 분열 소식은 착잡한 마음을 갖게 한다. 내부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6년째 표류하고 있는 감리회의 현실에서 동병상련의 심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교회 안에서 갈등과 분열이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법을 묵인하거나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이번 한기총 사태만 해도 그렇다. 내부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풀지 못하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는 이유로 회원교단 또는 인사들을 축출한 것은 교단 연합기관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미국에서는 내부 고발자를 '휘슬블로어(whistle-blower)', 즉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이라 부른다. 내부의 비리나 부정의에 대해서 침묵하지 않고 사회에 알리거나 신고를 하는 이들인데, 이들의 공익적 행동은 조직 내에서 종종 배신 혹은 항명으로 매도되곤 한다.

한기총의 경우도 축출된 이들이 일종의 휘슬블로어인지 아니면 그저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에 불과한지는 그들의 주장에 어느 정도 근거와 타당성이 있는냐로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일이 한기총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교회 내부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몇몇 대형교회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벌어졌고, 내부 고발 혹은 반발자는 어김없이 징계 또는 제명의 형식으로 축출되고 있다.

감리교회 안에서도 동대문교회나 금호제일교회 등의 사태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었으며, 최근 어느 지방에서는 감리사 선거와 관련한 장로모임의 불법적 담합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관련자 색출작업과 재판에까지 회부하는 소동이 있다 하니 갑갑함을 감추기 어렵다. 로마식 평화(Pax Romana)란 말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힘으로 눌러서 얻는 평화인데, 현대사회에서 힘은 돈이나 권력이 된다. 불의한 체제를 유지하면서 반대자를 힘으로 누르고 제거해서 얻는 평화는 거짓된 평화일 뿐이다. 로마식 평화가 아니라 ‘샬롬’의 평화가 올 한 해 한국교회 안에 가득하기를 기도해 본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