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798호 사설

고난주간을 앞두고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정에 벌써부터 언론이 들썩이고 있다. 광화문에서 열린다는 시복식 규모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교황의 방문지로 선정된 충청권의 세종시는 TF를 구성한다는 소식이다. 세계 가톨릭의 수장이 25년 만에 방한하는 것인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다.

개신교계의 입장에서 보면 교황의 방한은 매우 신경 쓰이는 일이다. 가톨릭에 대한 편견이나 반감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즉위 이후 소탈한 모습과 파격적 행보로 대중의 환호와 지지를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교황에게 쏟아질 찬사는 상대적으로 개신교에 대한 싸늘한 시선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개신교계를 둘러싼 잡음이 연이어 노출되면서 사회적 신뢰가 크게 떨어져 있다는데, 교황의 방한이 가톨릭에 대한 호감과 신뢰로 이어질 경우 상대적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는 교세와도 직결된다. 실제로 한국 가톨릭은 84년과 89년 두 차례 이뤄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을 분기점으로 교세가 크게 늘어났다. 교황의 첫 방문이후 교인 200만을 넘어섰고 두 번째 방문은 300만을 넘어 500만까지 이르도록 했다.

그렇다고 해서 교황의 방한을 반대하거나 폄하하자는 말이 아니다. 가톨릭도 같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형제라 인정한다면 교황의 방한 역시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로인해 상대적으로 비판받거나 선교에 지장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교회가 교회답게 바로 서야 한다.  요즘 세상에서 교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일부 과장되거나 왜곡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교회가 반성하고 개혁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분열과 대립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고쳐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교회 재정의 투명성과 종교인 과세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상을 향해 좀 더 나누고 좀 더 섬기는 자세도 필요하다. 멀게는 기아와 질병, 전쟁과 가난에 신음하는 세계의 많은 이웃들을 위해, 가깝게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놓인 불우한 이웃과 학대 현장에 방치된 아동들, 각종 억압과 차별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교회가 할 일이 많다.

사순절도 어느새 끝나가고 이제 고난주간이 시작된다.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세상을 향해 바르게 서는 교회, 희생과 섬김의 자세를 회복하는 감리교회가 되길 기대한다. 교황 못지않은 파격을 우리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미주연회 대책위 유감

서울에서 열린 미주특별연회 대책위원회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나면서 또다시 실망을 안겨주었다. 개별적으로 만나면 미주 연회원들은 대부분 ‘이제는 하나 돼야 한다’거나 ‘연회는 함께 모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들을 대표한다는 대책위원회는 합의는 커녕 의견의 접근조차 쉽지 않으니 볼수록 답답한 상황이다.

이번 대책위원회가 결렬된 가장 큰 이유가 NY측 공동간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부터가 이해하기 힘들다. 감독 선거에서 비롯된 갈등과 대립으로 이른바 NY와 LA 양측으로 갈라져 있는 미주특별연회는 2012년 공포된 임시조치법에 따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NY와 LA 양측 동수로 구성된 대책위는 말 그대로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이지 공식 연회 조직이 아니다. 양측의 공동간사 역시 분열된 현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임시적 자리지 법적 신분이나 지위를 주장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그 문제로 대책위원회가 공전하고 결국 결렬됐다는 소식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NY측 내부에서 정리하면 될 일을 대책위까지 확대시켜 논란과 갈등이 되게 한 것은 잘못이라 본다.

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은 공동간사 문제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대책위원회가 연회를 양측으로 분리해 개최한다거나 총회 실행위원을 보내자는 문제는 너무 쉽게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연회 분리 개최야 당장 행정적 문제도 있고 하니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총회 대표도 뽑지 못한 연회에서 어떤 근거와 절차로 총실위원을 보내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미주 특별연회의 권리도 존중할 필요가 있기에 요청 자체를 잘못이라 말하긴 그렇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한 검토와 결정이 아쉽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미주특별연회의 이번 대책위원회에서 가장 크게 이해가 안 되는 점은 따로 있다. 이 정도 합의밖에 이루지 못할 모임을 굳이 한국에까지 와서 가져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양측의 대책위원을 포함해 10명이나 입국했다는데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 모임이었는지 모두가 반성해야 할 문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데, 가뜩이나 복잡한 한국 감리교회의 상황에서 산중수복(山重水複)의 수심만 더해 준 이번 모임은 정말 유감이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