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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호 사설

감독회장 복귀를 환영하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총회특별재판위원회의 당선무효판결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이 서울 고등법원에서 받아들여져 전용재 감독회장이 복귀하게 된 것이다. 마치 선장 잃은 선박처럼 표류하던 감리교회가 다시 중심을 잡고 온전한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알 수 있듯이 배에는 능력 있고 책임성 강한 선장이 꼭 필요하다. 최근 감리교회 안에서 벌어진 갈등과 혼란은 이러한 선장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전용재 감독회장의 복귀가 혼란해진 감리교회를 수습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 믿으며 법원의 이번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물론 감독회장의 복귀만으로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의 협조가 더욱 절실함을 잘 안다. 침몰 직전의 감리교회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서는 감리교회 구성원 모두의 대승적 판단과 사심 없는 협조가 꼭 필요한 시기다. 

우선은 더 이상 소모적인 법정 공방이 없도록 소송 관련자들이 자기를 희생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번 파동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원의 무책임하고 일관성 없는 판결들이 감리교회 사태를 복잡하게 하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감리교회가 망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더 이상의 소송 없이 감리교회의 법과 질서 안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사태의 발단이 된 총특재 역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을 겸허하게 수용하여 무리한 정치적 판단은 지양하고 상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감리교회를 바르게 세워가야 한다.     

한 가지 더 필요한 것은 복귀하는 감독회장에게 감리회를 바르게 세워갈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침몰하는 선박을 바로 잡는 것이 급선무이겠으나 배를 수선하고 올바른 항로를 찾아 복귀토록 하는 것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일례로 총실위가 논의할 임시 임법의회 개최문제만 해도 그렇다. 감독회장이 개혁적인 비전과 정책을 펴 나가기 위해서는 입법에 대한 충분한 권한과 검토의 과정이 주어져야 한다. 지금 감리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임시 입법의회의 사회권자가 아니라 개혁입법을 이루고 그것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라 믿기 때문이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마태복음 27장에 나오는 주님의 절규는 시편 22편에도 등장한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하지 아니하오나 응답하지 아니하시나이다”(시22:1-2)

주님도 그러한데 하물며 피조물인 우리는 말해 무엇하랴.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나 고통을 당할 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가슴을 메어 올 때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을 원망해 본다. 하늘도 무심하다(天道無心)는 탄식이 절로 튀어나온다.

고난주간을 보내던 우리가 그런 처지였다. 세월호의 침몰과 숱한 인명의 희생은 청천벽력의 비보로 다가왔고 시시각각 구조상황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하늘도 무심하다는 탄식을 절로 토해냈다. 시편 기자의 탄식이 마치 우리의 심정과 같다. “나는 물 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밀랍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내 혀가 입천장에 붙었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죽음의 진토 속에 두셨나이다”(시22:14-15)

그런데 속속 드러나는 사실은 하늘의 무심함을 탓할 것이 아니었다. 일본은 안전을 이유로 20년 이상 된 배를 매각 처분한다는데, 우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그런 노후 선박을 사들여 승객들을 태우고 있었다. 당국의 안전 점검은 늘 형식뿐이었고, 선사는 탑승객 인원조차 파악못해 허둥댄다. 손꼽는 위험 항로를 지나는데, 3등 항해사가 운전을 맡았다 하고,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들은 대기시켜놓고 자기들이 먼저 구조선에 올라탔다. 정부는 구조를 한다고 요란을 떨면서도 기본적인 상황조차 파악 못해 우왕좌왕하다 속절없이 시간만 낭비했다. 국가의 재난 관리 시스템은 말뿐이고, 공무원 일부의 몰상식한 언행은 말문조차 막아버린다. 이 와중에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스미싱 문자가 나돌고, 근거 없는 비방과 루머가 SNS나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간다. 

하늘이 문제가 아니다. 경제논리에 휘둘리고 행정 편의주의를 찌든 우리 사회가 가해자요, 탐욕과 이기심에 물든 우리 모두가 공범이었던 것이다. 

교회협은 긴급 성명을 통해 “어설픈 위로보다 회개와 탄식의 기도로 함께 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익과 생명을 맞바꾸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회에 침묵과 방관의 모습을 보였던 죄를 고백하고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꿈꾸고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못했음에 마음 깊이 사죄한다”고도 말했다. 무심한 하늘을 탓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렇게 만든 우리의 잘못부터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자비와 용서를 구하자는 말일 것이다.  

부활의 아침은 밝았지만, 참혹한 현실 앞에 차마 기쁨의 찬양을 부르지 못한 우리들, 오늘 또다시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는 우리의 허물을 몸서리치며 보고 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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