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806호 사설

국가개조·교회개조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국가개조론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이 제창한 국가개조론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아직 속단하긴 이르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각종 적폐를 털어내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새롭게 건설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내각도 개편하고 청와대도 바꿔보겠다는 것인데,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안전사고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낸 결과물임을 공감하는 것이라면 올바른 진단이고 국민 모두가 동참해 이뤄야할 국가적 과제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반대 여론도 귀담아 들어볼 이유가 있다. 대통령이 말한 국가개조론이 사회 병폐에 대한 진단으로는 공감할 수 있는데, 현 사태에 대한 해결방법으로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켜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장기적 과제이며 거대담론인 국가개조론을 들고 나온 것은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자칫 책임을 국민 모두에게 분산시키는 꼼수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거대담론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말자는 쪽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의 경고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국가개조론이 성과를 거두려면 국민의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총리를 바꾸고 정부 부처 몇 개를 이리저리 재편하는 것으로 국가개조가 될 리 없다. 지금처럼 사회가 분열되고 갈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국가를 개조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정말 시대착오적인 생각일 뿐이다. 

우선 할 일은 국민들과의 교감,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일이다. 국민이 무엇을 말하는지, 국민이 무엇을 기대하는지부터 들어보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야 인적 쇄신이나 시스템의 변화가 우리사회의 병폐를 척결하는 처방으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감리교회의 경우도 지금 거센 개혁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개혁의 방향과 내용이 몇몇의 전유물처럼 생각돼서는 곤란하다.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의 개혁도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감리교회의 개혁은 “모든 감리회 가족이 동의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감리회 가족이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감독회장의 원칙을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 모두가 협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국가개조가 됐든 교회개조가 됐든 구성원들의 공감과 이해, 협조와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자칫 몇몇의 무리한 욕심으로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하다가는 더 큰 부작용과 혼란을 가져오게 될 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안부 피해자, 단 한명이라도

최근 보도된 2건의 기사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하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배춘희 할머니가 8일 오전 ‘나눔의 집’에서 별세했다는 기사다. 배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또 다른 기사는 중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를 단독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했다는 내용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인류의 존엄을 수호함으로써 이런 반인도적·인권침해적·반인류적인 행위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 맺힌 피해자들의 절규가 하나둘씩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현실에서 일본의 반역사적 태도는 한일관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우경화로 치닫는 일본은 퇴행적 역사인식을 보이며 위안부 문제를 시인했던 1993년의 고노 담화마저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작 우리 정부의 대응은 늘 국민의 기대치를 밑 돈다는 느낌이고, 이런 상황이기에 중국의 행보가 더욱 돋보이고 부러워지는 것이다.   

비록 국력의 차이가 있다 해도, 우리 정부가 좀 더 분명하고 강력한 태도를 취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국민들의 기대다. 일본이 막무가내로 버티는 현실에서 마땅한 대응방법이 없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국가가 해야 할 책임과 의무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에게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개인적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볼 때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이뤄진 한일국교 정상화와 청구권 협정이 위안부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서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생뚱맞게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위안부 문제를 또 다른 모습의 세월호로 인식하고 해결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요청하려는 것이다. 단 한명의 국민이라도 그 생명과 인권을 소중하게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국가와 정부에 있다고 믿는다. 최소한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는,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다는 역사의 오명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이제 54명밖에 남지 않았고, 모두 고령이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는 못할 것이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