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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호 사설

우리 할 일 하면 된다

교황의 방한이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모양이다. 언론에 교황 신드롬이란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이고 일부 개신교인이나 불교신자들까지도 교황의 인품과 언행에 대한 찬사와 감동의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교황이 프란치스코란 자신의 이름 그대로 낮은 모습으로 한국 땅을 찾았고, 사회적 약자들, 소외된 이들, 억울함과 슬픔을 호소하는 이들의 손을 거리낌 없이 잡아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일 작은 차를 타고 싶다 했던 교황은 어린 아이들을 볼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축복을 아끼지 않았으며, 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 당부했다. 한국 주교들을 만나서는 악마로 하여금 부요한 이들을 위한 부요한 교회, 잘 나가는 이들의 교회가 되게 만들도록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실종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위로의 편지를 전했다.

이런 모습이 보는 이들을 감동하게 했고, 광화문 한복판에서 시복식 같은 가톨릭 색체 짙은 행사가 열려도 누구도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계산된 행동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고도의 선교전략처럼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 놓은 셈이다. 

우리 사회 안에서 개신교회의 실추된 위상을 염려하는 이들은 교황과 가톨릭의 그런 행보를 걱정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그것을 시샘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그런 교회의 본질과 기독교인의 참 모습을 회복하는 일에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친 자기 비하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개신교회 안에도 저들 못지 않게 낮은 모습으로 세상을 섬기는 이들이 많고, 감리교회가 세상을 섬기며 해온 일들도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지금처럼 계속하면 된다.

다음 달로 다가온 하디1903 성령한국 선교대회가 그저 행사에만 그치지 않고 사랑의 집짓기나 수건 나누기 운동을 이어가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또 사회평신도국이 주관하는 평신도 재능기부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이제는 멀리 필리핀의 가난한 이웃들까지 도울 수 있게 된 것도 매우 자랑스럽다. 그런 일들이 웨슬리 운동을 이어가는 일이며 감리교회의 전통이라 믿는다. 누구와 비교하거나 흉내 낼 필요가 없다. 그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군 선교가 필요한 시기


세월호 참사나 이어 벌어진 윤 일병 사망사고는 자식을 둔 부모들의 가슴에 큰 상처와 충격을 주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입대한 씩씩했던 아들이 허망한 주검으로 돌아올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 것인가.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고통이 비단 유명을 달리한 윤 일병이나 그 부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현실이다. 2005-2012년 사이 복무 중 자살·총기·폭행 등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가 648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방부 통계라 하니 그 이상으로 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을 것을 추론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번 사건만 해도 그렇다. 폭행 가담자들의 책임 규명과 처벌이 우선해야 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병영문화를 개선하는 일이라 본다. 

윤 일병 사고가 나기 직전에 또 다른 부대에서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다섯 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건의 가해자 임 모 병장은 윤 일병처럼 동료들의 따돌림을 당하다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착잡한 말까지 나돌 지경이니 더 이상 이런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본다.  

정부는 사건 이후 병영문화 혁신위를 만든다 하고 군복무 기본법 제정과 가혹행위 신고포상제도 도입, 인권 모니터단 운영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오랫동안 누적된 병영 내 악·폐습을 근본적으로 근절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럴 때 교회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종교가 장병들의 피난처가 돼야 하며 종교 활동의 활성화로 군부대내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군선교연구소 주최로 열린 ‘병영문화 혁신과 종교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긴급 세미나에서는 그같은 의견이 주로 제시됐다고 한다. “사고 예방을 위해 인성교육이나 상담활동, 시스템 재정비, 철저한 관리감독도 필요하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종교 활동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말이다. 차제에 감리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군 선교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정부도 예산 타령이나 현실성 없는 대책을 반복하기 보다는 군부대내 종교활동 활성화를 지원하는 현실적 방법을 고려하면 좋을 것이다.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별도의 조직이나 인력을 배치하기보다는 군종을 확대하고 지원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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