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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호 사설

총무 선출을 보며

감리교회의 정상화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8년 만에 정상적 일정으로 총회를 마무리한데 이어 4년 동안 공석이던 본부 각국의 총무를 차례로 선임한 일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본부 총무가 선임되면서 전용재 감독회장의 임기 후반기 교단 운영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새로 선출되는 총무들의 면면을 보면 감독회장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인물이어서 ‘혁신’과 ‘희망’을 내건 감독회장의 후반기 구상을 본부가 앞장서 수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임 총무가운데 관심과 기대를 모으는 이는 선교국 총무 강천희 목사다. 강 목사는 중부연회 총무를 역임한 경륜과 원만한 성품으로 감리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이끌 선교국 총무로는 적임이라는 평가다.

교육국이나 출판국의 총무는 출신학교 안배와 능력 있는 인재 선발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채우려고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경륜이 강조되는 선교국과 달리 참신한 새 인물이 선출됨으로 각 국 운영의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반면 사회평신도국은 추천받지 못한 이가 반발하고 추천받은 후보자도 한명이 돌연 사퇴하는 소동을 겪은 끝에 남은 후보조차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총무 선출이 일차 무산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무리하게 재인선 작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새 인물을 찾고 검증받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직 사회평신도국과 사무국의 총무 선출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번 인선 과정을 보면 4년만의 본부 정상화라는 측면 외에도 공개모집의 형식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장정에는 그저 2명의 후보를 추천하도록 돼 있지만, 공개 모집의 형식을 빌어 후보 추천 작업을 진행한 것은 선거 잡음을 없애고,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기용하려는 감독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보인다. 미흡한 부분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번 시도는 높이 평가돼야 하고 가능하다면 개혁 입법에도 포함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사회평신도국과 사무국의 총무가 선출되면 본부는 완벽하게 정상화되는 셈이다. 각 국 총무의 선출이 전용재 감독회장의 후반기 교단 운영과 개혁을 앞당기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멈출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노자 도덕경 44장에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는 말이 있다.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춤을 알면 위태함이 없어 가히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적당히 멈출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고구려 장군 을지문덕은 살수대첩 때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시 한편을 적어 보냈다.(與隋將于仲文詩) 을지문덕은 이 시에서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책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 싸움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 두기를 바라노라”는 뜻을 전했다. 노자의 말을 인용해 적장을 조롱한 셈이다.  

사실 만족함을 알고 그칠 줄 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떤 명분이 있다거나 뚜렷한 실리가 눈앞에 보이면 더욱 그렇게 된다. 하지만 그칠 때를 모른다면 결국 파국을 맞게 됨을 잊지말아야 한다.

최근 연합운동에서 벌어지는 부끄러운 일들은 노자의 말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의 연임 과정에서 나타난 예장 통합 측의 반발은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지만 지나친 요구와 행동으로 다수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한 셈이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행동이나 총회에서 퇴장한 일 등은 예장 통합측 주장의 정당한 부분마저 퇴색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교회협의 9개 회원교단 중 통합측의 주장을 지지한 교단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는 현실이 그것을 반증한다. 나름대로 명분도 있고 논리도 있었지만 다른 교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독단적 행동과 지나친 주장이 오히려 만족할 줄 모르는 대교단의 욕심처럼 비쳐진 것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예장 통합특은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이라 주장해 왔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주역을 자부해왔다. 이제라도 그칠 줄 알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지혜가 필요하다.

솔직히 예장 통합측의 그동안의 행보는 장자교단으로서 연합운동을 지켜왔다기보다는 대교단으로서의 우월감을 드러낸 일이 많았다. 교회협의 주축이면서도 의무보다는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류에 따라 한기총이나 한교연 같은 또 다른 연합기구 창설에도 참여하는 이중적 태도도 보였다. 최근 한국 교회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찬송가 문제도 예장 통합측의 책임이 크다는 여론이 강하다. 스스로를 피해자라 생각하기에 앞서 그동안의 행보에 대한 자성과 다른 교단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일을 핑계로 에큐메니칼 운동에 거리를 두려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어리석은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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