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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주일을 맞으며

오는 16일은 한국교회가 일반적으로 지키는 추수감사주일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교회 안에서는 추수감사절의 유래와 시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추수감사주일을 우리나라 추수 절기인 추석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일부 교회에서 실제로 추석을 전후해 추수감사절을 지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교회는 여전히 추수감사주일을 11월에 지키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추석을 전후해 한해 수확을 감사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굳이 감사주일을 옮겨야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게다가 농업인구가 급격히 줄고 도시인구가 늘어난 한국 교회의 형편을 감안하면 농사의 수확기간으로 감사주일을 정한다는 것이 큰 의미를 갖진 못하는 듯하다. 오히려 11월은 지나온 한해를 마무리하는 때이고, 교회력으로 보면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기간이어서 감사절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감리교회가 맞이하는 이번 추수감사주일은 그 의미가 깊다. 오랜 혼란을 끝내고 정상화를 이룬 시기이기 때문이다. 8년 만에 정상적인 총회가 개최됐고, 유일하게 남은 미주특별연회의 문제도 감독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수습의 방향을 잡았다 여기기 때문이다. 또 내년은 아펜젤러와 스크랜턴 선교사가 내한한지 130년이 되는 해여서 감리회 차원의 다양한 기념사업이 준비되고 있다는 점도 올해 감사절의 의미와 중요성을 더해 주는 것이다.

올해 추수감사주일, 우선은 혼란과 진통 속에 정신없이 지나쳐 온 날들을 돌이켜 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돌보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감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4백여년 전 열악한 상황 속에 놓여있던 청교도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며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던 것처럼 감리교회가 맞이하는 올해의 추수감사주일은 혼란과 진통을 수습하고 선교 130년을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다짐하는 그런 절기가 돼야 한다.

 

연합운동 유감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이익에 직면하면 ‘의’를 먼저 생각하고, 위험에 직면한다 해도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목숨을 내던질 각오를 한다면 충분히 인간의 도리를 다한 것이라고 공자는 가르친다. 이 말은 안중근 의사의 옥중 휘호로 더욱 유명하다. 견리사의와 대비되는 표현으로 견리망의(見利忘義)가 있다. ‘이익을 접하면 의로움이고 뭐고 다 잊는다’는 뜻이다.

최근 교회 연합운동에서 벌어지는 소동이 견리사의와 견리망의의 의미를 새삼 떠올린다. 교회협 총무 재임 문제를 놓고 대립한 일부 교단과 인사들의 볼썽사나운 공방을 말하려는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예장 통합 측의 일부 실행위원이 총무인선과 관련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한다. 회원 교단들이 이 문제로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해결점을 찾진 못한 모양이다. 연합운동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일단 이런 사태가 일어난 책임은 김영주 총무에게 있다고 본다. 견리사의를 가르친 공자는 이어지는 문장에서 ‘구요불망 평생지언’(久要不忘 平生之言)이라 했다. 약속한 말을 잊지 말고 지키라는 뜻이다. 또 임기 문제나 실행위 처리과정도 깔끔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사회법 소송까지 확대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통합 측의 잘못이다. 입으로는 연합운동의 정신과 관행을 말하면서도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지 않고 사회법 소송으로 끌고 간 것은 교단의 작은 이익에 매달려 에큐메니칼 운동의 기본 질서를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영주 총무는 재임 결정 과정에서 여러 번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한다. 당초 재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사과 이상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법도 아니며 예의에도 벗어나는 일이다.  
또한 통합 측 일부가 주장하는 임기문제나 실행위원 교체 문제 등은 이미 통합측 대표들이 참석한 공식 회의에서 다뤄지고 처리된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참여해서 논의하고 결정한 문제를 단지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회법 소송까지 끌고 간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런 식이라면 연합기구도 필요 없고 회의조차 할 이유가 없다. 

지금 회원교회가 우선해야 할 일은 총무 자리에 대한 싸움이 아니라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일이어야 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소송을 취하하고 연합운동의 질서 안으로 돌아와야 한다.

요즘 대형사고가 빈발하면서 골든타임(golden time)이란 표현이 자주 회자된다. 긴박한 사건 사고가 났을 때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초반의 중요한 시간을 지칭한다. 분초를 다투는 골든타임은 인간관계나 사회단체 안에도 존재한다. 교회 연합운동도 이번 사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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