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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시작하며

2015년 새해가 시작됐다. 감리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새해에도 변함없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신년 휘호를 ‘耶瑋導羊於芳草東山善牧者也’(야위도양어방초동산선목자야)로 선정했다. 시편 23편에 나오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우리 감리교회의 선한 목자가 되시고 2015년 한 해 동안 모든 감리교회와 성도들을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해 주실 것을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올해는 우리 감리교회에 매우 뜻 깊은 해다. 아펜젤러와 스크랜턴 선교사가 내한해 조선 선교를 시작한지 13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헌신적 선교와 희생을 바탕으로 한국 감리교회가 세워졌고 오늘의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본부 선교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초창기 선교사들의 내한을 기념하는 행사와 후손들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고 연합연회 추진과 순례 행사 등 의미 있는 기념사업들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번 일이 외적인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또 다른 형태의 과시적 대형 행사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선교국과 준비위원회는 감리교회 모두의 공감대를 만드는 일과 기념사업의 내실을 충실히 기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특히 올해는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이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광복 70년의 기쁨은 곧 분단 70년의 쓰라린 아픔과도 같은 의미가 된다.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일은 곧 분단 70년을 기억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오랜 갈등과 반목, 분단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민족의 하나 됨을 이뤄야 할 역사적·신앙적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기억하자. 기왕에 벌이는 선교 130주년 기념사업에 분단 70년의 의미를 더해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감리교회의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얘기다.

130년 전 선교사들이 희망의 복음을 들고 암울했던 이 땅을 찾아 온 것처럼 이 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감리교회의 오늘이 분단된 역사의 어둠을 뚫고 내일을 향한 희망의 등불을 밝히는 거룩한 발걸음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영국의 헉슬리 교수가 학술회의 참석차 더블린을 방문했을 때 생긴 일화다. 회의 시간이 임박해서야 역에 도착한 헉슬리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마부에게 “빨리 가자”며 급하게 소리 쳤다. 마차는 전속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려가다 이상한 느낌이 든 헉슬리는 마부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요?” 마부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저는 모릅니다. 선생님은 저더러 빨리만 달리라고 하셨지 어디로 가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엉뚱한 곳으로 달려갔기에 그날의 중요한 회의에도 결국 한참을 지각하게 됐다.  

새해 감리교회의 공통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올 가을로 예정된 입법의회다. 지난 번 임시 입법의회의 실패에 대한 아쉬움 탓에 이번에야 말로 교리와 장정을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개혁특위가 가동되면서 뭔가 대단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상당하다.  

오랜 혼란을 마감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진입한 감리교회가 새로운 발전과 성장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요구하는 내용도 각각이다. 개혁특위나 이제 활동을 시작할 장정개정위원회가 그런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바람직한 개혁안을 만들어 내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 일은 그저 법과 제도를 고치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감독회장이 신년사에서 당부한 것처럼 우리 모두의 내적이고 영적인 변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노파심에 지적하는 것은 목표와 방향에 대한 문제이다. 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고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도 크지만 그런 요구들이 모두 개혁을 의미한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 번 임시 입법의회 소동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무언가를 뜯어고친다 해서 그것이 다 개혁은 아니라는 말이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새겨 듣고, 감리교회 공동의 목표를 바르게 세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법이나 제도는 한번 고치면 가급적 오래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한번 고쳐보자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바쁘다 해도 무작정 빨리 달리는 것만으로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시급하다 해도 아이디어 몇 개로 제도를 바꿔보는 실험은 더 큰 혼란과 부작용을 낳게 될 뿐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충실한 개혁안과 모두의 합의과정이 없다면 부족하다 해도 차라리 고치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개혁특위나 장개위가 신중에 신중을 더해 명실상부한 개혁안을 만들어 감리교회를 혁신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2015년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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