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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 사설

부정적 결과를 오히려 발판삼아

종교의 역할과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정직한 분석이 필요하다. 교회 안에서 종종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일들이 시도되긴 하지만, 통계부터가 허술하고, 분석 및 평가의 기준이 자의적일 때가 많아 올바른 결과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 3자의 시각에서 종교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들은 그래서 필요하다. 정부 기관이나 사회 여론조사 단체가 발표하는 내용들이 주목받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객관적이라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객관적 조사에는 특정 종교나 교단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에 때로는 신랄하게 아픈 구석을 꼬집기도 한다. 그런 조사 결과가 불편하다고 해서 부정하거나 반박하기도 보다는 받아들일 것은 냉정하게 받아들여 변화와 갱신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한국갤럽이 2014 한국인의 종교 실태를 발표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에 대한 비종교인들의 호감도는 매우 낮게 나타난다. 비교 대상이 되는 천주교나 불교에 크게 처지면서  꼴지를 기록했다. 심각한 것은 10년 전 같은 조사보다 더 나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호감도가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지나치게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데다 내부 분열상이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사회적 신뢰를 상실하게 만든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게 정말 이유라면 오랜 시간 내분을 겪어야 했던 감리교회의 입장에서도 그 책임을 피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문제가 드러나고 원인이 지목되면 해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우선은 양적 성장에 치중하기보다 질적인 성숙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또 내부의 분열이나 불신을 해소하고 사랑하며 섬기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종교생활의 중요성이나 종교 의례에 참여하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들이 가장 열심이라는 대답이 나온 부분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종교인구가 감소하고, 관심이나 호감도가 떨어지는 추세지만 개신교인들의 신앙적 열심은 여전하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교인들의 열심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교회 지도자들, 그리고 교단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진다. 

갤럽의 이번 발표는 개신교인의 입장에서 결코 편할 리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것을 불편해하거나  세세한 내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냉정하게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여 부흥과 발전의 발판으로 삼는 그런 지혜가 필요한 때다. 
 

좌고우면할 필요 없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한쪽 측면을 생각하면 다른 측면이 문제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런 양면성을 지나치게 염려하거나, 억지로 하나를 만들려 하면 세월을 허송하기 쉽고 나타나는 결과물도 신통치 않은 경우도 많다.

감리교회 안에서 준비되는 아펜젤러·스크랜턴 선교 130주년 기념사업도 그런 경우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꼼꼼하게 추진하는 것을 탓할 수 없지만, 목표와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시기와 속도의 문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된다. 알려진 대로라면 대략 4월을 전후해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는데, 어느새 달력은 2월 중순을 가리키고 있다. 준비되는 행사가 애초 제안됐던 안에서 크게 다르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논의에 시간만 지체했다는 얘기가 된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종종 드러내는 한계와 오류가 있다. 일치와 연합이란 모양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니 자칫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못하거나 일의 본질조차 훼손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목표와 방향성이 뚜렷한 것이라면 더 이상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WCC 총회가 대표적으로 그런 경우다. WCC 총회란 것이 원래 회원교단의 행사이고 향후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의미가 크다. 그런데 난데없이 세계교회 올림픽이니 한국교회 축제니 하는 왜곡된 허상을 끌어왔고, 이후 상당 기간을 비회원교단을 참여시키겠다는 비본질적 논의와 소모적인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그 시간과 에너지를 총회 준비나 홍보에 쏟았더라면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된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물론 아름답고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억지로 하려면 또 다른 문제를 만들 뿐이다. 틴버겐의 법칙이란 말이 있는데, 하나의 정책으로 두 개 이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이다. 꼭 맞는다 할 순 없지만, 어떤 일을 추진할 때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무엇이 목표이고 우선순위인가를 말이다. 

최근 교회협이 논란 많은 부활절 연합예배와 관련 독자적인 행보를 선언했다 해서 화제다. 각설하고, 모처럼 교회협이 시원한 결정을 내렸다 생각한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누가 주최하느냐 하는 불필요한 논쟁에 시간을 보내며 한국 교회의 불협화음을 노출할 이유는 없다. 생각이 다르고 기대도 다른데 억지로 끌어 모을 이유가 없다. 

그래도 굳이 하나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최우선의 가치라고 믿는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쪽에서 자기 주장을 내려놓으면 된다. 불평할 이유도 시비할 거리도 없다. 
 

김혜은 차장  sky@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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