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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7호 사설

세월호1주기와 연회 일정

올해 일부 연회의 일정이 세월호 참사 1주기와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다. 보통 연회는 부활절을 지낸 이후 일정을 잡았고 서울연회는 관행처럼 부활절 직후 주간을 연회 기간으로 정해왔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교단적 사업인 아펜젤러·스크랜턴 내한 130주년 기념행사가 그 주간에 열리게 됐고, 그것을 피하려다 보니 상당수의 연회가 셋째 주간으로 일정을 잡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주간에 세월호 1주기인 16일이 포함돼 있어 뜻하지 않은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이 날 연회를 개최하는 곳은 모두 6개다. 서울과 서울남, 중앙, 충청연회가 세월호 1주기인 16일 연회를 개회하게 되고, 동부와 삼남연회는 폐회일이 겹친다. 원래는 경기연회도 16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지역 정서 등을 감안해 연회 일정을 이틀 앞당기기로 했다 한다. 피해가 컸던 안산이 경기연회 관할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현명한 결단이며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다른 연회는 사정이 다르니 난감한 문제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정한 일정일테고 세월호 1주기라는 이유로 다시 변경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일의 사회적 분위기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 축제적 성격의 연회를 굳이 열어야 하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감리교회는 선교 130주년과 관련해 발표한 대사회 회개기도문에서 “이 세상에 넘쳐나는 많은 이들의 고난과 고통을 돌보지 못하고 우리들의 개인적 평화만 구하였던 것을 회개한다”고 밝혔다. 이런 회개 기도가 진정성 있게 세상에 선포되려면 실제 고통의 현장에서 구체적인 결단과 행동이 있어야 한다. 세월호 1주기와 맞물린 이번 연회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는지는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가톨릭이 이미 세월호 1주기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사실도 부담을 더해 주는 일이다.   

일정 변경이 어렵다면 각 연회에서 세월호 1주기를 추도하고 보다 성숙한 사회 건설을 위해 교회가 할 일을 찾아보는 그런 순서를 갖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일 년이 다 되가지만 유족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눈물과 한숨으로 정지된 시간을 살고 있다. 함께 울어주겠다던 그 말, 잊지 않겠다던 그 약속을 모두가 기억해야 할 때다. 
 

 

사이비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최근 주말 저녁 TV 시청률 경쟁에서 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이 예능을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하여 화제다. 화제가 된 방송은 ‘노아의 방주를 탄 사람들’이란 제목 아래 재미교포 전도사라는 홍 모씨의 행적을 담아냈다. 홍씨는 지난 해 9월 한국에 들어와 여러 교회를 돌며 “12월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란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교계 일반에서는 이런 홍 씨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치부하면서 사이비 행태로 경계했지만, 몇몇 교회에서는 그 말에 현혹된 신도 백 수십 여 명이 해외로 피난을 떠난 일도 벌어졌다 한다. 

이 황당한 소동은 계시 받았다는 날짜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음으로 일단락됐는데, 방송이 이를 다시 언급함으로 사회적 조롱을 당하고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더 커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교회는 싸잡아서 비난의 대상이 된다. 아무리 그들을 ‘사이비’라 설명하고 ‘일부의 문제’라 해도 세상은 그런 변명조차 들어주지 않아 난감하다.

그런데 억울하긴 해도, 돌이켜 보면 교회 스스로 자초한 면이 없다고 말하긴 힘들다. 교회 안에는 끊임없이 이단 사이비 논쟁이 있었고 숱한 집단을 그렇게 규정하면서 축출해 냈다. 그러나 기성교회 안에서조차 행태적으로 사이비와 다를 바 없는 일들이 끊이질 않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시한부종말론을 내세워 교인들의 재산을 갈취하거나 여신도를 농락하고, 폭력, 사기, 횡령 같은 범죄에 관련된 추문도 있다. 성직자만 문제가 아니다. 최근 서울대에서 성추문을 일으킨 교수는 장로이며 독실한 교인으로 알려져 왔다. ‘반사회적 반윤리적 행위를 하는 유사종교’를 사이비라 정의한다면 우리 안에도 그런 암세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아쉽게도 그런 내부의 문제를 수습하고 자정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사이비도 결국 교회가 만들어낸 변종이며, 괴물이란 지적을 쉽게 반박하기 힘든 이유다.
여기에 더해 일부 기독교인들의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자세, 배타적 행태는 사회적 외면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사이비만 문제가 아니다. 종교의 진리가 반드시 합리적일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상식과 이치에도 맞지 않는 행태를 고치지 못하면 선교는커녕 사회적 영향력도 줄어들게 될 뿐이다.  
이번에 비웃음거리가 된 홍씨의 경우를 보자. 허황된 주장은 그렇다 치고 그런 홍씨를 데려다 집회를 연 교회들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이슈가 된 방송 제작진은 “기독교나 특정 교파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라”면서 이런 설명을 덧붙인다. “땅굴의 존재를 알리려는 사람과 홍 전도사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집회를 위해 초청한 일부 교회 등 각자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한 편의 연극 무대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안에서부터 자성과 갱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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