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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위 출범을 바라보며

장정개정위원회가 조직되고 올해 입법의회 일정이 10월 28일부터 사흘간으로 결정됨에 따라 법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탄 느낌이다. 이번 장개위는 조직이 다소 지연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위원장 선출 등의 과정이 순탄하게 이뤄져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장개위의 출범을 환영하면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다소 출발은 늦었더라도 빠른 속도로 감리교회 개혁을 위한 작업에 힘써주길 당부해 본다. 그렇다고 해서 서두르기보다는 폭 넓은 논의와 철저한 검토를 통해 감리교회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개정 작업이 이뤄지면 더 좋을 것이다. 이 말은 곧 김충식 장개위원장이 선출 직후 밝힌 것처럼 “감리회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 모두의 지혜와 마음을 모으는 장정개정”이 돼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장단기 발전위나 개혁특위에서 논의됐던 내용들도 수렴해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위원장의 약속은 개혁특위와의 관계에서 자칫 갈등이나 혼란이 생길지 모른다는 그동안의 우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장개위원장이 감리교회의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향적이라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장정개정의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본부문제나 선거문제 보다 미자립문제, 은급문제, 교역자 수급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실 그동안의 장정개정 논의는 지나칠 정도로 선거제도나 본부 기구개혁에 치중해 있었다. 따져보면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감리교회의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중대한 문제들은 아니라고 본다. 선거제도의 경우는 일부 내용만 잘 손질해도 큰 무리가 없고, 본부 개혁 역시 기구 축소에만 집중하는 현재의 정서는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방만한 기구나 사업 구조를 정비하지 못한 채 본부 직원 감축에만 매달려온 그동안의 논의는 본부에 대한 불만 해소 수준에 머물렀고, 결국 제안되는 개선안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거나 땜질식 처방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교역자 수급이나 미자립 교회 문제, 은급 제도 등의 문제는 감리교회의 근간을 좌우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서둘러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감리교회의 미래는 그만큼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 신임 장정개정위원장의 진단을 적극 공감하며 장개위가 그런 내용에 좀 더 집중해 개혁법안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한기총 이단 검증작업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특정 집단에 대한 이단해제 논란과 관련 재심에 착수한 가운데 감리교회 등 7개 주요 교단이 검증 작업에 동참키로 했다 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기총이 공개한 대로라면 당초 한기총이 요구했던 9개 교단 중에서 예장 통합측과 합동측, 백석, 기하성, 침례회, 그리스도교회협 등과 감리교회가 참여키로 했으며, 예장 고신측은 일단 불참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한기총이 무분별한 이단 해제로 지탄을 받는 상황을 뒤늦게라마 인식하고 재검증 작업에 들어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국내 주요 교단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본다. 하지만 감리교회가 공식 대표를 한기총에 보내 검증작업을 함께 한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이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우선은 감리교회가 한기총과는 공식 관계를 맺지 않았던 배경을 기억해야 한다. 감리교회는 역사적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관계를 유지해왔고, 한기총은 그런 교회협과 대립각을 세워온 연합기구다. 감리교회의 활동 참여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이번 소동의 발단이 이단 해제논란을 둘러싼 한기총 내부의 분열사태이고, 현재 추진되는 과정도 한국 교회 전체를 위한 일이라기보다는 탈퇴한 교단의 재가입을 통해 한기총을 복원하는데 일차적 목표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발성 행사에 감리교회의 입장을 전하거나 참가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겠으나 한기총 내 조직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단문제를 논의하는 일에 지나치게 예민할 필요는 없겠으나, 교단 차원에서 어떤 연합기구에 대표를 보내는 문제는 좀 더 신중한 검토와 결정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감리교회가 이번 한기총 활동에 참여해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그런 맥락에서는 불참을 통보했다는 예장 고신 측의 입장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고신측은 “교단마다 이단 규정에 대한 견해가 다를 수 있다는 점, 교회연합기관이 신학적인 사안을 다루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게 우리 교단 입장”이라고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한기총 내부에는 감리교회를 오히려 이단이라고 주장하던 황당한 이들도 있음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화사첨족’(畵蛇添足)이란 고사 성어가 있다. 흔히 ‘사족’으로 줄여 사용하는 말인데, 불필요한 일을 더해서 오히려 일을 그르치는 경우에 사용한다. 이단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감리교회의 입장을 전달하거나 필요한 행동에 공동보조를 취하면 충분하다. 한기총의 이단 검증기구에 위원을 보내는 것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여겨져 이번 결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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