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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호 사설

감신대, 상황을 되돌리면 안 된다

4·29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회 설치를 통한 당 쇄신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당내 반응은 냉소적이고 여론도 비판적이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혁신위 설치가 당을 수습하고 개혁하기보다 재보선에서 참패한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피하는데 목적을 둔 ‘꼼수’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혁신위와 유사한 기구들을 만들어 철저한 개혁을 다짐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해 왔는데 그 성과는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무려 7개나 되는 유사 기구가 만들어졌고, 가장 최근에 구성된 공천 혁신 추진단은 아직도 가동 중이라고 한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탈태환골(奪胎換骨)로 시작하지만 결국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고 말 것이란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감신대에서 벌어지는 학내 사태의 수습과정도 그와 비슷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 거부 결의로 파국 일보 직전까지 밀려갔던 감신대 사태는 이사장의 전격적 퇴진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이사회와 학생, 교수 사이에 극적 합의가 이뤄져 모든 농성을 풀고 공동으로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모든 문제를 수습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그런 대타협의 단초가 됐던 이사장의 사퇴서가 회수되고, 특정이사를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뒤 다시 사퇴서를 제출하는 희한한 소동이 벌어졌다.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감신정상화 공동대책위에서는 이를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공격하면서 이사장은 물론 이번 소동에 관련된 이사들의 퇴진까지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우선은 이사장의 이 같은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애써 정상화된 감신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감이고, 이번 소동에 관련된 이사들의 처신도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대충 생각하면 이사장이 당초의 사퇴서를 부인했다 해도 다시 사퇴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은 사실이니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요구했던 이사장 퇴진은 받아들여진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대위의 우려처럼 그런 희한한 방법을 동원한 배경이 의심스럽고, 이사회가 공대위와의 합의로 구성한 ‘진상조사위’와 별개로 이전에 조직했던 말 많은 ‘특별조사위’를 여전히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 의심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만든 혁신기구가 당내 반발을 잠재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위 주도권을 여전히 당권파가 쥐고 있고, 혁신위 자체도 당권을 제어할 만한 권한이 없다는 점에 있다. 당초 감신 이사회가 구성했다는 ‘특별조사위’는 이사장 측근들로 구성했다는 오해를 받아왔고, 그 성격도 이번 사태 전반을 조사하고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교수와 학생들은 물론 학교 밖 여론으로부터도 신뢰를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기구를 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부터가 넌센스일 뿐이다. 

감신 이사회가 이번 사태를 공정하게 조사하고 처리할 의지가 있다면, 더 이상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탈태환골의 각오를 가지고 공대위와 합의한 진상조사위를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새로운 찬송가가 필요하다면 

감리회와 예장 통합, 합동, 기성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참여하고 있는 비법인 찬송가공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재단법인화 된 찬송가공회는 더 이상 연합기구가 아니라면서 21세기 찬송가 문제에 대한 조속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호소하고 나섰다.

백번 공감하는 대목이다. 감리교회의 경우만 봐도 지난해 12월 총실위를 통해 21세기 찬송가의 구입중지를 결의한 바 있는데, 반년이 다 돼가도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어 찬송가 사용이 시급한 일선 교회에서는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찬송가 문제에 대한 범 교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전혀 없다.

그런데 그 대안이 기존의 21세기 찬송가를 수정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모양이다. 비법인 찬송가공회는 일단 새로운 찬송가 발행 보다 문제가 된 21세기 찬송가의 일부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21세기 찬송가의 판권을 찾아와 그냥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일부 내용을 바꾸든 전체적인 틀을 고치든 어차피 찬송가는 새로 만들어야 한다. 사용하는 교회와 교인의 입장에서도 일부 내용이 달라지면 결국 찬송가 전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하면 일부 땜질하는 수준에서 찬송가를 교체하기보다 아예 새로운 찬송가를 만드는 것이 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깔끔하고, 불필요한 잡음까지 없애는 길이 된다.  

새 찬송가를 만들 경우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해 혼란기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은 있겠지만, 어차피 지금도 교회 현장에서는 21세기 찬송가를 별다른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어 그다지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기왕에 교단들이 비법인 찬송가공회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으니 법인 측과의 소송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찬송가 만드는 일도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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