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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호 사설

은급문제,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

감리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이 은퇴 이후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자은급재단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은퇴 후에 대한 별다른 대비가 없다고 대답했다. 은급금만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감리교회의 절반 정도가 결산 3500만원 이하인 미자립교회여서 노후는커녕 당장 생활하기도 벅차다는 응답이다. 

이런 현실은 결국 어떻게 해서든 은급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과제로 다가온다. 교역자들이 노후에 대한 염려 없이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은 정반대로 암울하다. 현재의 은급제도는 불안해서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무성한데 뾰족한 해법이 없다. 교역자들이 은퇴한 후 의지할 대책으로는 은급금이 전부라는데, 최근 교단의 분위기는 은퇴 후 과연 은급금을 받을 수 있는지 조차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신은급법의 실패로 당장 새로운 은급법이 시급하고, 막상 법을 고치자니 이번에는 신은급법 가입자들이 문제가 된다. 법을 함부로 바꿔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배워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입법의회에서도 은급법 개정에는 신중한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무작정 은급 부담금을 올려서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은급부담금의 인상과 더불어 지급되는 은급금도 현실에 맞게 하향 조정하는 것을 이제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은급으로 생활하는 원로 목사님들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적은 은급금을 더 줄이면 곤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접근 없이 은급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교회들이 부담금을 정직하게 내기만 해도 은급부담금 인상폭을 줄일 수 있다는 말도 설득력 있고, 은퇴 목회자들의 형편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은급기금을 잘 활용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말도 그럴 듯은 하나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별도의 투자계획 없이 수익을 만들어내기는 매우 힘들다.

논의만 무성한 교역자 생활보장법처럼 그럴듯한 말이 아니라 실제적인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최근 은급문제와 관련한 모임에서 나온 말은 모두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은급 문제 해결은 감리교회와 모든 교역자들의 양보와 희생이라는 바탕에서 가능하다.”

남북 합의를 환영하며

전쟁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남북간의 군사적 대치가 마라톤협상으로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의 극적 합의로 종료됐다. 이번 합의는 최근 발생한 지뢰폭발로 우리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는 대북확성기방송을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의 조속한 개최 등 전화위복의 선물을 가져왔다.

결과만 놓고 볼 때 이번 합의는 충분히 환영할 만한 내용이고, 그 성과를 이끌어낸 우리 정부의 단호한 태도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사과를 받은 것도 대단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더 큰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그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이번 사태 기간 동안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태도도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무력충돌의 위기 속에서도 별다른 동요 없이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며 기다려준 국민이다. 일부 좌파가 음모론이나 우리 정부의 책임론을 들고 나오긴 했지만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하면 한반도의 상황을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몰고 간 것에 대해서는 우리 안에서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철저하게 북한의 도발 때문임은 잘 안다. 일부 좌파나 친북세력의 주장에 동조할 생각도 전혀 없다. 단지 우리 정부의 강경대응이 또 다른 불안과 위기 상황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직시하면서 향후 남북관계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제는 작은 승리에 도취해 북한을 자극하기보다 기왕에 조성된 화해와 교류의 분위기가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은 예측 가능한 집단이 아니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언제라도 태도를 돌변해 도발을 자행할 위험성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도록 상황을 컨트롤 하는 지혜와 여유를 우리 정부가 가져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치킨게임은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에 현명한 대처한 우리 국민들도 “좋은 전쟁 또는 나쁜 평화는 없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기억하면서 평화를 선택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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