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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광야를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성공이다”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에 6만5000권 이상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가운데 80% 이상은 인쇄한 책을 모두 소진하고 새로 찍어내는 재판을 하지도 못하고 사장되고 만다.

기독교 출판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유명 목회자의 책이나 해외 영성가 혹은 목회자의 책을 번역한 책을 제외하고는 이름을 알리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도서시장 속에서 지난 5월 한 이름 없는 목회자의 책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1만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지금도 대형서점 종교코너에서 스테디셀러로 판매되고 있다.

이진희 목사의 ‘광야를 읽다’(두란노)이다. 그 동안 미국에서 목회하면서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이 목사가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광화문에서 그를 만나 ‘광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광야란 사전적으로는 텅 비고 아득하게 너른 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또 은유적으로는 어렵고 험난한 길, 아득한 상황을 일컫는다. 성경적으로는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떠나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40년간 연단 받은 장소, 하나님을 체험했던 장소, 예수님께서 기도를 하셨던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광야라는 단어에서 어려움, 시련, 연단을 떠올리지요.” 그런데 이진희 목사는 “광야는 한 사람이 시험에 빠질 때 가는 곳도 아니요, 훈련의 장소도 아닌 삶의 현장”이라고 말한다.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를 통해 그는 “인생은 광야를 걷는 시간”이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광야에서 만날 수 있는 양, 나침반, 낙타, 오아시스, 이슬 등을 작은 주제로 한 책에서도 그는 삶을 광야를 걷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적인 광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광야로 말하는 그는, 그러나 우리의 삶이 광야처럼 메마르고 고통 가운데 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걷고 있지만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면서 감사할 수 있는 삶임을 반증한다.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고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두 실패자인데,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는 실패자가 아닙니다. 광야에서는 살아남기만 해도 성공한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베스트셀러들이 성공과 자기개발, 처세술을 얘기하고, 이러한 조언을 따라 성공을 위한 시도와 실패를 거듭해온 우리들에게 이진희 목사의 이 말은 가슴 한 구석을 어루만지는 위안이 된다.

“우리는 광야 같은 인생길에서 생각한다. 왜 이렇게 나에게는 없는 것뿐인가? 광야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절망적인 광야에 딱 하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하나님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서 40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하나님 덕분이다.” (p.15-16)

실제로 수차례 광야를 지나본 이진희 목사는 광야에서는 축복의 장맛비가 아닌 이슬 같은 은혜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작은 그늘에서도 쉼을 얻는 다고 전했다. “우리가 흔히 넓은 초원을 상상하며 읽는 시편 23편의 양떼들은 사실 광야를 지나는 양떼지요. 척박한 광야에서 살아가는 그 양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초원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합니다. 엘리야가 쉬었던 로뎀나무는 잎이 우거진 나무가 아니에요. 1미터도 채 되지 않는 나무, 잎도 없이 가지만 앙상한 사막의 나무그늘이라도 감사할 수 있는 것이 광야죠.”

나만 실패자 인줄 알고 나만 광야의 길을 걷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나의 부족함이 아니란 것을, 가나안만이 축복인 줄 알았는데 광야의 삶 역시 은혜의 장소였음을 깨달을 때 내면의 풍족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메리칸드림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들, 그 가운데서 그들의 삶을 응원해야 할 이민목회자는 이렇게 광야를 통해 자신의 성도들을, 그리고 성공일로를 달리고 있는 한국의 각 세대,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걸으며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사막을 걷다 만난 오아시스로 다가온다.

“겉으로 보기에 세상 사람들은 가나안에서 살아가지만 평안함이 없고, 비록 우리는 광야에 살지만 불평함이 없다”는 그는 “우리의 삶에 광야와 가나안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광야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하나님과 함께하면 가나안의 기쁨과 풍요를 누릴 수 있다”면서 때로 오아시스를 만나고 때로는 작은 그늘에도 행복을 누리는 광야의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김혜은 차장  sky@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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