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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호 사설

나눔으로 더욱 풍요해지는 추수감사

11월에 추수감사주일을 지키는 것은 미국 교회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이 이듬해 11월 추수를 마치고 3일간 축제를 연데서 유래했다. 미국은 1864년 링컨 대통령이 11월 넷째 주간을 추수감사주일로 정했으며, 1941년부터 11월 넷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교사들을 통해 추수감사주일이 들어오면서 11월 셋째 주일로 정해왔으나 전통 명절인 추석을 따르거나 교회 사정에 따라 11월 중 적당한 날로 바꾸는 교회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추수감사주일은 실제로 우리 전통 명절인 추석과 유사한 점이 많다. 추석 역시 한해 거둔 수확을 하늘과 조상께 감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또 추석이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날이었다는 점도 지역 공동체를 섬기고 하나님 주신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눠온 추수감사주일의 전통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추수감사절을 시작한 청교도들은 풍요한 수확으로 인해 감사한 것이 아니라 풍요한 믿음 때문에 감사했다는 말이 있다. 믿음의 대가로 잘 살게 된 것을 감사한 것이 아니라 그 믿음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했던 시련과 고통을 기억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드렸다는 말이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신앙의 전통은 추수감사절이란 축제의 형식이 아니라 그런 청교도들의 신앙이어야 한다. 비록 지금이 힘들고 어려워도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말고, 그 감사를 통해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기억하며 나누고 섬기는 일로 교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 가야 한다.

진정한 감사는 풍성한 나눔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기억하자. 누리는 것에 대한 감사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혼자만 누리기보다는 주위의 불우한 이웃과 함께 나누는 그런 추수감사주일이 돼야 한다. 

올해도 이제 한 달 반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불우한 이웃을 돕자는 운동들이 활발하게 펼쳐진다. 자선 모금 행사 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과 먹거리도 나누고 월동을 위한 지원 사업도 벌어진다. 감리교회에서도 매년 연회별로 연탄나누기를 하거나 사랑의 김장나누기로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을 지속해 오고 있다.

올해도 추수감사주일이 끝나는 오는 20일 광화문 감리회관 앞에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가 펼쳐진다.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이 해마다 이어지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감리교회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선교 영역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순수한 마음으로 이 일에 참여하는 교회와 수고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입법의회, 남아있는 기대

그리스 신화에 보면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가 있다. 호기심으로 상자를 열었는데, 선물이라던 그 상자 안에서는 욕심, 질투, 시기, 각종 질병 등 온갖 재앙이 빠져나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깜짝 놀란 판도라가 급하게 닫은 상자 안에 ‘희망’이 아직 남아 있었다는 얘기다.

감리회가 얼마 전 총회 입법의회를 열었는데, 워낙 방대한 개정안이 상정되다 보니, 정해진 회기에 다 끝내질 못했다. 결국 입법의회는 오는 27일 속개돼 나머지 부분을 처리하기로 했다.

입법의회 속개를 말하면서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부터 꺼낸 것은 이유가 있다. 감리회 개혁의 기대를 모았던 입법의회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판도라의 상자처럼 실망만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오랜 혼란을 종식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던 감리교회는 개혁을 지상과제처럼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개혁의 기대가 개혁특위와 장개위의 불협화음 속에 하나둘 실종되더니 얼마 남지 않은 개혁적 법안조차 입법의회에서 대부분 부결돼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달 입법의회에서 통과시킨 내용들은 대부분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 심지어 어떤 내용들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개악의 요소마저 담겨 있어 공포도 하기 전에 개정이 필요하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그나마 개혁적인 내용이라면 변칙세습을 10년 동안 차단키로 한 것과 부담금 성실납부를 위한 실태 조사를 명시한 것 정도인데 솔직히 말해서 개혁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을 반증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속개되는 입법의회에는 기대할 만한 개혁 법안이 남아있을까? 남아있는 부분 중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의회법과 교역자 생활보장법이다. 교역자 생활보장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게 중론이지만 총대쿼터제 등을 담고 있는 의회법 개정안은 감리회의 변화를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시도라는 기대가 있다. 

2015년 감리회 입법의회가 넘겨받은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고, 튀어나온 것들 대부분은 실망스러운 결과다. 아직 상자 안에 남아있는 ‘희망’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그 희망을 그대로 덮어둘 것인지 27일에 결정하게 될 것이다.

부디 입법의회 회원들은 훗날의 평가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갖고 남은 법안의 처리에 신중을 기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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