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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앞두고, 순종하는 마음으로군선교현장에서 : 이병길 목사
   
 
     
 

2004년 6월 22일 인생의 고난 앞에 좌절과 절망하며 무너지는 세상을 향해 희망을 노래하던 13세의 어린이 시인 매티 스테파넥은 자신의 짧은 생을 마감하며 가녀린 목소리로 엄마를 향해 마지막 호흡으로 고백을 한다. “저 충분히 잘 해 온 거죠?”, “엄마! 저 충분히 잘 해 온 거죠?” 4세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 의사들은 예상했지만 13년의 삶을 살며 희귀병인 근육성이영양증이란 고난을 넘어 희망의 노래를 남겼다.

지난 17년 군목으로 하나님께 부름 받아 군선교의 사역을 감당하고 전역 4개월여를 남겨둔 오늘을 맞으며 지난 세월 속에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군 생활을 마무리해 가는 내게 매티가 남긴 말이 마음을 울린다. 10월 31일, 17년 4개월 입었던 군복을 벗는 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고백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하나님! 저 이정도면 충분히 잘 해 온 거죠?”

1999년 7월 1일 임관! 첫 군인교회는 철원의 3사단 포병연대 삼성포교회였고 예하의 4개 교회를 매 주마다 순회하며 5회의 주일예배를 인도하였다. 8시 30분에 출발한 차량 운행은 오후 5시가 되어야 종료되었고 예배시간에 맞추려 눈길에 시속 50km로 달리다 미끄러져 안전 난간에 충돌하는 인생 첫 교통사고의 아찔한 경험도 하였다.

군인교회 목회는 많은 불신자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였고 스스럼없이 기도해 주고 예수님을 증거 할 수 있었던 놀라운 목회의 현장이었다. 보병연대 근무시절에는 매 주 목요일마다 오후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GOP 초소를 걸으며 만나는 장병들에게 커피와 초코파이를 전달하며 기도해 주었고, 삶의 아픔으로 인해 생을 포기하려는 장병들을 만나며 신앙에는 전혀 마음이 없던 이들이 입술을 열어 기도하는 모습 속에 마음의 눈물을 함께 흘리며 상담하던 일, 영창 수용자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위로와 기도를 함께 나누는 일은 17년 군인교회 목회 사역 속에 끊임없이 감당한 사역으로서 때론 영창 철창 안에 직접 들어가 상담하고 기도해 주는 이색적인 경험, 진중세례 운동을 통해 세례를 베푼 형제들의 수만 해도 5년간 7,000명에 달하는 등 군종목사가 아니었다면 경험할 수 없는 은혜를 누렸다.

군인 교회 목회 경험 중 특전부대 및 해외 파병부대의 근무는 기도와 감사의 시간이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특전사를 지원할 때 많은 걱정이 있었고, 공수훈련 중에는 체력이 소진되어 횡문근융해증이 찾아와 온 몸이 부어오르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쇄골이 부러져 수료 2일을 남기고 퇴교되었고, 회복 후 힘들고 어려운 훈련을 다시 받아야만 하는 아픔도 있었다.

2년간 특전부대의 목회를 은혜 가운데 감당할 수 있었다. 또한 지진으로 무너진 아이티의 재건지원을 위한 아이티재건지원단에서 6개월의 파병근무 속에선 기도와 은혜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삶을 경험하게 하셨다.

군목으로서의 사역 중 가장 큰 시련의 경험은 2015년 중령 진급 심사에서 비선 되어 인생과 목회의 전환기를 맞게 된 일이다. 인간적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진급 전 기도의 제목은 “진급될 사람이 꼭 나여야만 합니까?”하는 물음이었다. ‘내가 제외된다면 하나님께 문제가 되는 일이 벌어지겠는가? 그렇다면 하나님은 나를 꼭 진급시킬 것 아닌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간절히 기도했으나 결과는 중령 진급의 비선이었다.

서운함은 잠시였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급되지 않은 성도들이 훨씬 많았고, 그들의 아픈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힘차게 설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교회에서 목사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은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내년에도 진급기회가 있었으며, 전역 후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나에겐 한 번이자 마지막 기회였고, 총 복무기간 2개월이 부족해서 연금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선포하고, 세상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흔들 수 없음을 고백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였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을 배우게 하셨다. 앞으로의 삶을 선하게 인도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군종목사로서 오늘도 나에게 주신 사명이 있기에 복음 들고 여전히 최전방 산 능선을 오르며 격오지 근무 장병들을 향해 찾아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며 감사한다.

10월 31일. 그날을 기다리며 정복을 꺼내어 기장과 명찰, 부대마크를 새로이 가다듬었다. 그날에 하나님께 떨리는 마음과 작은 목소리로 고백할 것이다. “하나님! 저 이정도면 충분히 잘 해 온 거죠?” 또한 하나님 만나러 가는 날 눈을 들어 마음의 고백을 올릴 것이다. “하나님! 저 잘 살아 온 것 맞죠?”

 

   
이병길 목사
육군 제2군단, 소령

신동명 부장  journalist.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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