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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호 사설

바른 선거문화를 기대하며

공식적으로는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 일정이 개시되지 않았지만 출마가 예상되는 이들이 실제 득표활동에 나서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각종 행사나 모임에서 출마 예상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고, 최근의 장로회 수련회처럼 규모가 있는 행사라면 출마 예상자들이 대거 참석해 함께 인사하는 사실상의 선거 분위기가 연출되곤 한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후보자가 없다는 선거관리위원회 조차도 예비 후보자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출마가 예상되는 이들을 초청해 선거법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등 선거 시즌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이처럼 사실상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흑색선전이나 선거법 위반 시비가 잇따르고, 선관위와는 별개로 일부 단체들이 나서서 선거 감시운동 명목의 기구를 가동하거나 여론조사, 캠페인 등을 실시해 논란이 되기도 한다. 총회 실행부위원회 결정대로 선관위가 하지 않기로 한 정책 발표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한 후보는 아예 기자회견을 열어 교단 개혁을 주장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런 일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선관위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불만이나 아쉬움이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혼란과 혼선의 책임은 선관위의 잘못이라기보다 감리회 선거법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감리회 선거법은 과열방지 등의 이유로 투표일 이전 20일 정도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으로 인정한다. 따라서 9월 초 등록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후보자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법의 적용이나 적절한 감시 혹은 규제가 불가능하다는 맹점이 생긴다. 법적으로 후보자가 아니니 선거법 위반 여부를 논하는 것이 불필요하다. 수집된 불법 사례의 증거를 잘 관리해 두었다가 문제의 인물이 후보자로 등록하면 그 이후에나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관위 역할에 허점이 보이고, 후보자 진영에서는 상대방 후보에 대한 뒷조사 수준의 정보 및 자료 수집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확보한 자료는 후보 등록이 끝난 뒤에야 사용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돌발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적절한 판단이나 선거관리 차원의 규제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허점이 있다. 총회 선관위가 일반 사회의 선관위처럼 상설 운영되는 조직이 아닌데다 지금은 선거 운동기간도 아니고 후보자도 없으니 논란이 된 전화 여론조사나 모 후보의 기자회견 소동에 즉각 대처하긴 곤란하다. 선관위 주요 인사의 개인적 견해는 가능하지만 선관위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정책발표회 문제도 그렇다. 상식적으로는 후보자들의 정책을 들어보고 판단할 수 있는 정책발표회나 토론회가 필요한 듯 보이지만 상설기구가 아닌 선관위가 등록 후 20여일의 선거운동 기간에 정책발표회까지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총실위의 분위기처럼 선거운동 기간을 대폭 줄인 이유가 정책발표회 같은 행사를 하지 말자는 취지였다 생각한다면 원론적인 이유만으로 정책발표회를 열자는 주장을 그저 지지하기도 곤란해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4년 임기의 교단장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일에 있어 최소한 정책 발표나 토론의 과정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는 점이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보고 판단하라는 말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총실위의 불가 결정과 관계없이 그저 짧은 선거기간이 문제라면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도 함께 검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예비 후보자라고 해서 몇몇 분들이 열심히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고, 중요한 모임마다 이들을 후보자처럼 소개하며 인사시키는 상황이라면 단지 공식 후보가 아니고 정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책 모임을 금지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벌써부터 불거지는 선거법 위반 논란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방치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거듭 말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선거법이 개정돼 이런 논란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눈가리고 아웅’ 식의 불필요한 시비와 논란을 만들지 말고, 선거기간을 적절하게 조정해 정책발표회 같은 자리도 제대로 만들고, 불법 선거운동도 엄격하게 걸러내는 상식적인 선거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는 말이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선관위가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뚜렷하고 사실상 선거운동이 시작된 마당에 법 적용 원칙을 따지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일부가 시작한 불법 선거운동 사례 고발 창구도 선관위가 맡아 운영할 일이고, 클린 보트 캠페인 같은 것도 선관위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반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할 일이다. 개인이나 단체의 활동도 규제하려고만 하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감리교회가 이번 기회에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선관위가 제 역할을 다해 주었으면 한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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