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909호 사설

감독 선거를 앞두고

지금은 고인이 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즐겨 썼다. 능력에 따라 사람을 잘 기용하면 결국 모든 일이 풀려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치 현실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보다는 논공행상에 치우치거나 측근을 챙기는 정실주의(情實主義)의 추태를 반복한다. 인사권자와의 친분관계가 우선시되는 정실주의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이며 자칫하다가는 국가를 망하게 한다. 만사(萬事)가 아니라 망사(亡事)가 되는 셈이다.

이런 논란에서 역대 대통령은 누구하나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현 정부의 인사 시스템은 좀 더 심한 편이다. 새누리당의 친박 논란이야 그 당 내부의 일이니 접어둔다 해도 최근 일부 장관을 뜬금없이 측근으로 교체한 일이나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해외 순방 중에 임명을 강행한 처사는 누가 봐도 잘한 일이 아니다. 

문제가 된 장관들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온갖 편법과 비도덕적 삶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감행한 것은 ‘그 정도 쯤’은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심각한 도덕적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다. 굳이 재론할 필요는 없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의 문제는 더 한심하다.

역사의 평가를 조금이라도 두려워한다면 이제라도 인사에 대한 아집(我執)과 독선(獨善)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 여길수록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국민이 자괴감에 빠지지 않고, 국가와 지도자를 따를 수 있게 인사문제부터 신뢰와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한 말이 화제다. 그는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 “인사청문회는 성직자를 뽑는 자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핑계가 됐든 변명이 됐든 공직자를 뽑으면서 성직자를 뽑는 엄격함까지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인데, 근거 없는 흠집내기, 모욕적인 호통, 망신주기 식의 청문회 구태를 지적한 것에는 백번 공감한다. 하지만 두 후보자에게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이 과연 성직자 수준의 엄격함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고 “두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능력을 국민의 시각에서 꼼꼼히 검증해 달라”는 대목에 가서는 고개를 가로 젓게 만든다.  

정치권 얘기는 이쯤하고 교회로 눈을 돌려보자. 정치권에서 변명거리로 삼은 성직자 뽑는 기준의 엄격함이 과연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신학교육의 수준 저하, 목사 안수과정의 부실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성직자들의 추태와 비리, 교인들의 소중한 헌금인 교단 재산을 십 수억 탕진하고도 당당하게 교회를 담임 하겠다 나서는 이나 온갖 궤변으로 그를 비호하는 무리들,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군상들을 보면 정치권이 말한 성직자 뽑는 일의 엄격함이란 표현 자체가 무안(無顔)해 질 뿐이다. 

또다시 감독 선거가 시작됐다. 감리교회의 최고 지도자, 성직자 중의 대표를 뽑는 일인데, 우리 실상은 정치인이 그려보던 ‘성직자 수준’은 고사하고 한낱 ‘공직자 뽑는 수준’조차 미치지 못 한다 여김은 지나친 자조(自嘲)일까?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세계 감리교회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 휴스턴에서 폐막된 세계감리교협의회에서 한국과 미국 감리교회 등 3대 기구가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감리교연대 구성에 합의했다는데, 구체적인 내용과 활동 계획은 아직 알지 못하지만 날로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를 감안하면 일단은 그 같은 노력 자체만으로도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일을 제안하고 구체적 모델을 만들어 낸 감독회장과 한국 감리교 대표단의 노력에 먼저 감사와 지지의 뜻을 보내면서, 세계감리교협의회를 이끌어갈 신임회장에 박종천 박사가 취임한 것도 이러한 일과 연결해 그 역할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한반도 문제는 세계 평화와 직결되어 있다”는 세계감리교협의회 측의 인식에 공감하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전 세계의 감리교회와 감리교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노력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감리교회는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과 통일 선교운동을 주도해온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교단이다. 그런데 최근 교단 내부 사정 등으로 대외 활동이 주춤하고 정책적 방향 설정에도 다소 혼선이 생기면서 타 교단에 주도권을 넘겨준 아쉬움이 컸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감리교회 주도의 통일 선교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바람직한 일이 되리라 믿는다.

현재의 남북 대결 구도는 북한의 무모한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소동에 가장 큰 책임이 있겠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긴장과 대결 구도를 해소해야 한다. 그 일을 위해서는 민간 차원 특히 교회의 선교적 접근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국과 미국 감리교회, 그리고 세계감리교협의회가 합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감리교연대가 하루 빨리 가동되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일이 남북한의 화해와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는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