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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땅 끝’ 선교군선교현장에서 - 이신영 목사
   
 
     
 

군목. 입학의 낭만과 기쁨이 가시기 전에 학부 초반에 시험을 치르고 대학원 재학 중에 안수를 받습니다. 연소한 나이에 주변으로부터 주목 받으며 사역을 시작합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된 자가 나중 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설렘이 제게는 늘 존재했습니다. 영재가 나올 수 없는 분야,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를 가벼이 여길 수 없는 현장이 바로 ‘목회’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일선에서 사역하는 군목들의 이면에는 저마다 치열한 사역의 고민과 선교현장에 대한 각고의 노력이 배어있습니다.

군대에 가서는 ‘이렇게 사역해야지’했던 나름대로의 청사진들은 훈련소에 입대하면서부터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군에 대해 익히 귀로 들으며 준비해왔던 모습과 부딪친 현실의 체감온도는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사역의 대상부터가 그랬습니다. 사회에 있을 때 제 주변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이었지만, 군에서는 대부분이 믿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관계 맺어오던 패턴을 뒤바꿔야 했습니다. 위병소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의 문화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사용하는 언어도, 걷는 걸음도 예외는 아닙니다. 경례도 잘해야 합니다, 두발도 짧고 단정해야 합니다. 그 옛날 7세기에 ‘네스토리우스 선교사’들이 경교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들어와 선교를 위해 변발(變髮)을 하고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에 깊숙이 녹아들어 복음을 전했던 것처럼, 군목들도 장병과 부대를 섬기기에 앞서 그들의 문화에 깊숙이 녹아져야만 비로소 마음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죄인 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사람의 모습으로 ‘성육신(聖肉身)’하신 것처럼 말이지요. 군목들의 사역을 이에 빗대면 무어라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병육신(兵肉身)’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현장에서 사명을 감당하면서 위기와 도전이 왜 없겠습니까? 군은 전쟁을 준비하는 집단이지만, 군목들은 언제나 ‘첨예한 마음의 전쟁터’ 위에 서 있습니다. 치열한 세계관의 싸움 한복판에 있는 군목들은 누구보다도 ‘전신갑주(엡 6장)’로 무장하여 그 현장에 임합니다. 교회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입대했던 형제들 가운데 군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온전한 복음을 알게 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번은 신병교육대 세례식을 진행하는데 세례식를 돕기 위해 오신 교회의 한 성도님이 ‘내가 수년전 그곳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시며 옛 추억에 감격하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군에서 함께 사역했던 군종병들이 훗날 어엿한 목회자가 되어 부대를 찾아와 까마득한 후배 군종병들을 챙기고 격려하시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광야와 같은 이곳에서도 하나님은 강을 만드시고 여전히 일하고 계셨습니다.
전역을 앞둔 한 형제가 제게 다가와 이렇게 고백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군에 와서 세례 받고 목사님과 함께 신앙생활 하면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나가면 좋은 교회 출석해서 더 열심히 신앙생활 하겠습니다.” 고백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감격에 겨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래, 주님이 나를 이곳에 부르신 이유가 바로 이것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이것이 군목으로서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니겠는가 싶었습니다. 세상에 빼앗긴 하나님의 백성들을 주님 앞으로 되돌려 드리는 일, 군대 안에 남겨 놓으신 하나님의 백성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일, 아무도 예배하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을 일으키는 일. 대한민국의 ‘땅 끝’ 선교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지금의 ‘땅 끝’은 북녘으로 더 확장될 것입니다. 주님이 주목하시는 마지막 장소, 바로 ‘땅 끝’입니다.

 

   

이신영 목사
2기갑여단, 대위

 

신동명 부장  journalist.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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