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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리는 어디입니까?군선교현장에서 - 권순명 목사
   
 
     
 

야전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매 주 목요일 저녁마다 피자와 치킨을 들고 형제들이 생활하는 생활관을 찾았습니다. 일명 생활관 위문이었지요. 거의 매 주 하던 일이었는데 어느 목요일에는 그냥 집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활관 위문을 하려면 이미 퇴근한 상태에서 다시 전투복을 입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시내에서 먹거리를 수령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야 했지요. 그런데 그 일이 잠시 귀찮아진 겁니다. 매주 해오던 일을 갑자기 하지 않으려니 마음 가운데 찝찝함이 남았습니다. 요나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하지만 애써 찝찝함을 누르고 책상 앞에 앉아서 성경을 폈습니다. 마태복음을 읽어가던 중 이런 구절을 만났습니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4:23) 저는 이 구절을 읽고 그냥 성경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벗어놓았던 전투복을 다시 챙겨 입었습니다. 말씀을 통해 이야기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것이지요. 이상하게도 제 마음은 그 구절을 만나게 하신 일에 대한 짜증보다는 신비한 힘이 생겼습니다. 집에서 쉬기로 했던 그 마음을 이길 수 있는 힘 말이지요. 그리고 그 날 밤 가기로 했던 생활관에 가서 형제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군목으로 있으면서 목사의 자리가 교회가 아님을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곳에서 목회를 하는 모든 목사님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사람들을 회복시켜주지 않으셨습니까? 또 웨슬리도 말을 타고 다니면서 설교한 거리를 따져보면 지구를 수 바퀴나 돈다고 하지 않습니까? 교회 안에서의 목회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회 밖에서의 목회도 중요할 겁니다. “…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마 9:37)라고 말씀하셨던 주님을 생각합니다. 교회 안팎으로 회복돼야할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형제들도 그렇고, 간부들도 그렇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군대는 분명 황금어장이 맞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우리 교회에 왜 나오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보면 제가 부대를 두루 다니며 그들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부지런히 만나고, 부지런히 격려하고, 부지런히 사람들의 회복을 위해 애써야 하는데 제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군목으로 사역을 시작하면서 저의 첫 번째 군종병이 “목사님은 여단이랑 대대 다니시느라 교회에 잘 안들어오셔”라고 다른 군종병들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귀찮아질 때마다 그 군종병의 말을 떠올리곤 합니다.

제 자리는 어디입니까? 제 자리는 목양실이 아님을 확신하며 오늘도 병동을 찾습니다. 제가 가진 목사의 자리에 대한 생각은 내년 전역 후에도 변함이 없을 겁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 이 세상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교구임을 잊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예수님의 일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권순명 목사
국군강릉병원 대위

 

신동명 부장  journalist.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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