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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군선교현장에서 - 한민영 목사
   
 
     
 

“성직자가 군에 들어와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의 가슴을 신앙의 철판으로 무장시키고 기도로 죽음의 두려움을 없게 하여 주옵소서!”

6.25전쟁 중 한 카투사 병사가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입니다. 이 편지는 한국군의 군종제도가 도입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귀는 군종장교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저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은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실제 전장 환경을 재현해 다른 부대들을 위해 실전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주는 부대입니다. 내년부터는 북한군 역할을 해주는 저희 부대의 전문대항군연대와 훈련을 하기 위해 입소하는 부대의 병력을 포함하여 4000-5000명의 군인들이 여의도의 40배가 넘는 산악 훈련장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하게 됩니다.

입대하기 전 한 선배 군목께서 임관을 하고 나면 군인과 목사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그 때는 그 말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군목은 군복을 입을 뿐 민간 목회자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초등학교 앞에 나가 사탕을 주며 전도를 하듯이 훈련장에 나가 초코파이를 돌리며 위문하는 것 정도가 다르다면 다른 것이겠죠.

 

 

 
 

그런데 막상 임관을 해보니 군대라는 현장이 제게 요구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군 생활에 심신이 지친 용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활동도 중요하고 귀한 사역이지만, 군대는 현재 훈련을 받는 장병들을 돌보는 것 외에도, 앞으로 벌어질지 모르는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군대는 제게 훈련장에 나와 지친 장병들을 위로해주기보다 같이 훈련하고, 같이 전시를 대비하길 요구했습니다. 제가 만난 군종 목사님들은 하나같이 전쟁이 벌어지면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 가장 위험한 곳으로 뛰어들 마음의 각오가 이미 되어 있으셨습니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해야 그 한 영혼을 만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이 나면 군종장교는 크게 세가지 일을 하게 됩니다. 첫째, 죽어가는 자들의 죽음을 함께 지켜주는 것입니다. 임종중인 장병들의 죽음이 명예로운 것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가능하다면 그들을 위해 긴급 세례를 베풀어주거나, 대신 기도를 해줌으로써 그들이 주님의 평안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둘째, 다친자들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해줍니다. 실제 전쟁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하다고 합니다. 치열한 전투 속에서 전우들이 죽어나가고, 총과 포에 팔다리가 잘려나갑니다. 그런데 그러한 부상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나도 전우와 같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한의 공포와 다들 죽었는데 나만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입니다. 정신적인 질환은 정신과 의사가 고치겠지만, 영이 입은 상처를 만져줄 수 있는 것은 우리 군종목사님들 밖에는 없습니다.

셋째, 산자를 위한 군종활동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터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많은 청년들이 원하든 원치않든 전장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럴 때 그들에게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가족과 조국을 지킬 수 있도록 사기를 복돋아 주는 것, 그것이 군종장교가 할 역할입니다.

이제 군목은 더 이상 초코파이를 들고 훈련장을 돌아다니는 ‘군인인 듯 군인 아닌 군인같은 너’가 아닙니다. 군목은 훈련장에서 장병들과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는 참 군인이며 또 동시에 그 현장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위로해주는 참 목사입니다.

 

   

한민영 목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대위

 

 

 

 

신동명 편집부장  journalist.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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