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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길 걸어도 예수와 함께라면”「낙제 목사의 느릿느릿 세상 보기」박철 지음 | 신앙과지성사

   
하나님의 자녀에게는 행복에 이르는 길이 분명히 있다. 없는 것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보다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받은 것에 대한 기도와 욕심보다는 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앞세워야 한다는 것. 이는 영원한 동행과 보호, 행복과 축복을 약속하신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는 비결이다.

하지만 모두가 높은 곳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도 세상 사람들과 같은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살아간다. 가진 것에 대한 감사와 만족보다는 세상과 같은 가치를 품고 달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진다는 불안감 속에 빠르게 뛰어야만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 같은 오늘날 바삐 걷는 걸음을 멈추고 의도적으로라도 삶 속에 ‘쉼표’를 찍으라고 조언하는 목회자가 있다.

“지금 당장 숨넘어갈 듯 달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게 된다는 생각은 바쁜 현대 생활이 세뇌시킨 강박관념일 뿐이다. 잠시만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면 너무도 명백하게 보이는 사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내면을 응시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박철 목사(좁은길교회)는 넓고 넓은 길을 포기하고 좁은 길을 느릿느릿 걷고 있는 목사이다. 이런 자신을 향해 박 목사는 ‘낙제 목사’라고 말한다. 그가 최근에 펴낸 「낙제 목사의 느릿느릿 세상 보기」에는 느리게 세상을 걸으며 깨달은 성찰이 담겨있다.

“편안한 길, 넓은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좁은 길, 험한 길을 애써 가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 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 밖에 있다.”(길에 대한 단상 중)

예수의 제자다운 모습으로 자신 또한 살지 못했음을 회개하며 10년 동안 섬긴 교회를 떠나기로 결심했던 박철 목사. 이후 ‘생명, 평화, 정의, 이웃사랑’이란 기치를 걸고 작은 공동체를 세웠지만, 다시 한 번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할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게다가 현재 그의 삶의 환경은 더욱 어렵게 됐지만, 후회보다는 “더 간소하고 단순하게 살게 됐다”고 고백한다.

아침묵상 기도, 출근하는 아내를 위해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굽는 시간, 천천히 들판을 걷거나 산곡을 오르는 시간, 소식(小食)과 게으름, 잠들기 전 30분의 묵상기도 등. ‘살림’이란 질문에 고민하며 매일 실천한 하루하루는 (여전히 고민은 할지라도) 강도 만난 자를 두고 떠난 제사장이나 레위인의 모습이 아닌 선한 사마리아인에 가깝도록 만들어 줬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아름다웠고, 작은 풀꽃 안에 깃들어 있는 하나님의 손길은 반가웠다. 느리게 걷다 만난 인생의 향기는 내면에 그윽한 향기를 품도록 도와줬다.

누군가 자신에게 베풀어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고난 받는 이들을 잊지 않고 찾아가는 현장은 느릿느릿 걸으며 섬기게 된 그의 교회이다.
박철 목사는 목회자의 삶이란 한마디로 ‘섬김의 삶’이라고 단언한다.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고 섬기러 왔다’는 말씀이 삶이 돼야 한다며, 소외현상이 만연한 사회에서 ‘섬기며 사는 삶’이야 말로 신앙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한다.

박철 목사의 글을 두고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 했고, 김종세 상임이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살아 온 이야기뿐 아니라 모두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책을 추천했다.

가한나 기자  hann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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