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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소년, 어디까지 알고 계시나요?
   
▲ 지난 23일 서울 대학로 이음책방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박경희 작가가 ‘난민 소녀 리도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 작가의 뒤로 보이는 ‘리도희’의 표정이 우리나라의 탈북 청소년의 현주소를 대변하듯 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는 평양에서 제1고등중학교를 다니다 왔습니다. ‘로동 신문’ 기자였던 아빠가 정치수용소에 감금되면서 엄마와 저는 오지에 들어가 살다 도강했어요. 연길에 숨어 지내며 갖은 고생을 했습니다. 어느 날, 브로커의 말만 듣고 캐나다에 난민 신청하러 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남조선에 오게 되었습니다”(‘난민 소녀 리도희’, 84쪽).

하나원에 입소한 난민 소녀 리도희의 소개다. 태생이 지식분자다. 배 한 번 곪은 적 없고, 아무나 못 가는 제1고등중학교에서 공부했다. 난민이 되어 연길에서 캐나다로 피난을 갈 때도 도희의 엄마는 소위 명품 잠바를 입혀 보냈다. 그런데 왜, 리도희는 북에서 도망쳐 나올 수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왜 난민이 되어 어느 나라에서도 자유를 얻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을까.

박경희 작가가 ‘대한민국, 별세계’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들의 민낯을 과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소설 ‘난민 소녀 리도희’를 통해 오늘날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난민이 존재하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박 작가는 “우리의 무관심으로 보이지 않았을 뿐, 우리 주변에는 탈북 청소년, 비국적 청소년 등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다”며 “이 책을 통해 그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리도희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상상도 못 할 일들이 펼쳐진다. 기자인 아빠가 정치수용소에 갇히면서 생이별을 겪고, 엄마와 중국 연길로 탈북했지만 혼자서 캐나다로 가게 되면서 또 한번의 생이별을 겪는다. 말도 안 통하는 먼 타국에서는 고생 끝에 가까스로 대한민국으로 가게 되지만, 이조차도 어린 소녀 리도희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일들만 펼쳐질 뿐이다.

탈북 청소년 도희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 청소년의 참상과 허탈함도 엿보게 된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캐나다로 온 한국의 은우는 도희와 정 반대의 상황이지만 행복하지 않다. 꿈을 쫓는 소년이 아닌, 부모의 과도하고 맹목적인 욕심으로 은우는 캐나다의 난민 아닌 난민으로 비춰진다.

또 하나원에서 만난 오영화는 돈과 외모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 몰려 성형을 하고, 거짓을 일삼으며 허영과 탐욕만을 쫓는다.

북에서 했던 학업을 잇고자 남에서도 다시 뛰어든 학교에서도 도희는 또래 친구와의 우정은 커녕 오로지 입시 경쟁자이자 탈북자라는 이유로 냉정한 시선을 받게 된다.

마음껏 웃으며 즐거운 학교 생활, 10대 시절을 보내야 할 이들을, 도대체 누가 방황하게 만들었을까?

박 작가는 “어쩌면 오늘날의 난민은 북에서 온 친구들만이 아닐 것이다. 입시와 진로라는 무거운 짐을 양 어깨에 짊어진 이 시대의 청소년들 또한 난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나도 어쩌면 난민인지 몰라. 대한민국에서 도망쳐 와 캐나다 땅을 떠돌며 사는 건 마찬가지니까. 너는 평양에서, 나는 서울에서 왔다는 것만 다를 뿐. 너와 난 난민 공동체인 셈이지”(41쪽).
박경희 작가는 탈북 청소년, 난민을 통해 학벌, 개인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꼬집는다. 

책 ‘난민 소녀 리도희’를 읽다보면 해체된 가족을 되찾고자 고군분투 하는 도희의 모습에 난민의 삶이 얼마나 사무치게 외롭고, 슬프고, 힘든 삶인지 절실하게 다가온다. 엄마를 찾아 나서는 도희의 절박함 끝에, 한 선교사의 도움으로 평양이 보이는 곳까지 발걸음이 닫지만, 책장을 다 덮어도 어린 소녀의 절규만이 메아리 친다.

도희가 엄마를 찾고,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해야 하는 일도 일이지만, 소설 ‘난민 소녀 리도희’는 오늘날 우리가 인간으로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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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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