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진정 이 잔이 멀어지기를 원하는가

지구촌의 모든 교회들이 인류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는 사순절 절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한 교회는 공권력을 사이에 두고 성도들과 목회자가 대치 중에 있다. 이미 공중파를 탔을 정도로 알려진 사건이지만 간략히 정리해보면 이렇다.

지난해 인천연희교회를 담임하던 윤동현 목사는 성추문 의혹으로 소속 연회인 중부연회와 총회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윤 목사가 새벽 기도회를 인도하겠다며 지난달 30일 새벽 4시 30분경 아내와 남동생, 그리고 자신을 지지하는 교인 등 10여 명과 함께 교회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두 시간여 전 부터는 윤 목사가 고용한 것으로 보이는 용역들 40여 명이 먼저 교회에 도착해 교회를 둘러쌌다.

윤 목사를 반대해온 교인들은 이 같은 계획을 전해 듣고 전날 저녁부터 미리 교회 1층 로비에 모여 모든 문을 자물쇠로 걸어 잠근 뒤 책상과 의자 같은 사무집기를 쌓아 출입구를 봉쇄했다. 윤 목사가 교회에 등장한 직후 교회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양측이 30분 가량 대치 후 갈등이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교회를 둘러싸고 있던 윤 목사 측 40여 명의 용역들은 계속해서 교회 주변을 지키고 있었고, 다음날인 31일 새벽 윤 목사 측 교인들이 유리 출입문을 깨고 교회로 진입했다. 교회 주변에 대기 중이던 경찰이 출동해 직접적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대치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첫 주일은 끔찍했다. 지난 2일 주일 윤 목사 측 교인들은 1층 친교홀에서, 윤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2층 본당에서 각각 예배를 드렸다. 교회 밖에서도 경찰과 용역이 뒤섞인 진풍경이 벌어졌다.

뒷골목에서나 일어날법한 어처구니없는 풍경이지만, 목사와 성도, 성도와 성도 간 갈등 가운데 성전(聖殿)에 용역이 투입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할 때 마다 지역사회와 국민 모두는 교회에 발길을 돌리게 된다. 이미 13년 전 한 단체가 불신자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불신자들이 호감 가는 교회’의 특성을 보고한 바 있다. 성경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바라는 교회상은 ‘자유롭고 편안해야’ 하고 ‘사랑이 많아야’ 하고 ‘전도·선교가 살아있어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도덕과 윤리에 있어 상식적이어야 한다.

반면 교회에 대한 대표적인 불만은 통제와 강요, 교인과 목회자에 대한 인격적 불만족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 교회는 편안함과 사랑, 전도와 선교는 차치 하더라도 도덕과 윤리에 있어 상식적이지 못하다. 교인들이 용역과 경찰 사이에서 성전 출입문을 때려 부수고, 용역과 경찰을 사이에 두고 드리는 예배 광경을 보고도 과연 자신의 자녀를 이 교회에 보내고 싶어 하는 지역주민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인터넷 망으로 연결된 세상은 나날이 지식과 지혜를 더해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반인이라면 소속 교단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필요가 없다. 유사검색어 만으로 관련된 인사와 위치, 사진 등이 쏟아져 나오고, 이들 단체가 어떤 원칙으로 운영되는지 찾지 않아도 친절하게 SNS를 휩쓸고 간 세간의 평가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활절을 앞두고 사순절을 지내는 감리교회는 주님이라면 과연 어떻게 하셨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 모든 교회의 머리가 그리스도이시니 이들을 탓하거나 비난할 수도 없다. 당사자와 관련자는 말을 할 필요도, 자격도 없다. 단지 복음서가 증거하는 대로 십자가 고난을 앞둔 예수님께서 어떻게 행하시고 기도하셨는지 묵상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감리교회는 주님을 따라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아버지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이 내게서 옮겨지기를 원하나이다.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말이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