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서평
[북&카페]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이 주는 의미
   
▲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쉘 실버스타인 지음 | 시공사

우연히 읽은 책 한 권이 평생 내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당연한 이야기다. 이 당연함 속에 고마운 것이 있다면 때로는, 그 책이 어떤 책이고, 무슨 내용인지를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은 그런 책이다. 우연히 읽고 너무나 큰 영향을 받았던 책, 지금도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할 때 영향을 주고 있으며,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결혼식 주례를 할 때조차 언급하는 책이다. 철학적이거나 종교적인 문장도 아니고, 복잡한 논리나 풍부한 지식을 전달하는 책도 아닌, 가장 직관적이고 가장 단순한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는 이야기와 그림은 여과 없이 그대로 마음에 각인된다.

저자 쉘 실버스타인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인물이다. 누구나 잘 알고 있고, 읽었고, 지금도 간간히 접하게 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저자다. 그의 작품들은 시적인 문장, 번뜩이는 해학과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의미와 느낌을 더한다.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 조각을 잃어버려 이가 빠진 동그라미, 슬픔에 찬 동그라미.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길을 떠났다. 데굴데굴 굴러가며 부르는 노래, 오,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나, 이제 찾아 나선다. 잃어버린 나의 한쪽을” 360도 완전한 동그라미라 하기에는 약 30~40도 정도 이가 빠진 동그라미가 자신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길을 떠난다는 것이 책의 시작이다. 마치 우리 인생에 완벽해야 할 것 같은 나의 모습에 채워지지 않은 30~40%의 조각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여행을 하며, 완전한 동그라미가 아니기에 더디게 굴러간다. 눈, 비도 맞고 꽃을 만나면 향기도 맡는다. 

더디지만 여유롭게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계속해서 조각을 찾다가 때론 너무 헐거운, 때론 너무 꽉 맞아 불편한 조각들…. 먼가 조금씩 또는 많이 아쉬운 조각들과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황당한 경우도 있고 힘든 상황도 맞닥뜨리며 여행을 하다가 어느 날 동그라미는 자신에게 딱 맞는 조각을 발견하고 너무 기뻐하며 그 조각과 하나가 된다. 이제 완벽한 동그라미가 된 동그라미는 그때부터 막 굴러간다. 빠른 속력으로 계속해서 굴러간다. 꽃향기도 맡을 수 없고, 나비와도 놀지 못하고 다양한 경험도 하지 못하며 그냥 막 굴러간다. 그렇게 굴러가기를 한참…. 동그라미는 자신의 그 한 조각을 살포시 내려놓는다.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완벽함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완벽은 정말 완벽일까?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되었을 때 그것이 정말 나에게 행복을 줄까? 또한 의미 있는 삶이 주어질까? 나에게 부족한 30~40%, 내가 느끼는 단점과 약점이 정말 나의 삶의 발목을 잡는 것일까? 인생의 행복과 의미와 여유는 역설적이게도 채워진 60~70%가 아닌, 채워지지 않은 그리고 어쩌면 평생 채우지 못할 그 부족함이나 비워있음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이 책을 읽고 깊이 삶을 돌아보고 내 현실을 직시해 보는 것도 봄을 맞이하는 따뜻한 여유가 될 것이다. 갑자기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사도 바울을 그렇게 힘들게 했던 “몸의 가시”, 그것을 제하기 위해 기도했더니 하나님은 말씀 하셨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대신교회 김성호 목사

기독교타임즈  yesmoka@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