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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서 전한 예수님의 사랑최운환 목사(해군 진해기지사령부, 대위)

작년 7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저는 공군백령기지교회에서 처음으로 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흔히 백령도에서 군 생활을 한다고 하면 해병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사실 백령도에는 해병대를 비롯해 육, 해, 공군이 함께 있습니다. 처음에 부임지가 백령도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만 해도 백령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백령도 위치를 확인 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백령도가 더 북쪽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스를 통해 백령도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다른 나라 이야기 같기도 하고, 평생에 백령도를 갈까 싶지만 어느새 백령도에 들어온 지 1년이 다되어갑니다. 지금 시점에서 저에게 백령도는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닌 저의 제2의 고향과도 같습니다.

백령도에 처음 들어가던 날, 백령도로 향하는 배를 타면서 고등학교 시절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던 날이 떠올라 기분이 들떴습니다. 그런데 막상 배가 출발하고, 배 갑판에 서서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병사들을 보고 있으니 뭔가 마음이 짠했습니다. 20대 초반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가족들과 떨어져 낯선 백령도에서 생활하는 저 병사들의 마음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성전에 기도 하러 올라가던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던 걷지 못하는 자를 보고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어라”라고 말했던 사도행전 3장 6절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배 안에서 비록 은과 금은 내게 없지만, 마음이 힘든 국군장병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목사가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지금도 이 마음이 변할까 싶어 매일 새벽예배에 나가 사도행전 3장 6절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합니다.

처음엔 낯선 환경과 부대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그리고 부대에 예수님의 복음과 사랑을 담대히 전하는 군종 목사가 될 수 있을 지 걱정도 많았습니다. 백령도에 온 지 약 10개월 정도가 흘렀습니다. 현재 저는 부대 생활에, 그리고 백령도 생활에 무척 만족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에게 절대 전도할 생각도 말라던 병사가 현재 군종실을 가장 많이 찾는 병사가 되었고, 심지어 지난 부활절 예배 땐 처음으로 교회도 나왔습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부대와 교회에서 즐겁게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건 하나님의 은혜이자, 공군백령기지교회의 성도님들과 신우 덕분인 것 같습니다.

매달 부대 야간 위문을 위해 손수 음식을 만들어주시는 여선교회 집사님들을 비롯하여, 작은 대대급 부대라서 군종병이 없는 저를 위해 매주 주일마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봉사해주는 신우들이 있었기에 공군백령기지교회가 협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요즘은 부대 위문을 갈 때마다 오히려 제가 더 큰 위로와 사랑을 받고 오기도 합니다. 제가 갈 때마다 병사들이 반갑게 맞이 해주는가 하면, 또 어떤 병사들은 제가 오는 걸 미리 알아 부대 매점에서 제가 평소 즐겨먹는 과자를 사놓고 저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더 자주 위문을 가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사실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고, 많은 것을 배워 나가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매순간 백령도로 이끄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드리며, 하나님께서 백령도에서 만나게 하시고, 저에게 맡겨주신 영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책임질 수 있는 목회자가 되도록 더욱 기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국토방위를 위해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필승!

기독교타임즈  hann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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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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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에스더 2017-05-26 12:04:21

    남들이 가려고 하지 않는 백령도에서 한 영혼을 귀히 생각하며 헌신하시는 목사님이 대단하다 생각되어지네요! 청년에 시기에 이런 목사님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일인지... 앞으로도 남은 목사님의 사역을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삭제

    • 안봉기 2017-05-23 13:28:05

      최운환 목사님!
      주변의 아이들보다 여리고 가냘픈 학생이었다.

      저 아이가 신학교에 입학을 하고
      공군 대위로 군목이 되어
      이름만 들어도 으시시한 서해 최 전방 백령도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수호하며
      그 곳에서 병사와 주민들의 신앙을 지도하는 일을 하다니
      참으로 대견하고 존경 스러울 뿐이다.

      크게 박수를 보냅니다.
      힘 내시고 건승 하기를
      함께 기도 하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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