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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국내 이주민 사역도 선교라는 인식, 이상한가요?급변하는 선교 지형…추방 문제 등 겹치며 제도 보완 ‘시급’
정관 따르면 ‘해외 거주’ 사역자만 선교사 인정…현실 괴리 커
   
▲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200만을 넘어 2030년에는 300만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보령 머드축제를 찾은 외국인들의 모습.

세계선교는 반드시 해외에서만 이뤄지는 것일까. 최근 들어 이 질문에 대한 회의론이 선교계에서 대두되고 있다. 바로 세계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 때문이다.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선교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이 구호를 들어봤을 것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서방세계의 주도아래 제3세계 국가에서 이뤄졌던 전통적인 선교를 넘어 복음이 필요한 곳이라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선교가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급증하는 선교사 추방 등 비자발적 철수 문제가 더해지면서 해외로 국한되던 전통적 선교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주민 선교 중요성 증대

세계적인 인구이동의 증가는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을 돌파하고 2030년에는 이 숫자가 300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교회의 선교에도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해마다 한국 선교계의 지도자들이 모여 한국교회 선교의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한국선교지도자포럼(이하 한선지포) 역시 지난해 연말에 열린 포럼에서 이주민 선교를 주요 의제로 선정한 바 있다. 이들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한국교회의 중요한 선교대상이며 이주민선교가 우리의 중요한 선교사역임을 확인했다.

한선지포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한국 선교계가 타문화권 선교에 대한 당위성을 가지고 지난 20년간 노력해 온 선교 패러다임이 도전을 받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들어 그렇게 다가가고 싶었던 타문화권 미전도 종족들이 오히려 자발적으로 우리 곁으로 찾아오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국내 이주민을 선교대상으로 받아들여 은퇴하거나 비자연장이 어려워진 사역자들이 국내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하기로 결의했다.

 

선교 발목 잡는 정관

이처럼 국내 이주민 사역이 한국 선교계의 주요 사역으로 주목받는 상황이지만 현행 감리회 정관에 따르면 국내에서 이주민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자는 선교사로 인정받지 못한다. 정관에 따르면 감리회 선교사는 “해외에서 현지인만을 위한 사역을 하거나 현지인과 한인(교포) 사역을 겸한 자로서 목회와 기관 사업 등 각종 선교활동을 수행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다. 즉 사역이 국내에서 이뤄진다면 그 대상이 타문화권의 외국인이더라도 선교사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감리회 선교사의 사역은 반드시 ‘해외’에서 이뤄지며 선교사는 해외에 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관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종종 발생한다. 중국에서 25년간 사역하다 지난 2013년 추방당한 송덕용 선교사는 현재 제주도에서 중국인들을 위한 제주세계선교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사역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중국 선교사’로 부르신 하나님의 명령을 완수하고 싶다는 것이 송 선교사의 바람이다.

하지만 바람과 달리 그는 현재 ‘말레이시아 선교사’의 자격으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본부 규정상 ‘선교사’ 자격을 고수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다. 또 ‘선교지를 임의로 1개월 이상 이탈할 수 없다’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없이 ‘안식년’을 이용해 제주도 사역을 하고 있다.

송 선교사는 “현재의 정관대로라면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감리회 선교사들이 뜻하지 않게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청했다.

 

추방 선교사 급증…제도 보완 시급

추방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선교사의 비자발적인 철수는 비단 감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타 교단에서도 같은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감리회와 비교하면 선교사의 정의를 보다 폭 넓게 하고 있어, 추방 선교사들이 사역을 이어가기가 비교적 수월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김선규 목사)의 경우 대상과 시무연한, 약정 사역지, 사역 연한에 따라 다양한 선교사의 구분을 둔다. 사역지에 따라 현장선교사와 본부선교사로 구분하며, 특별한 목적 수행에 따라 전문인선교사, 연구 선교사, 행정선교사, 순회선교사 등이 존재한다. 이밖에 창의적 접근지역이나 특정 사역을 위해 특정지역에서 정주하지 않으며 사역하는 ‘비 거주 선교사’의 개념도 있다. 철수 선교사는 ‘비 거주 선교사로서’ 자유롭게 국내 외국인 사역을 할 수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이성희 목사)도 본부에 상주하는 본부선교사가 있으며, 정책에 따라 현장을 순회하는 순회선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선교지 거주에 우선을 두기보다 사역 구분에 따라 ‘타문화권 선교사’, ‘에큐메니칼 선교사’, ‘해외한인목회 선교사’, ‘전문인 선교사’ 등을 두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신상범 목사)의 경우 이주민 선교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 문화권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선교사’를 임명하고 있다.

‘선교사’라는 이름에 큰 무게감을 실어 아무나 ‘선교사’라는 호칭을 가져다 쓸 수 없게 한다는 정관의 정신은 높게 살 수 있다. 그러나 빠르게 변하는 세계선교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제도 마련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본부 선교국의 한 관계자는 △세계정세의 변화에 따른 ‘비 거주 선교’의 가능성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의 증가 △철수 선교사들의 국내 이임의 어려움 등 교단 선교사들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밝혔다.

한편 2007년 이후 감리회 선교사의 비자발적 철수 사례는 27개 유닛에 달한다. 이들 중 4개 유닛은 국내 목회로 사역을 변경했으며, 3개 유닛은 안식년을 이유로 사역을 쉬고 있다. 1개 유닛은 교단을 변경했고, 1개 유닛은 아예 사역을 포기하기도 했다.

손동준 기자  djson@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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