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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 활용한 총체적 선교 필요한 때서울대 안성훈 교수 적정기술 활용 가능성 제시
지난 16일 한국선교연구원 세미나에서 소개
보나콤‧크리스천개발협력아카데미 등 배움 기회 많아
   
▲ 한국선교연구원은 지난 16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 2층 교육관에서 ‘적정기술과 선교’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통신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1960년대, 인도네시아에서는 빈발하는 화산폭발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여러 섬에서 화산이 터지는데, 어느 방향으로 피할지 몰라 피해 규모는 더 커졌다.

오스트리아의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은 인도네시아인들이 화산폭발 정보를 손쉽고 얻고 더 안전해질 수 없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빅터 파파넥이 생각해 낸 방법은 라디오였다. 그는 아주 저렴한 가격(9센트)으로 이용자가 직접 전기를 만들어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라디오를 제작·보급했다. 깡통에 코일을 감고 재질이 다른 두 개의 철사를 이용해 나뭇잎을 넣고 불만 피우면 미세한 전기가 돌아 화산과 폭발 정보를 송출하는 특정주파수의 라디오를 들을 수 있게 했다.

현지인이 현지의 재료로 경제적인 물건을 만드는 것. 흔히 ‘하이텍’(고차원 기술)의 반대 개념으로 ‘로우텍’이라고도 불리는 적정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태양광을 이용한 랜턴, 휴대폰에 끼워 쓰는 현미경, 태양열로 요리를 하는 솔라 쿠커, 빨대모양의 휴대용 물 소독 장치 등이 대표적인 적정기술에 해당된다.

 

네팔에 전기 보급하는 사람들

국내에서도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선교영역에서 적정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선교연구원(원장 문상철 박사, kriM)은 지난 16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 2층 교육관에서 ‘적정기술과 선교’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안성훈 교수(서울대학교 혁신설계 및 통합생산 연구실)가 강사로 나서 네팔, 탄자니아 등 개발도상국가의 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 지원하여 현지 주민의 생활을 개선하고 자립하도록 돕는 다양한 사례를 발표했다.

안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서울대 기계항공‧전기‧컴퓨터 3개 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글로벌솔라봉사단’과 함께 매년 8월이면 개발도상국에 적정기술을 이용한 봉사활동을 떠나고 있다.

글로벌솔라봉사단이 창설되기까지 안 교수와 기독학생들의 역할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애초에 선교와 봉사라는 선택지를 놓고 고민도 있었지만 비기독교인을 포함한 봉사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2011년 8월 첫 방문지인 네팔 ‘라마호텔’ 지역에서는 주민 30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고 집집마다 LED조명을 설치했다. 이듬해 찾은 팅간 마을에선 약 2㎢(60만평) 면적의 지역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해 전신주 69개를 세우고 전기배선 시설을 넣었다. 2013년 찾은 콜콥 마을에선 태양광과 소수력, 풍력 등 3종류의 발전시설을 합친 트라이 하이브리드 (Tri-hybrid)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설치했다.

 

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안성훈 교수.

생명을 살리는 적정기술

글로벌솔라봉사단의 주된 봉사 활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및 조명 설치였지만 최근에는 의료캠프, 과학캠프, 농업용 비닐하우스설치,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 건축, 백신전달이 추가됐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영아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매우 낮고 이로 인한 영아 사망률도 높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높은 빈도로 후유 장애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백신의 적정 보관온도인 2~8°C를 유지하기 힘든 점이 개도국 백신 보급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히고 있다. 안 교수 팀은 백신 운반을 위한 냉장 케리어와 이를 위한 ‘Cold-Chain’ 구성에 나섰다. 이들은 기존에 태양광‧풍력‧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한 마을과 주변에 백신 냉장‧중계소를 설치하고 공급 및 보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안 교수는 백신을 통해 영아 사망률을 낮추는 만큼 적정기술을 통해 선교적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단기선교에 적정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대 글로벌솔라봉사단에는 비기독교인도 함께 참여하고 있지만 기독인들의 모임에서 최초 아이디어가 만들어 졌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정이 일주일 가량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되고, 봉사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네팔 현지 교회가 기반이 된다. 현지 한인 선교사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는 점 역시 단기선교와 유사하다. 

안 교수는 “현재 전 세계에서 20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기가 없는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다”며 “선교지는 대부분 오지가 많다. 그들에게 적정기술을 전달한다면 선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것이 없어도 약간의 시간을 쓰고, 팀을 잘 구성하고, 초청하는 현지 마을이 있으면 활동비용을 지원받아 충분히 이 일을 할 수 있다”며 “교회와 선교단체에서도 소속된 사람들의 전공분야와 전공지식을 통해 새로운 적정기술과 선교 모델을 찾아내 충분히 이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정기술 통한 선교 배우고 싶다면

적정기술을 단기선교에 접목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배움의 기회도 열려 있다. 충북 보은에 위치한 보나콤 공동체(대표 강동진 목사)는 지난 2009년부터 선교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워크숍과 양계학교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풍력발전기 워크숍은 19기, 양계학교는 23기까지 진행됐다. 풍력 발전기 워크숍에서는 1kw급 풍력발전기와 블레이드를 직접 만들어 보며 신재생에너지와 적정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2017년에는 보은 보나공동체 설립 관계로 풍력 발전기 워크숍이 잠시 중단됐지만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양계학교의 경우 지난 19일 23기를 진행했고, 자영 양계법과 한방 영양제 만들기, 자가사료 및 미생물 사료 만들기 등 선교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계관련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크리스천개발협력아카데미는 오는 9월 적정기술을 포함한 총체적 개발협력 선교 교육과정을 런칭한다. 이들은 앞서 2015년과 2016년에 두 차례 시범적으로 아카데미를 개최한 바 있다.

크리스천개발협력아카데미 공동대표 이우성 박사는 “개발도상국에서 복음을 전하면 가난한 지역의 필요를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게 된다. 이제는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선교가 필요한 때”라며 적정기술을 접목한 선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AT)이란?

 특정 집단의 문화적, 환경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기술로서 일종의 사상적 운동(ideological movement)이다.

 주로 개발도상국 등에서 소규모, 소비용, 노동집약적, 효율적, 친환경적으로 쉽게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 독일의 경제학자 Dr. Ernst Friedrich Schumacher 에 의해서 제안 됨.

 

손동준 기자  djson@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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