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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박정인 목사(하늘씨앗교회)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긴 가뭄에 논은 쩍쩍 갈라지고, 밭은 타들어 갔지요. 이를 보고 있는 농부의 가슴은 상상하기도 싫은 아픔이지요. 아마도 세월호 사건 이후 지난 몇 해를 보낸 우리네 마음이 이와 비슷하지는 않았을까 합니다만 농부 아닌 제가 농부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듯 제 마음이  세월호 가족들의 마음과 온전히 같지는 못하겠지요.

이런 저런 뒤척임 때문인지 몸도 마음도 편치 않은 날들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우연히 도서관에 들렸다가 그저 표지가 예쁘고, 말이 정겨운 책을 한 권 뽑아들었습니다. 아마도 무엇에라도 위로 받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정말로 누군가 저를 오래 보면 자세히 보면 예쁘다고 사랑스럽다고 그리 말해줄까요? 아니 그 전에 제가 누군가를 오래 보고 나면, 자세히 보고 나면 예쁘다고, 사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최근 가뭄에 메말라 버린 들녘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네 마음도 저리 말라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 가뭄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워내는 생명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가 의심이 많은 존재라 그렇구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를 반성해봅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참으면 생명이 움터올 것이고 새 생명의 잔치가 열리겠지요.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니….

“여전히 외롭고 허전한 사람”을 응원하고 싶어 엮었다는 나태주 시인의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응원이 필요하고 파이팅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우리를 응원하면서도 “나에게도 응원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전에 내가 당신의 응원이 되고 파이팅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당신도 나의 응원이 되고 파이팅이 되어주십시오”라며 먼저 말 건네는 시인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시인의 노래 때문인지 책에 있는 수많은 시들 가운데 가장 짧은 한 편의 시가 제 마음에 내내 잔잔한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꽃을 보듯 보는 눈, 꽃을 보듯 보는 마음, 꽃을 보듯 대하는 태도로 세상을 대한다면, 사람을 대한다면, 일을 대한다면 세상이 달라지겠지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넣으며 되뇌어 봅니다.
‘꽃을 보듯 ○○을 본다.’

이렇게 보고 나니 예쁘지 않은 존재도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존재도 없고, 귀하지 않은 존재도 없음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보지 못한 제가 있었을 뿐 그렇지 못한 존재는 없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파이팅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니 누구에게라도 나태주 시인이 엮고, 한아롱 님이 그린 이 한 권의 책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전해지는 마음 따뜻한 노래를 통해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라는 울림이 퍼져 나가겠지요.

같이 읽은 큰 아이의 말 “아빠, 이 책 사자!” 이 한 마디면 이 책에 대해서 더 다른 말이 필요치 않겠지요.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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