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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학생들, 법 테두리 안에서 꿈꾸게 하자기대연, '대안교육기관' 등록제 제안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대안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박찬대 의원실의 주최와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의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 학생, 시민단체 등 800여 명이 자리를 꽉 매우고 토론에 참여했다.

지난 2015년 5월 교육부는 매년 5만 여 명이 학생들이 공교육 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학교를 떠나는 학생의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지향하는 대안교육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

공교육이 갖는 한계를 넘어 새로운 교육을 모색하고자 1990년대 일어난 대안교육은 20여 년 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교육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대안학교(각종학교)는 32곳이다. 하지만 2014년 교육부에서 실시한 대안학교 전수 조사대상에 따르면 237곳으로 조사됐다. 비영리법인, 민간단체(종교시설, 임의단체, 개인), 미등록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현재 50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안학교는 재학생들의 등록금과 기부금, 운영자의 자비로 운영된다. 최소한의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가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설, 교육과정 운영, 교사 선발 기준 등 인가의 문턱이 높을뿐더러 대안교육만의 자율성 침해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대부분이 비인가로 운영되기에 자칫 ‘불법’으로 간주되고,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야 하지만 새로운 교육에 대한 요구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법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독교대안학교연맹, ‘대안교육진흥법’ 제정 필요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안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학교 밖 학생들의 교육 및 학습 권리를 보장하는 ‘대안교육진흥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발제자로 나선 박현수 교장(별무리학교, 기독교대안학교연맹 법제팀장)은 “대안교육은 공교육에서 부적응한 학생이나 탈락한 학생들을 돌보는 곳이 아닌 개개인의 소질과 특성에 주목해 학생과 학부모의 학습권리 및 교육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왔다”며 “스스로 학교 밖으로 나온 청소년들이 있음을 주목하고 대안적인 삶을 추구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인정하는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대안교육진흥법’의 주요 내용은 △각종학교로서의 인가대신 대안교육기관 등록제 필요 △독립성이 보장된 대안교육기관 설립 운영 위원회 설치(학력인정이 안되더라도 대안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 중심으로 독립성 보장)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급식비‧기자재 구입비‧교과서 구입비 등)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 규정 필요(‘초중등교육법’ 제13조 및 제65조, 제67조 개정하고 의무교육의 개념을 보다 유연하게 규정) 등이다.

제도권 학교로서 인가받기 위한 기준의 문턱은 높지만, 자율적 등록제를 시행하면 시설 및 요건, 전문영역 경력자 교사 채용, 학교 이념에 따른 교육과정 자율적 운영에 좀 더 유연한 접근이 가능해지고, 교육기관으로 인정받기에 학교 밖 학생들도 법적 보호 아래 학습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재학생 50명 이하인 학교가 79.2%(2014년 교육부 전수 조사 결과)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소규모 학교들도 최소한의 법적 보호 아래 자율적 운영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등록제’를 선호하는 배경이다.

‘대안교육진흥법’ 제정에는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 규정이 필요함’도 언급됐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취학의무)제1항은 “모든 국민은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해 3월 1일에 그 자녀 또는 아동을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다니게 하여야 한다”, 동법 68조(과태료)제1항 제1호는 “취학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게는 교육감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현수 교장은 “초중등교육법에서는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설자리가 없다. 대안교육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대안교육기관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하면 취학의무를 면한 것으로 보거나 유예하는, 의무교육에 대한 개념을 보다 유연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교육부 ‘법 제정 위해 공감대 형성’해야

대안교육이 ’공공성‘과 ’자율성‘을 동시에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중요함이 지적됐다.

지난 19대 국회에는 ‘대안교육’ 관련 법률안 3건이 별도의 제정법률안 형태로 발의된 바 있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과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대안교육시설의 설치‧운영‧지원에 관한 사항을 담아 각각 ‘대안교육기관 지원 법안’, ‘학교 밖 학습자 교육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내놓았다.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안교육기관들에 대한 실체를 인정하고,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움직임으로 현장의 환영을 받았지만 법률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 이덕난 입법조사연구관은 “대안교육의 대안성을 확보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자율성’과 학교교육의 공적 활동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요구하는 최저 수준의 가치인 ‘공공성’의 유연한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대안교육 현장에서 주장하는 자율성에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육부도 ‘공공성 확보’에 대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대안학교가 본래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학생 부담금이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귀족학교’로 변질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부정적 운영에 따른 견제 장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 유정기 과정은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등록제가 될 경우 최소한의 교육 수준을 위해 책무성과 자격 요건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좋은교사운동 임종화 공동대표는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국가주도의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는 현실에서 공교육보다 자유로운 교육을 하는 대안학교가 법적 테두리 안에 들어와 학력도 인정받고 국가 지원까지 받는다고 할 때의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안교육 법제화는 공교육의 질 확대와 함께 가는 것”이라며 “교육의 양극화가 완화되고 수평적 차원에서 다양성이 용인된다면 대안교육의 법제화와 국가 지원이 일반 시민들에게 수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8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미인가 학교들을 대안교육기관이나 시설로 등록해주는 내용을 바탕으로 의무적 허가제가 아닌 자율적 등록제를 추진하는 ‘대안교육진흥법률안’ 대표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한나 기자  hann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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