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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퀴어축제' 앞두고…극단 대립합동 측, 임보라 목사 '이단성' 조사
기장 측 "동성애 혐오 근거한 교세 횡포"
지난 7일 향린교회에서 향린공동체 주최로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성 시비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동성애를 대하는 교계 내 진보와 보수의 입장 차이가 교단 간 대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예장 합동이 기장 소속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사상을 조사 중인 가운데, 임 목사가 시무하는 들꽃향린교회 등 4개 향린교회의 모임인 향린공동체가 “이단성 시비 망동을 회개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7일 열린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성 시비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향린공동체(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교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은 “이번 예장 합동의 이단성 조사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보다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담합하는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언자로 나선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먼저 ‘이단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단은 예수의 가르침을 떠나서 잘못된 신앙을 가르치는 집단”이라며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치셨던 세상과 사람을 향한 사랑의 자리를 떠나 차별과 배제로 자신의 굳건한 성을 쌓아가는, 나누지 않고 자신의 생존과 이득에만 몰두하는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이단”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임보라 목사의 이단사상을 조사 중인 예장 합동을 향해서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하는 한편, “임보라 목사는 차별에 맞서 소수자를 옹호하고 손을 내민, 그리스도의 길을 보여준 목회자”라면서 “용감한 예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비난하기에 앞서, 먼저 그 화살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교회는 이단 시비 마녀사냥 거두고 이 사랑의 길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임 목사를 옹호했다.

이어 임보라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섬돌향린교회 서병서 목회운영위원장은 “임 목사를 향한 주홍글씨는 당신들의 수준을 드러내는 일이다. 혐오를 조장하고 맘몬에게 구걸하는 것은 교회의 몫이 아니”라며 “이번 이단 시비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기자회견은 시작일 뿐, 우리의 대응이 진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서 위원장은 또 “가난과 슬픔, 소수자라서 외로운 이들에게 안식처가 되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교회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차별 없이 사랑한다”면서 “앞으로도 가난하고 세상에서 소외되고 외면당하는 소수자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변함없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향린공동체 외에도 임보라 목사를 지지하는 목회자 및 인권단체에서도 참석해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소수자 교회인 로뎀나무그늘교회를 담임하는 박진영 목사는 “모르는 것이 흠이 아니라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 교만”이라며 예장 합동을 예수를 정죄했던 대제사장과 바리새인에 비유했다. 박 목사는 “예장 합동은 자신의 권력을 약자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는커녕, 약자들을 돕는 이들을 정죄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조롱거리가 됐다”면서 “예장 합동은 율법 위에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감리회 목회자도 발언자로 나섰다. 자신을 성소수자 혐오와 배제 확산을 우려하는 감리교 목회자 및 평신도 모임인 ‘감리교 퀴어함께’에서 활동한다고 소개한 상야(常耶) 목사는 “다른 교단의 목회자를 함부로 판단하는 오만방자함이 개탄스럽다”며 “이는 한 교단,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든 교회의 문제다. 퀴어신학에 대한 안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횡포에 감리회가 함께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감리회 목회자와 평신도들도 함께 기도하며 행동하며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말 연석회의를 가진 감리회 등 ‘한국교회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는 동성애와 퀴어신학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임 목사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는 등 예장 합동의 이단성 연구에 공조키로 한 바 있다. 감리회는 지난해 초 개정된 ‘교리와 장정’ 재판법 제3조에서 목회자가 범하면 안 되는 범과의 종류를 기술한 조항을 나열하며, 8항에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라고 명시하고 이를 범한 목회자에 대해서는 정직·면직 또는 출교에 처하기로 정하고 있다.

끝으로 향린공동체 교우 일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는 “예장 합동의 이단성 조사는 아무런 정당성을 담보하지 않으며, 신학적 준거도 희박할 뿐 아니라 단지 동성애 혐오에 근거한 교세의 횡포”라며 “편협한 이분법적 선악 구도에 사로잡혀 있는 교권주의자들은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고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임보라 목사에 대한 마녀몰이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이단대책위원회(위원장 진용식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권오륜 목사) 소속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에게 ‘퀴어성서주석’ (Queer Bible Commentary·QBC) 번역 발간과 관련, 이단사상 여부를 조사하겠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타 교단 소속 목회자를 조사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이후 임 목사는 적극 대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는 14~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동성애 문제가 한국교회 내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원희 기자  whjung@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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