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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엔카페] 마음 드러내기박정인 목사(하늘씨앗교회)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이덕주 지음, 신앙과지성사, 2017. 4. 21

예배 인도자로 설교자로 강단에 서서 교우들을 대할 때 마다 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대부분 잘 감추며 예배를 드리지만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과 떨림 보다 제게는 당장 눈앞에 마주한 교우들을 향한 미안함이 더 무겁게 느껴져 가끔은 그 미안함을 표현하고야 맙니다.

잘 감추어야 하는데 감추지 못하고, 잘 표현해야 하는데 잘 표현하지 못해 때로 오해를 사기도하지요. 오래전 모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담당하고 있을 때 중고등부 선생님들, 부모님들과 함께 기도회를 가지면서 제가 우리 중․고등학생들을 향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을, 목숨 다해 사랑하지 못했음을 용서해달라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기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고백은 잘 해보자는 이야기였음에도 전달력의 부족이었는지 이후 담임목사로부터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느냐? 왜 학생들을 목숨 다해 사랑하지 않느냐?”는 질책을 당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처럼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사실 조금 멀리하고, 조금 가려 놓으면 알 수 없음으로 인해 생긴 신비가 사람들의 오해(?)를 통해 큰 대과 없으면 그저 좋은 사람, 능력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기 쉬운데 자기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 소지가 다분하지요. 어쩌면 이것이 목사들이 사람들과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학대학의 교수님들은 목사이긴 하나 교회를 담임하지 않으니 교우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되고, 학생들과도 교수와 학생, 스승과 제자라는 거리두기를 통해 자기 삶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학문적인 이야기만을 하면서 그 자리가 주는 권위만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지요.

은퇴를 1년 앞두었으니 굳이 자신의 신앙, 자신의 신학을 밝히지 않아도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데 게다가 한국교회사가 전공이니 다른 이들의 이야기, 다른 이들의 말임을 피력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치 남의 말인 듯 인용하면 지금까지의 평판을 유지하면서 원로가 되어 폼 잡을 수도 있을 터인데 “내 이야기와 내 신학을 들려 달라는 제자들의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 책을 집필했다”며 자신의 신앙 이야기, 살아오면서 감추고 싶었던 이야기들까지 담담한 어조로 그러나 진솔하게 고백하는 이덕주 교수님의 신앙 이야기가 바로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이지요.

“내 힘으로 너희 삼남매를 키울 수가 없구나. 그래서 어제저녁 예배당에서 기도하던 중 너희를 하나님께 바치기로 작정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너희는 내 자식이 아니라 하나님 자식이다. 그런 줄 알아라”고 하신 어머니 고 윤태신 권사님의 말로부터 이 책의 제목의 유래와 자신의 신앙 이야기의 모체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서두에 제가 말씀드린 미안함이 바로 책의 제목을 대하는 제 자신의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제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신 윤태신 권사님에 비하면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교회에 함께하는 아이들을 제 아이들과 똑 같이 사랑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알기에 더 미안할 뿐입니다.

학생들의 강의평가에 대해 “지난 학기 이덕주 교수의 ‘한국교회사 개론’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지난 학기 수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잦은 수업 변경, 휴강, 교수의 불성실한 수업 준비로 인해 수강생들에게 폐를 끼친 점을 통절하게 자책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여러분의 애정 어린 강의 평가를 가슴속에 담아 두고 보다 성실한 교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년 8월. 이덕주”라며 공개적인 대자보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참 스승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이십년도 넘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고백하는 만보와 그 고백에 화답 하듯 자신도 잘못했다며 서로 용서하자는 향산이 손을 잡았을 때 두 사람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아! 이렇게 용서를 빌고, 용서하며 살아가야지 하는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되지요.

30년 만에 마주한 신학 동기생 정민종 목사님의 무덤에서 그리고 어머니의 삶을 통해 받은 메시지가 모두 ‘사랑’이었다며 “남은 날 동안 내게 주어진 사람과 일들을 사랑하는 것으로 ‘내 할 본분’ 삼으리라” 결심하는 노(老)교수의 신앙 이야기는 무덥고 습한 여름에 청량제와 같이 우리를 시원하게 합니다. 평화~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이덕주 지음 / 신앙과지성사 / 2017. 4. 21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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