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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 병원 건축보다 사람 키워야”장기 선교 준비하는 비뇨기과 전문의 김현주 목사
   
▲ 만나교회 부목사이자 연세엘림비뇨기과 원장인 김현주 목사는 조만간 케냐 장기 의료 선교사로 떠난다. 위 사진은 미얀마 의료선교 당시 김 목사가 고통을 호소하며 찾아온 승려를 진료하는 모습.

의료선교 기획 3

본지는 앞서 지난 2주간 ‘의료선교’를 주제로 집중 기획을 진행했다. 특별히 첫 번째 기획에서는 김안식 선교사(네팔)와의 인터뷰를 통해 감리회 장기의료선교사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를 전한바 있다. 2주에 걸쳐 취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만간 장기 의료선교를 떠날 감리회 선교 지망생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관련 내용을 지면에 소개한다.

만나교회(담임 김병삼 목사) 부목사이자 동시에 연세엘림비뇨기과 원장으로 시무하고 있는 김현주 목사를 최근 분당에 위치한 병원에서 만났다. 비뇨기과 전문의이자 목사로서 흔치 않은 길을 가고 있는 김 목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가 준비하는 새로운 의료선교의 모델을 들어봤다.

 

비뇨기과 전문의 목사

1960년생인 김현주 목사는 4대째 뿌리 깊은 감리회 가족이다. 아펜젤러 선교사로부터 전해진 감리회 신앙의 유산은 청년 김현주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의대에 가기 전 의학과 신학을 함께 하리라는 소명을 받았고 소명 그대로 98년 의학박사과정을 마친 뒤 1999년 감신대 목회신학대학원(M.div)에 입학했다.

M.div 과정을 마친 이후에는 분당의 불꽃교회에서 3년간 수련목 과정을 거친 뒤 2005년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이후 불꽃교회와 만나교회에서 10년간 선교목사로 시무했다.

김 목사는 의사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비뇨기과 전문의과정을 마친 뒤 강남차병원 불임센터에서 비뇨기과 과장과 남성의학연구소 소장으로 12년간 남성불임환자를 진료했다. 2003년에는 국내 한 일간지가 실시한 ‘가족이 아플 때 치료를 믿고 맡기고 싶은 의사’ 설문에서 남성불임분야 ‘베스트닥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9년부터는 단기의료선교를 시작해 매년 두 차례 중국과 인도네시아 단기팀을 이끌어왔으며, 인도네시아 쯔나미와 미얀마 싸이클론, 아이티 지진 등 긴급구호사역에도 참여했다.

김 목사는 주로 교회에서 선교파트를 맡아왔다. 안산에 위치한 경일고등학교 교목으로도 협력사역을 하며 한 달에 한번 씩 채플 설교를 맡고 있다.

사역준비는 보통 주중에 진료가 뜸한 시간에 한다. 주로 저녁시간은 사역으로 채워진다.

김 목사는 목사 안수를 받은 2005년부터 10년간을 그야말로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남들은 한 번에 하나씩 해내기 힘든 일을 동시에 병행해야 했지만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에 최선을 다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회고했다.

 

김현주 목사

이제는 전문인 선교

김 목사는 남성불임의 전문가이자 부부관계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남성건강과 관련해 진료를 하다 보니 교회 내 많은 성도와 목회자들이 남성기능 저하에 따른 부부관계에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목사는 이런 이들을 돕기 위해 ‘건강한 성’을 주제로 클리닉을 열어왔다. 성이 건강하게 표현되지 못하면 신앙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다.

김 목사는 “남성(男性) 하면 성기능만 생각하는데 사실 성기능 저하는 갱년기의 한 부분이다. 남성호르몬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첫 번째 증상이 바로 ‘무기력’이다. 무기력증이 오면 자꾸 처지고 성기능이 떨어지면서 부부관계에도 이상신호가 온다. 대부분의 50대가 다 겪는 증상이니만큼 건강문제로 접근해서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그동안 교회에서 중년부부의 성 문제가 다뤄지지 못하면서 어두운 부분으로 남아있다”고 진단하면서 “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신앙도 건강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건강한 성에 대한 세미나를 요청이 오는 대로 해왔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같은 현상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모든 선교지의 나라에서 50대 이상이라면 비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비뇨기과 전문의’로서의 전문성이 선교지에서도 귀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10년간 하나님께서 제게 왜 목사와 의사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함께 하도록 하셨을지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답이 보입니다. 변화하는 선교현장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전문인 선교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인 선교를 하며 그 나라의 필요를 채우는 동시에 자립할 방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김 목사는 그동안 의료선교에 공을 많이 들였던 케냐를 바라보고 있다. 5년째 케냐를 들어가면서 현지의 한인교회 및 타 교단 의료선교사들과 관계를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전문성에 협력을

김 목사는 케냐 사역을 새롭게 병원을 세우기는 방식보다는 기존에 설립돼 있는 병원과 학교 시설을 활용하는 ‘협력 모델’로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대부분의 세계 의료선교의 추세 역시 ‘소형화’되고 ‘협력을 도모하는 형식’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목사는 “과거 해왔던 것처럼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거액을 들여 병원을 세우는 모델은 더 이상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호언했다. 한국교회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인데다 많은 선교지의 경제상황이 나아지면서 자체 보건시스템을 갖추게 되고 일방적인 병원 건축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

김 목사는 케냐의 상황을 예로 들면서 “케냐 내에 8개 의대가 있는데 교수요원의 부족으로 그중 3곳만 운영되고 있다”며 “케냐 감리교단 산하의 메루 의대와 정부병원이 한인의료선교사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이번에 길이 열렸다. 현재 타 교단에서 파송한 2명의 한국 의료선교사(산부인과, 일반외과)가 교수로 일하고 있고 저와 현지인 교수 2명이 합쳐지면 2명의 의대생을 레지던트로 받을 수 있게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그동안 한국선교는 보이는 데에 집중한 반면 ‘사람 양성’에는 인색했다. 한국교회가 열심히 해온 선교의 장점이자 맹점이 바로 보여지는 부분”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메루 대학교의 사례가 갖는 의미가 깊다. 현지 학교에서 현지의 인재를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수백억을 들여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또 “전문의 양성과정은 ‘제자화’라는 측면에서 선교적으로 매우 탁월하다”며 “메루병원의 진료 질을 끌어 올리고 파견 나오는 5~6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주 본격적인 준비를 앞두고 현지를 둘러볼 겸 아내와 함께 케냐 단기사역을 다녀왔다. 이번 사역에는 만나교회 의료선교팀 소속 의사 3명과 간호사 2명도 참가해 8박9일간 재활의학과와 치과, 비뇨기과 등의 진료를 진행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연합과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모델이 이번 기회에 정립되고 알려질 수 있도록 선교지에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면서 “좋은 사례로 한국 선교계에 신선한 충격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손동준 기자  djson@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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