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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엔카페] 그래서 내가 널 보냈다박정인 목사(하늘씨앗교회)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 지음, 오래된미래

출판 된지 오래 되었고, 꽤 오랜 시간 저의 책장이 꽂혀 있었지만 ‘잡았다’ ‘놓았다’ 반복할 뿐 읽지 않은 책, 읽고 싶었지만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언제나 외면당하던 책을 마침내 손에 잡았습니다. 피하고 피하던 책을 왜 손에 잡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핑계를 대자면 예년의 더위와는 전혀 다른 더위 때문인지로 모르겠습니다. 결국 오래된 숙제를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건만 아니나 다를까 읽는 내내 책장을 넘기는 손의 움직임만큼 눈으로 손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아 이럴까봐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예기치 않은 부름에 대한 응답으로 가게 된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이 인생이 허무하다며 죽음을 고민했던 열여덟 살 소녀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게 되고 결국 신이 자신을 죽일 때까지 해야 할 일을 찾아내어 ‘전 세계 고통받는 아이들과 함께한 배우 김혜자 선생님의 10년의 기록’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들었던 철학교수의 말마따나 “삶에는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이 있다”(83)는데 본질적인 것이란 “굶어 죽어가는 아이에게 음식을 먹여 살리는 것, 전쟁을 중단하는 것,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것, 이것들이 나는 본질적인 일”(83)이라 그 본질적인 일을 하며 살아낸 삶의 기록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생겨나기를 바라면서 자신은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으니”(262) 이 일을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하겠다 다짐하기에 “아이들아, 제발 견뎌다오. 죽지 말아라”(140)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합니다.

직접 가서 현장을 보지 못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눈시울이 뜨거워진 저로서는 “세상 사람들에게 내 눈을 빌려주고 싶습니다. 이 고통 받는 아이들을 보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내 두 팔을 빌려주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을 꼭 껴안아주라고”(90)라고 말씀하신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통의 현장을 접하면서 선생님은 이 고통을 만들어낸 전쟁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 자신이 종교인이면서도 나는 가끔 종교라는 것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종교든 다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킨 것이 바로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종교나 신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내세도, 천국도, 이념도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런 것들이 나는 다 싫습니다. 그냥 순수한 인간과 동물과 꽃, 나무들만 존재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싸울지 않을 테니까요.”(141)

그렇지요. 세상에 많은 악이 있고, 때로 무엇이 악인지 규정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쟁’은 악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에 기대지 않은 침략은 없습니다. 그것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침략전쟁은 악입니다. 전쟁을 용인하는 아니 선동하는 모든 것은 악입니다. 그런 악 때문에 너무도 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런 현실을 보며 사람들은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녀는 신에게 항의했습니다.

“왜 당신은 이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가요?” 그러자 신이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널 보내지 않았는가?” “생각의 차이, 종교의 차이, 능력의 차이, 피부색의 차이는 필요합니다. 지구는 다양성이 꽃 피어나는 곳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은 나눠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니까요.”(198) 신이 보낸 바로 그 사람이 누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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