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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마음’을 지켜야 한다953호 사설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한 달여의 협상 끝에 지난 16일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을 출범시켰다. 한기연이 이날 창립총회에서 통과시킨 정관 및 운영세칙에는 그동안 한국교회의 병폐로 지적돼온 임원 선출에 대해 선거가 아닌 추대 방식으로 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한기연 대표회장은 1000교회 초과 교단총회 대표들을 포함해 1000교회 이하 교단총회 대표 중 5인, 단체협의회 대표 1인 등으로 구성된 상임회장단에서 천거한 뒤 총회에서 추대하는 방식을 취했고, 후보는 교단 규모에 따라 가군(5000교회 초과 교단)·나군(5000교회 이하 1000교회 초과 교단)·다군(1000교회 이하 교단)으로 구분해 가-나-가-나-가-다 순으로 각 군별에 따라 해당 군에서 선정토록 했다. 다만 대표회장 후보자의 자격을 회원교단의 ‘현직 교단장’으로 하되 교단총회에서 당해 연도 대표를 역임한 자도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한기연은 이번에 채택된 정관을 오는 12월 열릴 제1회 정기총회 이전(11월 30일)까지만 잠정적으로 사용하고, 임시로 조직된 집행부의 수정·보완을 통해 최종 정관 작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한교연 통합추진위원회는 향후 갈등의 여지를 두지 않기 위해 한 사람이 여러 직책을 겸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었고, 한기연의 기본 정신을 위배하거나 연합 정신에 어긋날 경우 도덕·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때는 불신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일단 한국교회는 연합단체와 교단총회를 비롯해 평신도 단체에 이르기까지 선거철만 되면 불법선거와 금권 선거 논란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아왔던 만큼, 한기연이 출범 초기부터 한국교회 신뢰 회복에 대한 고심을 담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보면 한국교회 안에 불법선거와 금권선거가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돈 안드는 선거풍토가 사회적 공감대를 넘어 매표행위나 불법선거는 곧 ‘자살행위’라는 인식이 일반화된 지 오래다. 오히려 선거에서 돈을 많이 쓴 후보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세무조사까지 감당해야 하고 시민운동단체들의 적극적인 낙선운동까지 넘어서야 하니 사실상 ‘자살행위’와 다름없다.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법적·사회적 재제가 제대로 기능하게 될 때 불법선거·금권선거는 사라질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는 당위성 차원의 문제를 넘어 불신의 극단을 걷고 있는 한국교회의 절실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유 역시 분명하다. 이미 연합기관과 교단총회 대표자 선출과정에서 드러난 교회정치 타락상의 근본 배경이 금권선거에서 시작됐으니 이러한 타락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우리 스스로 그 시발점인 선거풍토를 깨끗하게 해야 하는 것이 자명한 이치다. 또 매년 수십 수백의 교단총회와 연합기관 그리고 산하 조직에서 각종 선거가 치러지는 판국에 금권 타락선거 행태가 지속된다면 교회 내 부패구조가 악화되고 한국교회와 속한 성도들의 경제마저 거덜날 위험성 역시 커진다.

금권선거는 교회의 건강성과 신뢰도를 증발시키고 건강한 사역정신마저 좀먹는 패망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목회자와 성도, 교단총회 그리고 에큐진영과 각종 탈을 쓴 유령 단체들까지 금권선거에 앞장서는가 하면, 금품을 살포한 후보자의 약점을 잡아 밥벌이를 하려 드는 파렴치한 작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한국교회의 선거 현실은 망국적 요인이 중첩된 혼미한 상태에 있다.

투표권을 가진 목회자와 성도는 후보자가 뿌리는 악한 돈이 결국은 더욱 커다란 악으로 정상배(政商輩)와 모리배(謀利輩)들에게 되돌아가면서 ‘부패하고 신뢰할 수 없는’ 한국교회의 구조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불법·금권선거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법적·사회적 재제가 제대로 기능하게 될 때 사라질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성도 각자가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마음’을 지키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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