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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앤카페] 우리 시대 여성을 만나다박정인 목사(하늘씨앗교회)
   
▲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민음사.

부부교육을 할 때 던지는 첫 질문이 있습니다. “남편들 가운데 집안일 도와주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아내 중에 남편이 집안일 도와준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손을 번쩍 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점점 손을 들지 않는 분들의 숫자가 적어지는 추세입니다. 남편들은 자신이 무슨 대단한 일을 한 양 의기양양하게 손을 들고, 아내들은 손을 들지 않은 다른 이들을 보면서 자신들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자랑하듯 손을 듭니다.

손을 들어 답하신 분들을 쓱 흩어 본 뒤 저는 이내 손을 들지 않은 분들의 편에 서서 발언을 합니다. 짐짓 사실이 그렇지 않음을 알면서도 집안일은 누가 누구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손을 들지 않으신 것이라며 집안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돕는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집안일은 돕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많은 가정에서 집안일을 남편들은 아내의 일을 도왔다가 표현하고, 아내들은 남편이 도와주었다고 표현합니다. 그럴 거면 단어의 표현을 집안일이라 하지 말고 아내일 또는 여자일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표현은 바뀌었는데 상황은 변화하지 않고, 상황은 조금 바뀌었는데 내면의 깊숙한 의식을 변화되지 않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표현이 ‘집안일’에 따른 성 역할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생각을 지닌 제가 작년 연말부터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것은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15년의 사건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주인공 김지영의 삶을 태어난 1982년부터 스케치하듯 그리면서 결국 2016년의 마무리를 통해 남성 중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할 뿐 아니라 과연 변화될까를 의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읽는 동안 무미건조해 보이는, 그래서인지 더욱 소설보다는 르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작가의 특이한 표현방식과 내용의 전개는 소설 속 주인공만이 겪는 일이 아니라 우리 시대 여성 대부분이 겪었을, 고민했을 이야기여서 그런지 동의하라 강요하지 않아도 동의가 되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됩니다.

약간이 아쉬움이라면 작가의 말과 해설은 차라리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작가의 말과 해설이 끝부분에 배치되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마치 이렇게 읽는 것이 정석이야, 이렇게 읽어야만 하는 굳어진 틀처럼 82년생 김지영을 만나면서 각자의 삶 속에서 만난 김지영을 떠올리는데 오히려 방해되지 않았나 합니다.

지영이가 했던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이, 화가 나서 튀어나온 말들이 그리고 다른 대상 덧입어서야 겨우 말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남자라면 들어야 하고, 여자라면 해야 하는 그런 말이 아니었을까요.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려 책을 꺼내 드니 아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신은 재미없을 거야.” 무슨 뜻이었을까요? 소설을 잘 읽지 않는 제가 소설을 읽는다니 한 말이었을까요? 아니면 남자인 당신은 재미없을 거라는 뜻이었을까요? 다 읽은 후에도 차마 무슨 뜻이었냐고 묻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제가 이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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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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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별이 2017-09-13 22:18:22

    반국가·반사회·반종교는 누구인가
    진실을 알자
    기독교방송 CBS가 ‘새 하늘 새 땅(신천지예수교회)은 반국가·반사회·반종교’라고 대한민국 전역과 온 세계에 알렸다. 하나 신천지예수교회는 성경의 약속같이 6,000년 인류 세계 중 최고의 진리의 성읍이요 공의 공도임을 자랑한다.
    “반국가·반사회·반종교는 거짓말하는 한기총과 CBS이다.”
    이 말은 성경 앞에서 시험을 쳐 보아 누가 참이고 누가 거짓인지 알게 됨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
    신천지예수교회를 이단 사이비라고 한 한기총은 낡고 부패해서 교인 수가 급감했으며, 두 개, 세 개로 갈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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