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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앤카페] 나에게 주는 선물대신교회 김성호 목사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시집, 열림원.

예전에 기도에 관한 세미나를 교회에서 진행하고, 강사로 오신 목사님을 기차역까지 모셔다드린 적이 있다. 세미나에 참석하셨던 분 중에 70세 이상인 분이 많았다. 강사 목사님은 세미나를 마치고 가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많은 분의 삶이 기도였을 텐데….” 아직도 이 말의 강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사실 그분도 암과 싸우시면서 하루하루를 사시는 분이셨고, 그분의 삶이 무엇보다 기도였을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삶 속에서 간절함을 보셨을 것이다.

인간의 내면에는 간절함과 함께 외로움도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시인 정호승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그의 시 ‘수선화에게’에서 노래했으리라. 우리는 그 외로움에 대한 시인의 고백에 공감하며 외로움을 달랜다. “많은 분들의 삶이 기도였을 텐데…”라는 말씀을 “많은 분의 삶이 시였을 텐데…”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삶에 한 축에 간절함이 있다면 또 축에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가을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독서의 계절이 뭐 따로 있겠느냐마는 어떤 면에서 가장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순간이 가을이라고 한다면(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을만큼 시를 읽기 좋은 계절이 또 있으랴. 이 감수성의 축제 기간에 정호승 시인의 시집 한편을 추천한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집 제목은 ‘수선화에게’라는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수선화에게’라는 시는 인간에게는 숙명과 같은 외로움에 관한 탁월한 감성을 선물한다. 그 선물은 통찰이 되며 진정 위로가 된다.

이 시집에는 80편의 아름다운 시들이 담겨 있다. 사회의 우울한 면과 소외된 사람들의 슬픈 현실에 대하여 따뜻한 관점과 애정의 시선으로 함께 했던 시인이, 현실 세계에 대한 통찰과 인생에 대한 사랑과 외로움의 감성으로 그려내는 이 작품들은 하나같이 내 마음 같다. 시인은 책머리에 이렇게 쓰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시인이다.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누구나 다 시가 들어 있다. 그 시를 내가 대신해서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당신의 가난한 마음에 이 시집의 시들이 맑은 물결이 되어 흘러가기를….”

표현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내 마음처럼 표현해 준 시인에게 고맙다. 잘 표현 못하는 나의 외로움과 사랑, 그리고 세상을 향한 연민을 시적 언어로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시인의 말대로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누구나 그 내면에는 시가 들어 있다. 맞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시를 마음에 두고 세상에 꺼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시인은 잘 알고 고맙게도 “그 시를 내가 대신해서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라고 위로해 준다.

정호승 시인의 시들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의 마음이며 느낌이다. 이 가을의 시작에서 하루 한두 편씩 읽다 보면 보다 풍성해진 마음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한 해를 정리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하루 한 편씩 시를 읽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주는 또 하나의 좋은 선물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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