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목회와 신학
“작다고 무시마세요”…희망된 작은교회다양한 사역 통해 한국교회 가능성 제시
9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2017 작은교회 한마당’이 열렸다. 사진은 행사장에 부스를 설치하고 사역을 홍보 중인 백석교회의 모습.

“한국교회 80% 이상을 차지하는 작은교회들이 저마다 독특한 비전을 품고 지역사회에서 실현해 나간다면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작은교회가 함께함으로써 탁월한 영향력을 세상에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9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진행된 ‘2017 작은교회 한마당’에 참여한 신석현 목사(백석교회)는 작은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로서 사역 가운데 경험한 작은교회의 장점과 가능성에 대해 자신 있게 피력했다.

그는 지난 1999년 경기도 일산신도시 내에 교회를 개척한 뒤 20년 가까이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개척 당시 지역사회 내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던 중, 한 환경운동가 성도가 출석하게 되면서 환경보호에 앞장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을 나아갈 방향으로 잡았다.

백석교회는 지난 2000년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함께 ‘초록가게 1호점’을 설립해 지역사회 속에 환경선교를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교회 내에 옷걸이대를 세워놓고 성도들 간 입지 않는 옷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시작이었지만, 호응이 잇따르자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범위를 확산시킨 것이다. 재활용 물품들을 포함해 친환경 제품 등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 전액은 환경선교를 위해 사용된다.

신석현 목사가 백석교회 환경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 목사는 개척 초기부터 줄곧 성경을 바탕으로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허락하신 자연을 보호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의 목회 방향에 따라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품 사용, 이산화탄소 줄이기 등 환경운동에 참여했고, 이제는 성도 개개인이 모두 환경선교사가 되어 주변에 재활용품 사용을 권면하고, 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백석교회는 얼마 전부터 기존의 재활용운동을 넘어선 ‘새활용운동’을 새롭게 전개하고 있다. 재활용(recycling)이 쓰지 않는 물품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라면 새활용(upcycling)은 안 쓰는 물품으로 새로운 물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이 단순히 쓸모가 없어진 물품이 쓸모로 하는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이라면, 새활용은 쓸모가 없어진 물건을 변형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그 자체적으로 쓸모 있게 만드는 것이다. 백석교회가 마련한 업사이클링 공방에서는 각종 수업을 개설돼 성도들과 주민들이 새활용품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이 펼쳐진다. 이날 행사장에도 교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만든 각종 새활용품이 전시됐다. 안 입는 청바지를 활용한 조끼와 치마, 가방, 모자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교회가 펼치는 다양한 활동은 지역사회 내 교회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신석현 목사는 “많은 주민들이 초록가게와 업사이클링 공방을 통해 교회의 문턱을 넘고 있다"며 ”작은 일이 모여 큰일을 이루는 것을 경험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성장주의와 물량주의에 빠져있는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서 ”작은교회는 사역을 해 나갈 때 범위는 좁지만 깊이 있게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성도들과 함께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성도들의 관심 영역의 범위, 생각의 지경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한다“면서 ”작은교회가 일어서면 반드시 한국교회의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어려운 농촌교회의 현실 가운데 자급자족하며 도시교회와의 교류·협력으로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는 동면교회(박순응 목사)도 부스를 차리고 홍보에 나섰다. 박순응 목사는 지난 1994년 부임 이후 직접 농사를 지으며 목회하고 있다. 농촌교회이기에 농촌의 생산과 교육, 문화, 생명,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 동행하며 목회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자급자족을 넘어 안전한 먹을거리의 신앙관을 목적으로 생산물 직거래를 펼쳐왔고, 지금은 감리회 농도생활협동조합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목사의 아들로 평범한 목회자의 길을 가고 있던 박 목사가 농촌 목회를 시작하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면서 진심이 전해졌고, 이제는 복음과 함께 친환경농법을 전하는 등 자연전도사이자 지역 경제를 살리는 일꾼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하게 하고 있다.

농사를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더 가까이 알아가고 있다는 그는 “큰 교회를 담임하는 동료 목회자들을 보면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빡빡하게 보내고 있는 것을 본다”며 “나 역시 바쁘게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를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된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작은교회는 다양한 부분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다양성이 장점이다. 큰 교회가 담보할 수 없는 다름을 인정해줄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 “작은교회 간에 서로 보완하며 협력해나간다면 충분히 한국교회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큰 교회 안에서도 작은 모임들이 샘플로 생기는 등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여했다는 선한목자교회 박창수 목사는 “작은교회라고 하면 큰 교회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흔히 사용되고는 하는데, 보통 클수록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작기 때문에 가능한 영역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작은교회의 장점으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박 목사는 “대형교회의 경우 하나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할 때, 충분한 검토와 검증 후에 적용해야 하지만 작은교회는 이 부분에 있어 유동적”이라면서 “특히 교인들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하고 교류함으로써 큰 교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과정을 거쳐서 결과를 거두는 만큼, 얻어진 결과물 역시 목사 개인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다. 모두가 가까이에서 생동감을 경험함으로써 교회를 향한 애정 또한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5회째로 진행된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2017 작은교회 한마당’에는 이밖에도 여러 감리교회들이 참여해 각자 교회만의 다채로운 사역을 안내했으며, △마을·지역운동 △민주적 교회정관 △건물 없는 교회 △교회 분립 △환경생태운동 △소수자운동 등 주제에 따라 100여개 교회 및 단체들이 소개됐다.

정원희 기자  whjung@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원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