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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를 세울 책무, 우리의 몫이다

지난달 27일, 제32회 총회 입법의회 폐회 직전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 이풍구 장로 등 176명이 서명해 올린 사회재판 관련 처벌에 대한 개정안이 재석 337명 중 찬성 243명, 반대 89명, 기권 5명으로 여유 있게 통과됐다.

해당 개정안의 내용은 ‘감리회 재판법이 정한 범과의 종류를 규정한 제3조 중 15항에 해당하는 이는 1년 이상의 정직에 처한다’는 현행법에 3항을 추가하는 동시에 처벌기준을 ‘출교’로 강화했고, ‘교회재판을 받은 후 사회 법정에 제소하여 패소하였을 경우 출교에 처한다’는 내용을 더했다. 범과의 종류 3항은 교회재판을 받기 전 교인 간 법정소송을 제기하거나, 교인의 처벌을 목적으로 국가기관에 진정 또는 민원 등을 제기하는 행위이고 15항은 감독·감독회장 선거와 관련해 교회재판을 받기 전에 사회 법정에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를 말한다.

개정안 현장 발의와 관련해 장로회전국연합회는 교회재판을 받은 후 과도하게 사회법정에 제소해 교회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막대한 감리회 재정과 행정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함이라며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표결 결과와 달리 현장 여론은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악법 중의 악법”, “감리교인인 게 창피하다”,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등 비난 의견이 빗발쳤고,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공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해당 법안은 ‘고소권 박탈로 인한 기본권의 제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소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기관에서 수사의 단서로 해석해 왔다. 대한민국 헌법 역시 고소권에 대해 규정을 하지 않고 있다. 개인의 사적인 보복을 금지하고 국가에 기소와 처벌의 권한을 독점시킨 현대 사법체계에서, 피해를 본 개인은 국가와 단체를 상대로 사법절차를 개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

현행 형사소송법 역시 국가기관인 검사가 고소나 고발사건을 불기소할 경우 모든 당사자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에 항고 뒤 그 결정이 타당한지를 묻는 ‘재정신청(裁定申請)’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정신청은 일제강점기 하에서 경찰과 검찰의 횡포를 경험했던 대한민국의 입법자들이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에 대한 견제 장치를 위해 마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국민의 기본권인 고소권을 감리회가 귀찮고 돈도 많이 들 뿐 아니라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그런데도 감리회 구성원들의 기본권인 고소권을 박탈하고자 한다면 관련 조항에 대해서는 엄격한 척도인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검토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비례성 원칙의 판단 척도인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법익의 균형성 모두가 빠져 있다.

만약 고소권이 사법 절차상의 법적 권리에 불과하다는 판단으로 감리회가 공동체의 고유한 신앙과 윤리, 전통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해당 법안의 통과 여부를 결정하려 했다고 한다면 공동체의 질서 유지가 ‘하나님의 의’라는 믿음의 진리를 수호하는 데 반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감리회 공동체가 처한 현실은 사익을 거부한 채 하나님의 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선 의인과 사익을 위해 여러 사람을 고소한 뒤 합의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공갈·협박범을 구분해야 하는 지극히 도덕적이고 상식적인 기준 조차 모호하다. 오히려 불법을 자행한 자들이 부끄러움은커녕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감리회 공동체를 비웃듯 버젓이 활개 치는 현실이다.

결국, 해당 법안이 시행된다면 마땅히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 검증받아야 할 감리회 지도자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착오와 감리회의 재판법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만을 낳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공의(公議)’로 인간의 역사를 이끄셨다. 그분의 공의를 바로 세울 책임은 성도들에게 있으며 현시대의 공의를 세우는 일을 위해 감리교회가 부름 받았음을 자각해야 한다.

기독교타임즈  journalist.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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