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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이 현실로…명성교회 '父子 세습' 단행논란 속 하루만에 사임 및 취임 '속전속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대 장로교회’로 손꼽히는 명성교회가 기습적으로 세습을 단행했다. 지난 2015년 은퇴와 동시에 원로로 추대된 바 있는 아버지 목사는 또다시 원로로 추대됐고, 아들 목사는 44세의 나이에 새롭게 10만 명 성도들을 이끌게 됐다.

명성교회가 12일 저녁 ‘김삼환 원로목사 추대 및 김하나 목사 위임예식’을 열고,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제2대 담임목사로 맞아들였다.

김삼환 목사는 이날 예식에서 “주님께서 늘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넘치는 은혜를 부어주셨다. 많은 기도와 눈물이 이 자리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이 교회를 섬길 김하나 목사도 많이 힘든 길을 걷도록 주님께서 십자가 지워 주셨지만, 여러분과 함께 주님이 감당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실 것이라고 확실히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전한 김하나 목사는 “사랑하는 당회장 목사님께서 이 교회를 위해 눈물로 무릎으로 수많은 세월을 보내셨고, 여러 성도들의 기도로 교회가 세워졌다.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반드시 아름답게 이어가 주실 것”이라면서 “우리 명성교회는 오직 주님의 교회이고, 영원토록 주님의 교회로 남을 줄 믿는다. 제게는 막대한 책임이, 그리고 너무나 큰 사랑의 은혜가 주어졌지만 분명히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세습을 둘러싼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듯 한 발언도 이어갔다 “세상과 교계의 우려를 공감한다. 그 소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그 우려가 우리에게 해당되지 않음을 증명해 내야 한다”며 “부족하고 마음 아프지만 우리가 걷기로 한 이 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길을 걷되, 다만 기꺼이 하나님 앞에 더 겸손해져야 한다. 특별히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저는 정말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다. 여러분들이 잘못 고르셨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못하셨다”라면서도 “그러나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을 믿는다. 원로목사님의 목회를 마음에 잘 새기고 이어받아 하나님께서 더욱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기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섬기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명성교회 주변에는 오전부터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공동대표 김동호 목사·백종호 교수·오세택 목사, 이하 세반연) 등 세습 반대를 외치는 기독인들의 시위가 계속됐다. 예배당 안에서도 예식 도중 한 성도가 “세습은 안 된다”고 소리를 지르다가 끌려나오는 장면이 목격됐고, 곧이어 교계 언론을 비롯한 취재 역시 제한됐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피해를 입은 기자도 발생했다.

한편 이날 위임예식 개최는 하루 전 열린 당회에서 결정된 사항으로 대부분 교인들은 주일 당일 주보를 보고서야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삼환 목사도 이날 주일예배 광고에서 “다음 주부터 우리 교회 강단을 김하나 목사가 이어받게 된다”고 알리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담임목사를 떠나보낸 새노래명성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주보에 실린 ‘담임목사가 사임한다’는 짤막한 문구가 전부였다. 김하나 목사는 주일 3부 예배 설교 후 사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무 생각을 할 수 없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피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다”면서도 “결정에 대한 책임은 내가 다 지겠다. 성도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뜨거운 논란 속에 의혹은 곧 현실로 벌어지고 말았지만, 저지하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저녁 장로회신학대학교 재학생들은 14일 저녁 세반연과 함께 ‘명성교회 세습반대 기도회’를 열고 지속적인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가결한 노회 결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총회 재판국에 제기하는 동시에 사회 법정에도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정원희 기자  whjung@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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