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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재판,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964호 사설

중부연회가 지난달 30일 ‘공금유용 및 재산손실 등’ 혐의로 연회 심사위원회가 기소한 현직 본부 행정기획실장과 전직 감독 등 4명에게 기소 결정을 공식 통보했다. 감리회 헌법인 교리와 장정에 따라 행정책임자인 해당 연회 감독은 이들 모두 기소된 이의 직임을 정지해야 하지만 정작 “기소된 이의 ‘담임목사직을 제외한’ 연회의 모든 직임을 정지한다”는 예외사항을 둬 논란이 일고 있다. 

‘교리와 장정’ 1005단 제21조 제3항에 따르면, 행정책임자는 제3조(범과의 종류) 제7항과 8항, 9항, 13항 그리고 교역자에게 적용되는 범과인 제4조 7항과 8항을 위반한 범과로 기소된 이의 직임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교리와 장정은 감리회 구성원들의 범과를 제3조에 16개 항과 교역자에게는 추가로 제4조의 7개 항 등 총 23개 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소 시 직임을 정지해야 할 범과는 6개 항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중 절취, 사기 공갈, 횡령, 공금유용 등의 행위가 제3조 9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기소된 이들의 직임을 정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연회는 본부 재판에 관여하고 있는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받았고, 피고발인이 교회 사역이 아닌 연회의 일을 하다가 기소됐기 때문에 연회의 공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직무 정지 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기소된 이들 모두 과거 재직 중 벌어진 일이고, 현재는 연회에서 맡은 직임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이다 보니, 기소된 모든 이들은 직임 정지를 교묘히 피해갈 수 있었다.

감리회는 지난달 마친 제32회 총회 입법의회에서 ‘감리회 재판법이 정한 범과의 종류를 규정한 제3조 중 15항에 해당하는 이는 1년 이상의 정직에 처한다’는 현행법에 3항을 추가하는 동시에 처벌기준을 ‘출교’로 강화했고, ‘교회재판을 받은 후 사회 법정에 제소하여 패소하였을 경우 출교에 처한다’는 내용을 더한 재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새물결 소속 회원 40여 명이 제32회 총회 입법의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과 개정안 공포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다.

감리회 헌법은 공동체의 질서유지와 공익을 위한 가장 기본적 원칙에 해당한다. 그리고 감리회 산하의 모든 조직이 ‘감리회 공동체’ 안에서 교리와 장정의 원칙을 적용받는다. 그런데 직무상 잘못이나 부정의 정도가 중대해 이를 묵과할 경우 공동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구성원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 직임을 정지토록 한 장정 규정을 어떻게 ‘연회’로만 국한할 수 있는지 사고가 의심스럽다.

법의 준수는 단지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과 법치주의 확립의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법치주의 의식 부족과 법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경우에는 일탈할 수도 있다는 식의 저급한 법 인식이 문제인 것이다. 

교리와 장정은 제정의 목적 역시 “감리회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역사와 전통적 교리를 밝히고 헌법과 규칙을 제정함으로 교인들을 올바로 훈련하고 이끌어 감리교회를 부흥 발전시키기 위함”임을 명시하고 있다. 곧 교리와 장정의 준수는 감리회 법치와 질서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모두가 존중할 수밖에 없는, 엄정한 준수를 통해 교회의 권위가 세워지고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 위에 실현될 수 있다.

모든 감리회 구성원은 교리와 장정 앞에 평등하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기독교타임즈  journalist.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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