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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롱패딩에 그려진 자화상김학중 목사 / 꿈의교회

‘Passion Connected’ 혹시 이 문구를 본 적이 있는가. 이 문구는 내년 2월에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제 문구다. 얼마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이 문구를 잘 몰랐다. 그런데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 문구를 잘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문구를 뒤에 붙이고 만들어진 일명 ‘평창 롱패딩’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패딩 점퍼는 원래 3만 장 한정판으로 나왔는데, 입소문을 타고 나온 지 15일 만에 1만 장이 판매됐다.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남은 2만 장을 구하려고 애를 썼다. 재판매일을 공지하자 전날 저녁 7시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고, 사람들끼리 몸싸움도 일어났다. 그렇게 예정된 3만 장이 다 팔렸지만, 사람들은 중고품이라도 구하려고 찾았다. 얼마 뒤, 중고 사이트에서 이 롱패딩을 갖고 사기를 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국제대회를 열었지만, 이처럼 공식 상품이 자발적으로 잘 팔린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평창 롱패딩’은 어떻게 이러한 관례를 깨고 인기를 얻은 것일까. 우선 이 옷은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은 기본 디자인으로 만들어져서 교복이나 캐주얼복, 정장에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옷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가성비’, 즉 가격과 성능의 비율이 좋기 때문이다. 사실 비슷한 품질의 다른 제품들의 가격표를 보면 30만 원 이상 찍혀 있다. 그런데 ‘평창 롱패딩’의 가격표에는 14만 9000원이 찍혀 있다. 이처럼 가격은 더 싸고, 품질은 나은 점이 ‘평창 롱패딩’을 성공하게 한 큰 요인이었다.

“디자인과 가성비가 ‘평창 롱패딩’을 성공하게 한 요인이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과연 이게 평창 롱패딩을 성공하게 한 전부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롱패딩이 인기를 얻고 있는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롱패딩은 운동부 선수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일반인들이 롱패딩을 찾기 시작했다. 많은 중고등학생들까지 롱패딩을 입기 시작했다.

롱패딩이 왜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필자가 보는 첫 번째 이유는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겨울에는 따뜻해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더 그렇다. 패션의 추세가 점점 노출을 강조하는 트렌드로 가다 보니, 체감온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두껍고 위아래를 모두 덮을 수 있는 ‘이불형’ 점퍼가 필요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들의 교복을 보라. 추운데도 굳이 교복을 줄인다. 그리고는 춥다고 떨면서, 점퍼를 사 달라고 요구한다. 결국 부모들의 등골을 빼서, 수십만 원의 롱패딩을 산다. 그렇게 해서 롱패딩은 ‘교복’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러한 패션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바로 연예인들이 만든다. 출근사진, 공항사진에 찍히는 연예인들을 보라. ‘시원한’ 패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겉에 롱패딩을 입는다. 필자가 보는 롱패딩 열풍의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연예인들의 영향이다. 그 연예인들을 동경하기 때문에, 추워도 짧은 패션을 포기하지 못하고 대신 무리해서 롱패딩을 갖춘다.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입은 브랜드라면, 많은 돈을 쏟아 부어서 그 동일한 옷을 갖추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롱패딩 열풍의 근본적인 이유는 스스로 고민하고 자신의 인생을 만들지 못하는 ‘수동적 인간’이 많은 것에 있다. 수동적 인간, 이것이 평창 롱패딩 열풍에 비쳐진 우리의 자화상이다. 자신의 삶을 만들지 못하고 남이 제시한 기준만 좇아가기 바쁜 어른들, 그것을 보고 똑같이 배우는 다음 세대들.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럴 때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삶의 기준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힘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더 나은 삶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롱패딩을 벗게 하자. 나의 외투를 입게 이끌어 주자.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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