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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만연한 한국교회… “페미니즘이 필요하다”사회보다 낮은 교회의 ‘성평등 지수’
설교·사역·봉사 등 ‘성차별’ 비일비재

교회 남성들에게 ‘페미니즘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다수 남성들은 말했다. ‘여성 인권’, ‘여성들의 이익을 위한 사상’, ‘여성우월주의’, ‘여성들의 생존권’ 등. 페미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남성은 거의 없었다.

사전적 의미로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 정치적 운동과 이론’을 아우르는 용어다. 할리우드 배우 엠마 왓슨은 올해 초 UN 연설에서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차별이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페미니즘의 물결이 일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 ‘가부장적 사고’ 여전
한국교회와 페미니즘은 어떤 접촉점이 있을까. 교회 안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갖고 있을까. 한국교회는 페미니즘과 거리가 멀었다. 여전히 가부장적 풍토와 성차별이 만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청어람 아카데미가 진행한 ‘청년 공동체의 성 평등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성 평등 지수는 평균 2.91점에 그쳤다. 사회 성 평등 지수가 3.58인 점과 비교하면, 한국교회 안에 성차별이 여전히 팽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여성들은 식사 봉사와 성전 청소, 교회학교 봉사 등 고정화된 성 역할을 강요받거나 목회자의 성차별적 발언을 듣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도를 못하면 애라도 많이 낳아라”, “교회에 짧은 치마 입고 오지 마라, 내가 팬티 내릴 거다”, “여자가 기저귀 차고 어디 강단에 올라와”, “어디 여자 주제에” 등 여성을 비하하는 목회자들의 발언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논란도 멈추지 않고 있다.

교회 내 성차별은 성범죄로도 연결된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1~2016년 성폭력 범죄 검거자 현황’에 따르면 검거자 1258명 가운데 종교 지도자가 450명으로 조사됐다. 목회자가 대부분 남성인 만큼 여자 성도들을 가부장적으로 대하는 등의 태도가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여성신학회 이숙진 회장은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교회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목회자를 실족시킨 자’로 비난하는 점도 큰 문제”라며 “피해를 당한 여성에게 범죄의 원인을 찾는 태도는 교회가 얼마나 성차별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여교역자의 ‘소명’은 어디로
교회의 성차별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여성목사 안수다. 오랜 시간 신학교에 자리 잡고 있는 ‘남성중심’의 사고가 여성의 목회 사역을 제한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은 지난 9월 총회에서 여성목사 안수에 대해 “하나님의 창조 질서 근간에 속한 문제”라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예장 통합은 수년간 여성위원회가 청원했던 여성할당제 안건(각 노회마다 여성 1명을 의무적으로 파송)을 올해 비로소 통과시켰다.

남성과 여성 교역자 간의 업무에서도 성차별이 나타난다. 새로운 정책을 기획하고 결정하는 등 권한을 행사하는 측은 주로 남성 목회자들의 몫이다. 반면 여성 목회자의 사역 부서는 아동부에 그치며 남성 목회자들의 사역을 돕는 일을 도맡기 일쑤다.

한국YWCA연합회 대학·청년 A 간사는 “남자 신학생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의식으로 신학공부를 했다. 하지만 나에게 공부는 ‘사모수업’이었고 배운 기술은 훗날 남편 목회자의 개척을 돕기 위해 취득한 것이 돼 버렸다”고 토로했다.

최초 여성 목사 배출 감리회, 현주소는?
한국교회 최초로 여성 목회자를 배출하며 양성평등의 본을 보였던 감리회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올해 전국여교역자회 제23회 총회에서 자녀를 둔 여성 목회자를 위해 탁아방이 운영되는 등 여성을 위한 배려의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감리회의 큰 변화는 없었다.

제32회 총회 입법의회 현장에서 수많은 남성 회원들에게 음료와 간식은 물론 식사까지 대접한 봉사위원은 모두 여성이었다. 하지만 양성평등위원회가 여성 목회자와 성 평등을 위해 준비한 안건은 장정개정위원회에서부터 통과되지 못했다.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홍보연 목사는 “여성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결정권을 갖고 있는 남성 목회자들의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전국여교역자회와 양평위 등의 단체들이 함께 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YWCA연합회는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수면 위로 떠오른 페미니즘 논란을 통해 꾸준히 조사와 연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지난달 정론지 ‘여성이 살리는 세상’에 ‘한국교회와 페미니즘’을 심도잇게 다뤘다. 교회여성이 어떻게 성차별주의를 극복해야 하는지, 교회는 왜 여성주의가 필요한지 등 한국교회가 가져야 할 페미니즘에 대해 주목했다.

곽지영 편집위원장은 “기독여성주의를 토대로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를 넘어설 실천방법과 과제를 함께 모색해 야 한다”며 “여성차별, 목회자 윤리 등 문제가 붉어지면서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교회를 떠나가는 청년들의 고민이 교회와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교회연구소 전남병 소장은 “목회자 중심의 수직적 구조가 성차별을 더욱 야기시키고 있다. 신학교 뿐 아니라 목회자 진급 및 연수과정에도 양성평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교회가 ‘여성을 혐오하는 공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회 안의 성차별 때문에 젊은 기독여성들 사이에서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교회는 사랑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회도 성차별주의를 넘어 남성과 여성, 모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박은정 인턴기자  pej8860@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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