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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거의 그리스도인’인가967호 사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국교회가 사회공헌을 가장 많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하는 종교로 꼽았지만 정작 진정성은 결여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이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의 사회봉사 활동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가장 많은 29.2%가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종교’에 ‘기독교’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잘하는 종교’를 묻는 말에는 응답자의 24.2%가 천주교를 꼽았고, 21.2%가 기독교를 꼽았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기독교가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봉사에 참여하는 종교임에도 가장 잘하지는 못한다는 평가를 만든 데에는 심각한 요인이 있다. 설문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진정성 있게 하는 종교’에 천주교(29.3%)를 꼽은 응답자가 기독교(13.0%)를 꼽은 응답자의 두 배를 넘었다. 사회봉사의 전문성 측면에서도 기독교(16.3%)는 천주교(22.9%)를 넘어서지 못했다.

사회봉사 활동 현장에서 기독교와 천주교의 차이는 각 종교에 대한 사회봉사 활동 평가 이유에서 더 확연히 드러났다. 기독교가 전반적으로 가장 잘한다고 답한 이들 중 절반이 넘는(50.1%) 응답자가 ‘가장 활발하게 봉사하는 종교라서’라고 평가했고, 다음으로는 ‘가장 오랫동안 지속해서 봉사하는 종교라서’(30.2%)를 꼽았다. 반면 천주교는 ‘가장 순수하게 봉사하는 종교라서’라는 응답이 55.2%로 가장 많았고, 기독교를 ‘가장 순수하게 봉사하는 종교’로 꼽은 응답률은 9.0%에 그쳤다. 이러한 평가는 기독교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호감도로도 이어졌다. 기독교의 사회봉사활동에 호감을 보이는 응답자(45.8%)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42.6%)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교회가 가장 적극적이고 꾸준한 봉사 활동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호감을 받지 못하는 기저에는 봉사를 단순히 전도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국민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응답자의 40%가 이같이 생각했고, 32.4%의 응답자들은 ‘보여주기식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사회공헌(CSR)은 말 그대로 공익을 위한 일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자발성과 무보수성을 전제로 공동체의 참여와 금전적 기부, 더 나아가 공동체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 발굴과 이에 대한 지원까지 포함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학생과 기업, 정치인들에게 ‘점수’ ‘스펙’ 같은 ‘목적’과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해도, 사회공헌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한국교회의 상황은 심각하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사도바울은 로마교회 성도들을 향한 서신에서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는 권면과 함께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에게 있어 사회봉사는 일반의 ‘사회공헌’의 수준을 넘어선 ‘희생’과 ‘섬김’의 명령에 근거하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한 해 동안 ‘개혁’을 외쳐온 한국교회가 과연 무엇을 개혁했는지를 묻고 싶다. 행위종교로 전락한 한국교회는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사랑과 죽기까지 순종하고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믿음은 진정한 희생과 섬김을 가능케 하지만, 어떠한 행위적 노력으로도 믿음을 구할 수는 없다. 그리고 믿음은 오직 주님의 은혜만으로 가능하기에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 또한 십자가 앞에 엎드리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안에 선한 일을 시작하신 주님이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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