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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좋은 친구진광수 목사 / 고난함께 사무총장

문득 달력을 쳐다보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확인해 보고는 무릎을 쳤다. 필자가 일하는 ‘고난함께’가 매년 제작하는 천달력에는 12월 20일이 빨갛게 휴일로 인쇄된 까닭이다. 처음에는 잘못 인쇄한 것 아닌가 화들짝 놀랐지만 틀린 게 아니었다. 원래 금년 12월 20일은 19대 대통령 선거일로 임시 공휴일이었다. 그러나 19대 대선은 5월 9일 ‘장미대선’으로 일찌감치 치러졌다. 실로 4.19 이후 57년 만에 시민저항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물론 정권교체가 끝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에 규정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선언을 현실화하는 ‘민주주의의 대장정’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바로 ‘언론민주화’다.

무릇 모든 권력자들 특히 정당성 없는 권력일수록 언론에 집착한다. 그들은 권력을 잡자마자 언론을 자기편에 끌어들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한다. 언론은 채찍에 굴복한 것이든 당근에 넘어간 것이든 일단 권력자의 손아귀에 사로잡히면 기꺼이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충실히 감당하기 마련이다. 히틀러와 괴벨스가 연관검색어 관계라는 게 괜한 말이 아니다. 우리 현대사를 살펴봐도 박정희 정권 시절 동아일보 광고 탄압이나 전두환 정권의 시사주간지 ‘말’ 보도지침 사건과 요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는 권력이 언론을 길들이기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2월 11일, 공영방송 MBC에서는 매우 극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해직자 출신의 최승호 신임 사장이 자신과 동료 해직자의 해직을 무효화하고 복직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MBC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해직과 부당전보, 타의에 의한 퇴직자가 속출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문제는 이런 비상식적 상황이 최고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국가정보기관이 개입했다는 것이며,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과 자료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언론 손보기는 공중파나 종편 같은 방송 외에도 온·오프라인 신문과 심지어 포털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따라서 향후 국가정보원의 부당한 언론개입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언론공정성은 외부개입이나 내부 특히 사측의 편집권 침해를 통해서 심각하게 훼손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언론 종사자들의 투철한 사명감이 없다면 공정성 견지는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권력이나 사측의 부당한 요구에 맞설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용마, 노종면 기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언론을 지키는 일의 최전선은 누구보다 먼저 언론종사자들의 의지와 결기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부당한 리포트를 거부해 징계를 받았던 KBS 어느 기자의 외침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회사원이라면 의당 회사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회사원이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KBS라는 회사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보도를 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언론인이기 때문입니다."(오마이뉴스 조나은 PD의 글에서 재인용)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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