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기획특집
[신년기획] 생명보다 우선인 法은 없습니다유기 아동 급증하는 대한민국…'비밀출산제' 입법 등 해법 제안
베이비박스 이종락 목사 "생명 문제는 교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
베이비박스 유기 아동, 7년 간 1200여 명…지난 해만 200명 이상
베이비박스를 통해 들어온 아기가 자원봉사자의 품에 안겨 분유를 먹고 있다.

“새해에는 베이비박스가 열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임산부와 태아 모두 정부로부터 보호 받기 시작하는 무술년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의 2018년 새해 소원은 분명했다.

서울 관악구 난곡동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교회 담벼락에는 가로 70cm, 높이 60cm, 깊이 45cm의 작은 구멍의 베이비박스가 있다. 2009년 길거리에 버려진 아기들의 생명을 보호하고자 마련됐지만, 자그맣고 차가운 이 작은 공간에는 어느덧 1200여 명의 아기들이 들어왔다.

이종락 목사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자녀를 둔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슴에 품어야 하는 아이들이 줄어들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입양특례법 개정 후 유기 아동 ‘급증’
베이비박스의 문이 처음 열렸을 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많은 아기들이 이곳에 들어오지 않았다. 2011년에 들어온 아기는 3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79명으로 증가, 2013년에는 252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매년마다 평균 20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급격하게 베이비박스에 아기들이 많이 담겨진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바로 정부가 추진한 ‘입양특례법’ 때문이었다.

이종락 목사는 “입양특례법은 출생신고가 이뤄진 아기들만 입양이 가능하도록 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의 부모 대다수가 10대 미혼모다. 출생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품에서 버림 받은 아기들은 입양도 되지 못한 채 보호시설에 맡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채 아기들은 관악구청을 통해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검사결과에 따라 장애시설과 일반 보육시설에 보내진다.

이종락 목사의 베이비박스는 입양특례법 시행 이후 미혼모들의 유일한 희망이 되고 있지만, 그만큼 버려지는 아기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임산부 보호’ 위한 비밀출산제 추진
이종락 목사는 2018년, 그 어떤 새해보다 더 큰 기도제목을 품고 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임산부의 출산을 정부가 지원하고, 부득이한 경우의 부모에게는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고 출산 및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비밀출산제’를 오신환 국회의원(바른정당)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목사는 “비밀출산제는 임산부의 임신부터 출산까지 전 과정을 정부가 책임지는 법안이다. 출산과 동시에 병원에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결격사유나 양육에 어려움이 있는 부모의 경우 아이에게 단독 호적을 부여해 입양이 가능하도록 돕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단독 호적은 입양기관과 법원에만 기록이 남아, 아이에게는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부모에게는 낙태와 영아유기 등 극단적인 선택을 막게 한다.

또 개정안에는 생부를 끝까지 추적해 아기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지원하도록 돼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운전면허 정지와 같은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종락 목사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는 아기를 버린 부모를 끝까지 조사해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한다”며 “만약 법안이 통과될 경우 문란한 성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신환 국회의원은 “현재 개정안 내용을 마무리 작업 중이다. 올해 ‘비밀출산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낙태죄 폐지’ 논란…또 다시 수면 위로
이종락 목사에게 이같은 새해 소망이 더 간절한 이유가 있다. 2017년에 ‘낙태죄 폐지’가 도마 위에 올랐고, 청와대 국민 청원서에 23만 명의 국민이 낙태죄 폐지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 측은 올해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황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청원인들은 “원하지 않는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기,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며 낙태죄 폐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종락 목사는 “사람의 생명은 법보다 위에 있음”을 강조하며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임을 분명히 했다.

이 목사는 “어떻게 자신의 뱃속에 있는 생명을 파리 목숨보다 더 천하게 여길 수 있냐”며 “자신이 부모라는 이유로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하나님 뜻에 대항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회, 생명에 외면하지 말라”
이종락 목사는 단순히 여성들에게 ‘낙태하지 말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양육을 포기하는 미혼모를 위해 직접 양육비와 생활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목사는 “임산부들이 아기를 키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양육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쌀과 분유, 기저귀 등을 약 3년 동안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구세군도 미혼모보호시설 ‘두리홈’을 운영해 미혼모들을 위한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두리홈 관계자는 한국교회를 향해 “미혼모들이 사회에서 당당한 부모가 되고 싶어도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설 자리가 많지 않다”며 “교회에서라도 한부모 가정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종락 목사도 한국교회가 생명을 보호하는 일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 목사는 “생명에 대한 문제 만큼은 교회가 잠잠히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다함께 일어나 대한민국의 생명을 살리는 법을 세워 나가자”고 당부했다.

입양한 아기들과 함께 해맑게 웃고 있는 이종락 목사와 아이들.
베이비박스는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담장에 구멍을 뚫어 만들어졌다. 담장 벽에는 '미혼모 아기와 장애로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거나 버리지 말고 여기에 넣어주세요'라는 안내글이 쓰여 있다. 베이비박스의 문이 열리고 아기가 들어오면 내부에 설치된 센서로 벨이 울린다.

박은정 인턴기자  pej8860@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은정 인턴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