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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성도의 선택에 달렸다973호 사설

감리회가 지난 2016년 9월 27일 실시한 제32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6부는 지난 19일, 원고 성모 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을 상대로 2016년 12월경 제기한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선거무효 및 당선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영국감리교회와 미국감리교회가 각각 ‘총회장’과 ‘종신 감독제’를 유지해 온 것과 달리 한국감리교회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매번 제도가 변화해왔다. 일인 감독제에서 시작해 이원 감독제, 다원 감독제, 감독과 윤번제 감독회장, 겸임 감독과 겸임 감독회장, 겸임 감독과 전임 감독회장으로 변천해왔고, 호칭 역시 총리사에서 감독, 통리자, 통리, 총리원장, 연회장, 감독, 감독회의 의장, 감독회장으로 변천해 왔다. 선출방식과 임기 역시 선거와 임명제 그리고 4년과 2년, 중임과 단임, 전임을 반복했다. 현재의 4년 전임제 감독회장은 지난 2003년 10월에 열린 제25회 입법총회에서 결의에 따라 27년 만에 부활한 제도다. 그리고 2004년 10월 26회 행정총회에서 취임한 4년제 전임 감독회장의 임기가 끝나던 2008년부터 깊은 수렁에 빠져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무효 판결은 지난 2008년 감독회장 선거사태가 시작된 이후 여섯 번째 선거·당선무효 판결이다. 감리회는 이미 지난 10년 동안 두 차례의 임시감독회장 체제와 세 차례의 직무대행 체제를 반복했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감독’과 ‘감독회장’ 역시 감독으로서의 실제적이고 본질적인 권한을 상실했다. 그저 ‘호칭’으로 전락했고, 영적 권위는 추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독’ 호칭은 감독이 되려는 ‘감독병’과 감독이 된 감독들의 ‘감독병’이라는 병리적 현상의 상징이 됐고, 섬김과 봉사의 명칭이 아닌 권위와 군림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그러나 교회의 타락과 욕망, 집단이기주의가 감리교회 감독제의 변천을 이끌어 왔다고 해도, 감독·감독선거에 목회자와 성도들이 관심을 돌리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여론 형성이 왜곡돼 올바른 견제장치 작동이 불가능해진다. 감독을 잘못 뽑으면 2년간 연회원들이 고생해야 하고, 감독회장을 잘못 뽑으면 4년간 감리회 구성원 모두가 고생을 해야 한다. 감독이 뽑은 연회대표가 총회를 구성하고 감독회장이 지명한 위원들이 감리회 본부의 임원과 총회의 요직을 맡아 감리교회의 중대사를 결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연간 총 400억 원이 넘는 예산안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지출 여부도 결정한다. 교회의 지도자를 세우는 선거가 학연·조직·지역 간 극한의 대결과 혐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도 근본 처방과 변화는 투표권을 가진 목회자와 성도들에게서 시작된다. 후보등록에서부터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선관위의 엄정한 관리 역시 모두가 현장 목회자와 성도들의 의식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성경은 감독이 하나님의 바른 교훈으로 권면하고 거슬러 말하는 자들을 책망하는 사역을 감당하는 직분이며, 이들은 선하고 신중하며, 의롭고 거룩하며, 절제하고 더러운 이득을 탐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말씀의 가르침을 그대로 지키는 자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능력과 업적은 기본으로 당사자뿐 아니라 그 가족과 친척에게까지 도덕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교회공동체는 존귀한 왕이며 거룩한 제사장으로 부름 받은 성도들의 모임이다. 따라서 공동체를 말씀 위에 바르게 세우고 바로잡는 일, 그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일 모두 목회자와 성도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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