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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으로 회생 절차 밟는 한국교회지난해 출범 서울회생법원, 회생 교회 첫 사례
교역자 수급 조절, 여전히 역부족
이단 매각에 대출·연체 이자 핑계는 '그만'
   
▲ 최근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인천의 한 장로교회가 회생절차를 밟았다. 법에 따라 교회는 다른 교회에 재산을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채무를 2주간 갚았다. 교회 인수합병(M&A)인 셈이다.

한국교회가 인수합병(M&A)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교회 전문가들 입에서 미래에 교회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교회 인수합병’이 거론되었을 당시만 해도 아직 먼 이야기 같았다. 교회도 ‘기업’이란 말이 무색한 요즘인 만큼일까. 비영리기관인 교회도 법원의 조정을 통해 일반 기업처럼 다시 회생할 수 있게 됐다.
 

조정위원 둔 회생법원
국내 첫 회생 교회 사례로 꼽힌 인천 예수마을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는 지난여름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약 4개월 후, 지난 17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김상규 부장판사)는 예수마을교회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계획안은 이날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채권자 90% 이상의 동의로 통과됐다. 

인가된 계획안에 따라 예수마을교회는 건물 등 재산을 다른 교회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채무를 2주간 갚아나갔다. 교회 인수합병(M&A)인 셈이다. 당초 지난해 11월 인가 예정이었지만 채권자들과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아 해를 넘겼다. 협상은 교섭조정위원과 구조조정임원(CRO)이 수정된 계획안에 대한 금융기관과 타 교회 등 채권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면서 극적 타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교회 측 변호인은 “재판부와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교회 회생 모델을 완성했다. 앞으로 적용사례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에 들어서며 재정난에 시달리는 교회들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전례는 있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교회가 회생 절차로 정상화된 사례는 없었다. 법원이 회생 절차를 개시해도 정작 교회가 회생계획안을 내기 전에 채권자의 반대로 절차가 폐지되거나 제출한 계획안이 현실성이 없어 법원의 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영리재단인 교회의 회생 신청은 늘고 있는 추세였다. 계획안이 인가돼 채무변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교회 인수합병’은 과도한 건축으로 대출액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교회에 고무적인 성과로 남을 전망이다.

비영리재단은 일반 기업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법인회생절차를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지가 쟁점이다. 때문에 서울회생법원은 교회 회생에 앞서 간이회생절차를 개시했다. 회생 절차를 진행하기 전 해당 제도를 교회에 적용하는 게 효과적인지 살피기 위해서다. 그리고 연구 끝에 법원은 회생절차 신청을 승인, 논의 끝에 인가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회생 절차’도 문제가 잇따를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관리감독이 철저히 보장되는 등 교회 건전성 운영이 확보된 후 법적 ‘회생’에 나선다면 이 또한 교회가 경영난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도시대에서 회생시대로
한때 ‘교회부도’라는 말이 돌 정도로 무리한 교회담보대출이 극성을 부리고, 불어나는 연체금을 감당하지 못한 수많은 교회들이 이단에 스스로 열쇠를 맡기는 사례가 최근까지도 잇따르고 있다. 교회는 주로 성도들의 헌금에 의존해 운영되기 때문에 성도 수가 크게 늘지 않는 한 교회의 수익구조도 개선되기 어렵다. 게다가 성장을 멈춘 한국교회는 교회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성도 수는 줄고 있는 상황에 경제 위기까지 맞닥뜨리면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신도시에 토지 및 건물을 구입 후 교회를 크게 지으면 많은 성도들이 찾을 거라 착각에 무리한 시도를 했다가 결국 법원 문을 두드리는 목회자가 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건물과 토지 등에 투자했다가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교회가 많다. 또 교회 내 갈등 등으로 성도 수가 줄면서 재정 위기를 겪는 교회의 경우도 있다”며 “교회 건물은 특정 용도로 지어진 독특한 구조여서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일반 기업 등에 매각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한부 종말론’ 등을 내세우며 하나님의교회와 같은 이단 단체가 전국의 교회를 매수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만큼, ‘교회 인수합병’은 새로운 대안과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큰 충격을 줬던 판교 충성교회도 ‘안정적인 교회’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성도 수가 예상만큼 늘지 않아 은행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충성교회는 하나님의교회에 매각됐다.

큰 이슈를 준 ‘충성교회 매각’ 당시 금융감독원은 50개 상호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검사 과정에서 유독 교회의 대출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 실태 조사에 나선 결과 당시 제1, 2금융권의 총 한국교회의 대출 규모는 ‘10조’에 육박했다. 연간 이자 5.5~6.5%로 계산할 때, 매달 나가는 이자만 600억 원이 넘었다. 

교회 대출은 2000년대 초 처음 상품화됐다. “교회는 망하지 않는다”는 어느 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교회 대출은 은행권의 블루오션 전략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경기가 꺾이고 무리하게 건축비를 빌린 교회가 휘청이는 사례가 늘어가면서 대출 부실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앞으로도 대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회들이 인수합병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개체 교회가 법원을 찾기 전에 교단 차원에서 자구안 마련이나 추가 지원 혹은 컨설팅을 통해 회생 가능성을 살피는 등 존속가치가 높은지 청산가치가 더 높은지 파악에 나서는 것도 고민해 볼만 하다.
 

법 없이 흡수 통합 나서기도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서 건물이 가장 크고 시설 좋기로 소문났던 새누리교회는 덩치에 비해 출석교인은 10명 남짓이었다. 담임목사가 은퇴시기를 앞두고, 건강까지 악화되자 교회는 급격히 위기를 맞았다.

새누리교회를 살린 건 10분 거리에 있던 면목동 한마음교회였다. 지난해 8월 새누리교회를 한마음교회 신내 지성전으로 탈바꿈하자 지역 부흥과 성장은 절로 따라왔다. 중심에는 성도들의 헌신과 목회자의 추진력이 있었다. 당시 한마음교회 김승룡 목사는 “신내동에는 아파트가 많다. 그만큼 인구 수도 엄청나다. 부흥이 안 될 수 없는 환경 속에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며 “교회가 살아야 동네도 산다. 최선을 다해 지성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법에 의지해 ‘회생’에 나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경영난으로 매각에 놓이거나 부도 직전에 놓인 교회를 같은 지방의 교회, 연회, 총회가 흡수 통합해 성도, 목회자, 교회가 모두 상생하는 방법도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
감리회뿐만 아니라 예장 통합, 예장 합동 교회의 총 교인 수는 2012년 말 736만 명에서 2016년 말 689만 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3개 교단 교회 수는 같은 기간 2만 6351곳에서 2만 7642곳으로 늘었다.

이미 감리회에서는 교역자 수급 조절 문제를 두고 10년이 넘도록 연구해 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뚜렷한 해소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올해 12월까지 ‘통합목회대학원’ 제반 준비사항을 ‘완료’할 것을 ‘교리와 장정’에 명시하고 있지만, 노력과 달리 큰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실한 정책과 과도한 건축으로 결국 이단에 교회를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 인수합병’이 새로운 교회의 시대를 열어갈 것인지 교계의 치밀한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tip. 더욱 쉬워진 교회 회생, ‘서울회생법원’

비영리기관인 교회가 대체로 밟는 ‘기업회생절차’란 채무초과 등 한계에 봉착한 기업이 부실자산과 악성 채무를 털어내고 건전한 기업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법정 절차에 따라 경영을 한 뒤 경영여건이 호전되면 기업을 회생시키고,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청산단계로 전환된다.

회생절차의 핵심은 채무자가 망해서 빌려준 돈을 전부 떼이느니 일부 빚을 탕감해주더라도 재기를 도와 조금이라도 갚도록 하는 데 있다. 회생 절차는 크게 5단계다. 

법원이 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이면(개시결정) 해당 법인의 빚과 재산 규모를 파악하고(채권 등 조사) 향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보고받은 뒤(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자들의 협의를 거쳐 이를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회생계획 인가 또는 불인가)한다. 이후 법인이 약속한 회생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면 절차는 끝이 난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서울회생법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회생·파산 전문법원이다. 변화된 경제 여건과 상황에 맞는 회생·파산절차 설명, 개인회생·개인파산 무료신청지원 안내, 채무자회생법 관련 조문별 판례 제공, 회생회사 M&A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회생·파산 절차에 조정위원 제도를 도입해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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